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렙 골수 바드유저들이 드러눕는 이유는 단 하나라고 생각한다.


'성장 체감의 부재'


딜러는 각인 하나만 바꿔도 DPS와 눈에 보이는 딜의 앞자리 숫자가 바뀐다고 하지?
서폿들은 그런거 원하지도 않는다.

내가 해준 서포팅이 어떤 효과를 주고,
이게 딜러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 가능하게만 해줘도 충분하다.


블레이드 유저들이 순둥이라서 패치를 후순위로 뒀다가 급하게 패치했다고?
서포터 유저들보다 순둥이가 어디 있는데?


난 로아만큼 서포팅하기 불편하고 성취감 없는 게임은 없다고 생각한다.

고렙, 고인물, 진성 서포터 유저들이 제일 뭣 같다고 생각하는건 
'숙련자와 비숙련자의 구분이 안된다'라는 거다.

'바드나 홀나는 그냥 파티에 있으면 좋은거'라고만 생각하지 걔네들이 뭐하는지 
제대로 아는 딜러들이 얼마나 될까?

아무 생각없이 스킬 누르다보면 
나도 내가 뭐하는지 몰라!!!!

나온지 20년이 넘은 디아블로에서도 버프가 걸리면 몸 주변에 고리 생기면서 
버프 가시성을 주는 마당에 이건 뭐 스킬을 받아도 글자만 몇 글자 뜨고 
확인도 하기 어렵게 피통 위에 조그만 아이콘 하나 생기는게 다야.


천상, 음진, 천축, 신분을 받으면 '딜버프가 들어왔다!'라는 걸 바로 인지할 수 있게 가시성이라도 올리던가. 
아니면 딜증가 상승률이라도 보여주던가.

수연, 신보 같은 디버프 면역, 해제류 스킬이나 
광시곡, 율법 같은 피해 감소 버프를 쓰면 받고 있는 사람에게 
'넌 데미지 감소 버프를 받고 있다'라는 인식이라도 되게 눈에 띄는 이펙트를 주던가. 

사숔, 하프, 빛충, 심빛 같은 낙인을 찍으면 몹에 진짜 낙인 이펙트를 줘서 
'서포터가 딜 증가 낙인을 찍고 있다'라는 인지라도 시켜주던가.

이렇게 파티원에게 이른바 '생색낼 수 있는' 이펙트라도 주면 
스마게에서 2년이고 3년이고 바드, 홀나 싸잡아서 어디 뒷간 창고에 쳐박아둬도 
'우리 개떡상 했음 히힛' 하면서 웃으면서 서포터 캐릭 돌릴 사람들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딜러들에게는 '서포팅을 받으면서 얼마나 레이드가 편해졌는가'라는 인지를 주게 되고, 
숙련 서폿과 비숙련 서폿의 차이3333각인, 33333각인의 각인 차이에 따른 성능 개선 정도를 수치 수정없이 
내 눈에, 그리고 딜러 눈에 보이게만 해줘도 우리들은 실실 웃으면서 게임할 사람들이라고 생각함.

오죽하면 누워 있는 딜러한테 광시곡 써주는데 
'바드님 거기서 띠링띠링 거리다가 쳐맞지말고 피하세요'란 소리까지 듣고 있는게 웃기지 않냐?


전설 펫인지 뭔지 찍어낸게 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그런데 '왜?'가 중요한거임. 그건 '새로운 효과에 대한 체감은 쉽고 빠르게' 된단 말이지.
그게 내부쿨이 1분이건 10분이건을 떠나서 '없다가 생긴 것'에 체감은 누구나 가능하단 말이야.

거기에 '있는 것도 제대로 못 느끼는' 이 상황에서는 
'없다가 생긴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파티 내의 영향력 위축'으로 판단하게 된 거지. 
거기다 체방 낮은 케릭들이 약간이나마 체방이 오르면서 이제는 
'빡숙팟이면 이제 서폿 필요 없겠네'라는 말도 나오고 있더라. 

'3딜 + 1서폿'의 데미지 효율이 좋은건 다들 알면서도 
'내가 서폿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체감이 없으니 
저런 뇌 빠진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게 된게 속터지는거지.


이런 상황에 하기도 불편한 1인 컨텐츠까지 계속 등장하니 이젠 지치는거지.
딜세팅? 하라면 누가 못해? 근데 왜 서폿만 2개의 세팅을 해야되는건데?
동네 식당만 가도 채식 메뉴, 알러지케어 메뉴가 있는 마당에 왜 우리만 이런 불편을 겪어야 되는거지?
여기서 이때까지 참아왔던게 폭발한거다.
10/1 21:00 _ 장비 계승간 소모 재화 삭제 예정, 
악세 세팅만 하면 부담없이 딜 <-> 서포팅 세팅 전환 가능 개선


많은걸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우리가 뭘하는지 남들이 알 수 있게만 해줘도 충분할거 같다. 

그래야 서폿들이 
'내가 무기 강화를 해서 파티원 딜증가율이 몇 %가 올랐구나.', 
'내가 방어구 품질작을 해서 파티원 실드량이 얼마나 늘었구나'
라고 느끼고 '성장 체감'이란걸 겪으면서 서포팅에 재미를 붙이는게 되는거고,

또 딜러들이
'서폿이 낙인 찍어주니 데미지가 더 많이 들어가는구나!', 
'저 서폿은 낙인이 제대로 유지가 안되는 비숙련이구나', 
'아, 저 딴따라가 그냥 하프만 띵가띵가 거리는 줄 알았는데 사실 날 살려주는 구나 (저 덩어리는 왜 책장 넘기면서 날아오르나 싶었더니 날 살려주는거였네)', 
'와, 수연 들어왔다! 전기 장판 피하지 말고 딜하자!!(신보 있으니 믿고 딜 ㄱㄱ)' 
라고 생각하면서 파티 내 서포터로써의 역할을 인지하면서 

'서폿은 공짜로 레이드 다닌다'같은 개소리가 안나오게 되는거지.

처우 개선 좀 해줬으면 하는게 우리가 원하는거야.


우리가 많은걸 바라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나'도 '저들'도 알게 해주면 
집 떠난 바드들도 
미워도 다시 한 번 가능할거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