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패치에서 유일하게 봐줄만한게 있다면 바로 철갑 청새치잡이 입니다.

이 컨텐츠는 그동안 유저들이 스마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사항들을 어느정도 짬뽕해서 반영해놓은,

사실상 게임 내 모든 컨텐츠를 조져놓은 이번 패치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일단 해양활동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채널이 없으면 해양활동을 할 수가 없다. 인양이든 수탐이든 끌망이든 스팟이 말라버리면 행기태울 도리가 없다.

백상아리 조업도 채널이 적으면 사실상 1순회가 불가능해서 행기를 태울수가 없다.


-> 철갑 청새치는 욘 앞바다 폭풍우해역에 엄청난 숫자가 널려있고, 

피통이 워낙 많아서 한방에 씨를 말려버리는게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적은 채널만 있어도 행기를 녹이는게 어느정도 가능합니다.






2. 배를 올려봤자 이건 뭐 도무지 쓸데가 없다.


-> 철갑 청새치를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폭풍우 강인선박의 경우 선원슬롯이 최소 3개,

그리고 내성선원이 따로 필요한 경우 최대 4~5슬롯이 필요합니다.

(이속선원, 폭풍우 내성선원, 기절작살 아비도프, 방랑자 딜런, 복수자 아르페린)

따라서 조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배는 

칼스토크 10레벨, 다이애나 태운 브람스 9~10레벨, 6레벨 이상 트라곤&에이번

그리고 정 안된다면 차선으로 풀업을 해서 피통 4천을 넘기고 3렙 작살전용 선원을 태운 풍백

이정도가 요구됩니다.

높은 수준으로 배를 올린 분들이 어느정도 보람을 느낄만한 수준입니다.




3. 특정 해양활동을 하면 수급할 수 있는 주화가 하나같이 어딘가 하나씩 빈다.


-> 철갑 청새치는 바다생물의 정기를 확정드랍하기 때문에 느리게나마 프로키온의 증표 수급이 가능합니다.

또한 백상아리 다음가는 수준의 해적주화 수급량을 자랑합니다.

여기에 철갑 청새치 고기 30개로 바꾸는 전설지도에서 선박 강화설계도와 고등급 숨결을 드랍하기 때문에

골드수급과 제련과정에서 필요한 재료수급도 어느정도 해결됩니다.

떠도는 영혼도 거의 확정드랍이기 때문에, 절구작이나 에이번 선원작을 하는데 요긴하게 쓰입니다.

한마디로 뭐 하나 버릴것이 없는 해양활동입니다.




4. 쓸만한 협동컨텐츠가 부재하다.


-> 철갑 청새치는 2초 안에 기절 7스택을 우겨넣어야 하기 때문에,

청새치와 만나자마자 기절작살을 쑤셔넣거나,

잠수했다가 유영하는 순간 쫓아가서 기절작살을 몰아박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절을 시켜 수확을 할 수 있습니다.

유저간에 기절작살 협동콜이 매우 중요합니다.



5. 해양활동 하려면 주거점에서 오지게 멀리 가야해서 짜증난다.


-> 모든 유저를 욘 돌산에 처박아놓은 이번 패치 특성상

욘 앞바다 폭풍우해역에서 벌어지는 철갑 청새치 조업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입니다.



6. 행기 녹이는데 지나치게 오래걸린다.


-> 철갑 청새치는 1마리당 80행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사람만 많으면 30분만에 하루치 행기를 다 태우고도 큰행정이나 작행정을 하나 더 빨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철갑 청새치가 재미없다거나 행기가 아깝다는 사람은 지난 3일간 청새치로 1만 넘는 행기를 녹이면서 

단 한번도 못봤습니다.

대다수의 레이드유저와 소수의 항해, 생활유저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레이드, 항해, 생활을 한꺼번에 조져버린게 이번 패치이건만,

철갑 청새치는 유일하게 살아남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철갑 청새치가 무슨 엄청난 기술력을 도입한 신규 패치도 아닙니다.

그냥 유저들의 불만사항을 모아서 해결해주는 간단한 헌팅컨텐츠 하나를 추가했을 뿐입니다.




이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컨텐츠 개발속도가 로아처럼 하염없이 느려도 운영으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이런저런 컨텐츠를 잡탕으로 짬뽕해서 아주 얕게 뿌려놓은 게임이었기 때문에,

운영만 잘하면 조금만 손봐도 유저들이 대거 이탈할 일이 없었습니다.




아카테스만 해도 그렇습니다.

아카테스 입장템렙컷을 680 정도로 낮추고 거기서 수확당 일정량의 갈라토늄과 우마늄을 드랍했다면

무과금 유저들도 지금처럼 손가락만 빨지 않고 열심히 트라이팟 구하고 하루 3수하면서 할거리를 찾고 있었겠죠.

그 꼬락서니가 보기 싫어서 아카테스 입장템렙컷을 굳이 725로 내놓고 싶었다면,

3티어를 11~12강 선으로 맞춘 뒤 아카테스를 잡아서 

그걸로 4티어 전설장비를 맞추고 연마용 코인을 드랍할 수 있게 했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손이 좀 딸리는 사장님들은 3티어 장비를 15강해서 아카테스를 잡으러 가고,

손이 따라주는 신컨들은 12강 선에서 아카테스를 템렙컷에 맞춰 때려잡았겠죠.

개노잼 재탕던전인 안타레스의 악몽에서 지옥같은 8인팟 뺑뺑이 경매로 장비를 맞추게 하지 말고,

아카테스로 4티어 장비를 맞추게 하고, 

안타레스의 악몽 노말에서는 지금 아카테스가 주는 악세들과 연마용 코인을 경매에 올렸어야죠.

