질서의 신 루페온과 뜻을 동조하는 악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세이크리아’ 와 함께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카마인과 또 다르게.

 로스트아크 공홈에서는 아크라시아를 놓고 두 가지의 설명을 하는데,

 하나는 아크라시아가 ‘셀 수도 없이 많은 탄생과 죽음이 반복된 끝에 응축된 생명의 힘이 스스로 아크라시아를 만들어냈다’ 라고 설명하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루페온이 아크의 에너지를 응축하여 아크라시아를 만들어냈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추측할 수 있는 건, 아크 = 생명이 응축된 힘 이라는 것이고. 이것을 우선 전제로 두고 얘기하려 합니다.
 그리고 오르페우스는 루페온이 만든 우주이고, 루페온이 정한 규칙에 맞춰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위 글을 보면 대우주 오르페우스의 질서에 따라 삶과 죽음이 공존하게 되었다. 라고 돼있습니다. 순환의 고리라고.

 결국 이 순환은 루페온이 정한 규칙인 것이죠.

 그리고 혼돈의 세계에도 하나의 질서라 탄생했는데, 태초의 빛인 아크와 정반대의 힘을 가진 녀석이죠.
 저희가 태초의 어둠이라 부르는 힘.
 그리고 태초의 어둠이 스스로 분열해 어둠의 생명을 창조했고, 어둠의 별 페트라니아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힘도 아크와 공명을 한다고 합니다.
 아만이 카제로스와 공명할 수 있었던 건, 카제로스가 이 힘을 온전할 정도로 다루고 있거나,
 유저가 아크의, 빛의 계승자인 것처럼 카제로스는 어둠의 계승자 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초의 어둠이 만들어낸 별 페트라니아는 아크가 만들어낸 생명의 별과는 다르게 매우 황폐하다는 거죠. 그게 절대 생명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에키드나가 있는 환희의 성전은... 로스트아크의 그 어떤 곳보다도.. 생명이 가득해 보입니다.
 또 꾸준히 언급되는 연꽃과 뱀.
 연꽃은 당장 인터넷에 검색해보아도 알 수 있듯,
 ‘만물을 탄생시키는 창조력과 생명력을 지녔다’ 고 하고, 이는 윤회 사상에 엮여 불교의 상징이 되었죠..
 창조와 생명력하면 떠오르는 건 아크입니다..

 그리고 뱀은 저희가 쉽게 떠올린 ‘우로보로스’ 를 상징하는데, 이는 무한함을 뜻 합니다.
 아크는 무한한 생명의 힘이 응축된 것이죠.. 태초의 어둠도 이와 비슷했다면, 이그하람은 아크만을 탐내지 않았을 겁니다..
 또 에키드나는 말합니다.
 “피어나고 지고, 진 것은 이내 다시 피어나고.(순환) 그것은 이치를 따르는 일인 동시에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단다. 그리하여 죽음은 혼돈인 동시에 질서일 수도 있지.”
 루페온은 생명을 창조하려 했지만, 이는 죽음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말은 루페온이 일부러 죽음을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에키드나의 말에 대조해보면...
 피어나는 것은 생명이 태어나는 것이니 루페온의 뜻(이치)에 따르는 것이나,
 지는 것은 생명이 죽는 것이니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기도 한 것이죠.
 하지만 이 또한 질서의 아래에 있는 규칙인 것이죠.
 죽음이 얼핏 혼돈처럼 보이지만, 그 탄생이 우연이든 실수든 어쨌든 죽음 또한 루페온이 만들어낸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은 혼돈인 동시에 질서도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에키드나는 나비와 관련된 장신구도 많고, 나비를 다루기도 합니다.
 나비는 전체적으로 밝은 상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의미로 나비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많이 이용됩니다...
 이것이 어쩌면 에키드나가 루페온 또는 신들과의 확실한 접점을 만들어주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무엇보다... 아무리 욕망을 다루는 악마라고 하지만 악마가 목욕을 하고.. 씻는 것을 본 적 있으신가요?
 이 목욕 장면조차, 스토리의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악이라는 더러움을 씻은 에키드나.. 를 나타내는 장치로요.

 또한 에키드나가 아브렐슈드의 자리를 노리고, 비아키스를 통해 카제로스와 이간질을 시키고...
 비아키스가 배신하여 에키드나를 죽이고, 너무나 자연스레 욕망군단장의 자리를 이어받고...
 아브렐슈드만큼이나 강한 군단장인데, 그만한 존재가 죽었음에도...
 악마들에게 아무런 동요도 없었단 점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에키드나는 악마들에게 있어 배신자였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들통나 죽은 것이고. 그리고 카제로스의 질서로 바로잡힌 페트라니아에서
 배신자가 나타났다는 건.. 악마들에게도 숨겨야할 수치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 사실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