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할머니한테 비빔면 끓여 달라고 했는데
비빔면 해본 적이 없으셔서 찬물에 안 씻고 그대로 그냥 비빔장에 스까서 주셨음

두 봉지 끓여서 나랑 할머니랑 나란히 마주보고 앉아서 노나 먹는데
난 이미 진짜 존맛탱 비빔면 맛을 알고 있으니
이 퍼지고 불쾌한 비빔면이 먹기가 싫은거야 ㅋㅋ

근데 할머니는 처음 먹어본다, 맛좋다, 왜 안 묵냐 이러시는데 '이거 이렇게 하는 거 아님!' 하려다가
나중에는 내가 당신에게 끓여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 까맣게 잊고 살다가 갑자기 생각남
이미 돌아가시고 없는데
아 너무 늦게 생각남 ..

비빔면 원래 차게 해서 먹어야 하는거라고,
차가워야 더 맛있는거라고 알려 줄 생각 이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