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즐겨
그런 사람으로 보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여태 만난 집주인들과는 딱히 관계가 나쁘지도 않았고 전혀 싸워본 적이 없어
직업도 보통 사람들이 힘들겠다, 고생한다, 늘 고맙다 그런 이미지와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 시너지가 있었고
월세가 밀릴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이건 확신할 수 있는 직업,. 
실제로 전혀 밀린 적 없이 칼입금하는 편이기도 했고
그래서 여태껏 사이가 괜찮았던걸지도 모르겠지만

타지역 전전하며 살다가 본가가 있는 지역으로 다시 돌아왔어
새로운 집주인과의 대면도 괜찮았고 협조도 잘해주셔서 나도 잘하고 싶었지
최소 2년을 알고 지내야하니깐 사이가 좋아야 득이 되기도 했고

이번에 본 집주인은 이전 세입자와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다나봐.
그 세입자는 직업도 확실하지 않고 밤에 활동해서 신뢰가지 않으면서 연락도 거의 잘 안되고(그래서 집 얻을 적에 이 세입자가 워낙 협조가 안되고 집주인, 부동산, 은행연락을 죄다 받지 않을 정도라 내가 너무 힘들었음) 뭐 그랬대

그래서 내 직업은 확실하고 다만 교대근무를 해서 밤낮 가리지 않는다는 거 알리고
연락은 매우매우 잘되면서 성실하고 착한 친구로 보이고 싶었어서 그렇게 행동했어
그러니 이번 집주인과도 사이가 괜찮았고 한 번은 이웃처럼 음식을 서로 나눠먹은 적도 있고 그래
(단독주택. 집주인이 1층 살고 나 2층 독채)

근데 최근 들어 집주인이 이상해..
집주인이 이전 세입자 행동 중에 하나가, 대문관리를 안한다는 거에서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듯한데
아 그럼 배달음식 자제하겠다 그러니깐 아니다 다만 배달기사한테 문을 살살 닫도록 주의좀 줘라
그래서 보는 배달기사마다 문 살살 닫아달라고 부탁을 했어
근데 이사 후 1~2달간은 괜찮았는데 요즘 오는 배달기사들은 화가 많은건지 그렇게 부탁해도 쾅쾅 닫아재끼더라고

대문이 철문인데 좀만 힘으로 쾅 닫기만 해도 1층에 사는 집주인이 깜짝 놀랄 정도로 소리가 울린대
그리고 그러다 한 번 고장나기도 해서 2~30만원 주고 새로 샀다나
1~2주전쯤 집주인한테서 배달음식 받자마자 연락이 왔어
밥먹느라 못받아서 30분쯤 지난 밤10시에 연락해봤는데 기분이 좋지않은게 확실해보여서
오는 배달기사들에게 매번 문 살살 닫아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들어주질 않으신다 죄송하다
앞으로 저희가 2층에서 내려가서 직접 받아서 올라가겠다고 집주인 기분을 풀었어
실제로 그 후로 직접 내려가서 직접수령했으니 대문이 쾅 닫힐 일이 없어졌고

그렇게 어찌어찌 조용히 지나가나 했는데
며칠 전 일하는 중에 갑자기 집주인에게서 연락이 오더라고
바로 받아봤는데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집에 있냐고 묻는거야
나는 일하고 있어서 없다고 말했지(같이 사는 남자친구는 쉬는 날이어서 집에 있지만)
그랬더니 일끝나고 다시 연락하자고 끊는 사모님 뒤로 아저씨가 화난 목소리로 아니 그냥 말하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나서 얼마 안지나서 남친한테 연락이 왔어
갑자기 사모님이 올라와서는 우리집 문을 막 쾅쾅쾅 치더라는거야
나가서 보니 대뜸 너네한테 실망했다, 니 인성이 이런 사람이었냐 이런 투로 말을 했대

왜그런가 봤더니 
남친이 비오는 날은 밖에 안나가고 2층인 우리집 뒷마당에서 담배를 폈는데 거기 꽁초를 놔둔 것 때문이래
배관이 막힐 수 있는 문제로 화가 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왜 그랬냐고 남친을 다그쳤더니
자기는 꽁초 모아서 버린다 그냥 바닥에 두지 않는다고 그래
어쨌든 오해를 그렇게 받았으니까 앞으로 그러지말라고 하고 집주인이랑 다시 연락해봤는데
화가 풀린 듯한 목소리더라고. 오해가 풀렸으니 다행이다 싶었고 
나중에 보니까 뒷마당에 고무대야 놓고 비닐씌워서 그 안에 꽁초 모아두긴 했더라고.

근데 좀 지나니깐
1층에 사는 집주인이 2층을 어떻게 알지? 라는 생각도 드는거야
내가 빌린 건 2층 독채야. 2층 앞마당이든 뒷마당이든 집주인한테서 대여받은거
근데 집주인이 여태껏 맘대로 2층을 왔다갔다 했다나봐 옥상으로도 올라가보려고 하다가 
그걸 보게되서 그렇게 마구 달려와서 화를 낸거였고

아.. 사정을 알게되니 갑자기 스트레스 받더라
오해받아서 그런 건 알겠지만서도 한 번은 조용히 물어볼만한데
대뜸 찾아와 문을 그렇게 두들기면서 무례하게 행동하고 막말까지 했다하니까.

그 후로 집주인한테 온 연락도 없고 마주치지도 않아서 모르겠는데
씨바 이사가고 싶다... 이전 세입자가 왜 집주인이랑 사이가 안좋았던건지 알 것도 같은 느낌이 들어...,
이제 이사온지 3달 좀 지났는데 시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