아카테스 1수당 태양석 파편 450개를 드랍하는건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입니까.

그 시간에 망각의 미궁 하나 도는게 효율이 더 좋겠습니다.

아마 레이드유저들이 다음단계 레이드 기다리면서 내실작하고 레이드를 잠시 내려놓은걸 가지고

레이드유저들이 별로 없다는 내부적인 통계를 내고 이런 식으로 설계를 한 것 같은데,

애초에 이 게임 유저들의 가장 주된 컨텐츠는 50렙을 처음 찍은 뒤부터 항상 레이드였습니다.

그런데 레이드를 조져놓으니 제대로 돌아갈 턱이 없습니다.




유저들이 너무 많이 빠져서 철갑 청새치 잡기가 힘들다는 불만이 나온다?

그러면 그 시점에서 해적주화 요구량을 완화해서 최강의 작살선박인 아스트레이를 풀어주면 될 일이었습니다.

아스트레이의 기본내성을 폭풍우 취약 내지 보통으로 하되

쓰레기 전용선원인 빌헬름의 성능을 폭풍우 내성 강인으로 바꿔주고

해적주화 요구량을 일반유저들도 넘볼 수 있는 수준인 5~10만 정도로만 맞춰줬어도

항해유저들은 부품작과 프로키온 증표작 하느라 온 바다를 미친듯이 돌아다녔을 겁니다.




섬마 모으는 이유가 지금 1도 없죠?

새로운 섬이 열리는 시점에서 70개 이후의 섬마 보상을 깔쌈한 녀석들로 열어주고

고안섬이나 알트아이젠처럼 보스나 중보스를 두들겨잡아야 보상이 나오는 섬은 고강장비 갖춘 유저들 말고 

쪼렙유저들도 기여도를 획득할 수 있게 템렙보정을 넣어뒀으면 좋았을 겁니다.

70개대 보상에 3티어 항해장비를 집어넣고,

항해컨텐츠로 얻을 수 있는 신규 제련재료를 어떤 방식으로든 항해를 통해 수급가능하게 해줬다면?

여기에 섬마 한 77~78개쯤 가시권 보상으로 아스트레이 운용지침서를 넣었더라면 어땠을까요?

항해유저들은 부족한 섬마 몇개 모은다고 미친듯이 섬마를 모으러 다니거나,

검은이빨 증표 모은다고 온 바다를 헤집고 다녔을 겁니다.




플래티넘 필드에서 수확가능한 신규재료를 추가해서

그걸 일정비율로 3, 4티어 생활장비 및 기본 제련재료로 바꿔먹을 수 있게 했다면 어땠을까요.

플필유저들도 지금처럼 할게 없어서 위대한 성에서 손을 빠는 대신 

자기들이 좋아하는 플필 도느라 정신없었을 겁니다.




시련의 회랑에서 안타레스 주화로 받는 상자깡에서 높지 않은 확률로 제련재료를 드랍했다면 어땠을까요.

정 할거 없는 사람들은 회랑으로 지령서라도 녹였을 겁니다.



제가 위에 적어놓은 것들이 무조건 좋다는게 아닙니다.

다만 꼭 위의 방식이 아니라도 어떤 식으로든 컨텐츠별 방향성을 설정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게임은 쿼터뷰 핵앤슬래쉬가 아닙니다.

던전닥사를 통한 핵앤슬래쉬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세트옵션 세팅이나 던전 내부의 루팅에서 느껴지는 모종의 쾌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로아는 그런 부분에 특화된 게임이 아닙니다.

OBT 당시 쿼터뷰 핵앤슬래쉬를 표방하고 나왔지만, 

현실은 이런저런 요소를 짬뽕한 레이드 베이스 잡탕게임입니다.

잡탕게임이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다만 잡탕게임은 잡탕게임 나름의 본질이 있습니다.

여러 게임의 요소를 얕게 모방해왔으면, 시즌이 거듭될수록 그 얕게 모방해온 요소를 두루 고려해야 합니다. 

무과금 유저들을 카던 이카던 돌고 할게 없어서 손가락만 빨게 할게 아니라,

뭐가 됐든 좋으니 다음 컨텐츠가 나올때까지 

너는 항해를 좋아하니 이걸 하면서 버티고,

너는 생활을 좋아하니 요걸 하면서 버티고,

너는 레이드를 좋아하니 저걸 하면서 버티라는 식으로

다방면의 방향성을 다방면으로 제시했어야 합니다.



너는 레이드를 좋아하고, 너는 생활을 좋아하고, 너는 항해를 좋아하지만, 

일단 니네는 몇달동안 제련하면서 우리가 만들어놓은 던전 5~6개만 무한뺑이 돌아라.

레이드, 생활, 항해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겠다.

시간 남으면 트리시온 패스 사서 부캐나 키우시든가~

7개월동안 개돼지 소리하면서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면서도

이 게임을 끝내 버리지 않고 사랑하며 해온 유저들에게 이런 짓을 하는건 기만이고 모욕입니다.



무과금 유저들이 컨텐츠에 접근은 할 수 있되 쉽게 공략할 수 없게 하고,

과금 유저들은 컨텐츠에 접근도 하고 수월하게 공략도 가능하게 했다면 이것보다는 차라리 나았겠죠.



재차 말하지만 게임의 기술력이 문제가 아닙니다.

만든 컨텐츠를 배치하는 방식이 너무나 잘못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