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이런걸 거의 안하고, 로아도 인벤 눈팅만 하다가 막상 이 기분을 풀고는 싶은데 풀 곳이 없어서 여기에 끄적거려 봅니다... ㅎㅎ

2달정도 만난 연인이랑 헤어졌습니다. 전남자친구를 못잊겠다고 하네요..ㅎㅎ 그렇다고 그분이랑 만날건 아닌데 자꾸 저한테 전남친이 생각나서 미안한 마음에 못만나겠다네요.

생각 차이로 헤어져는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습니다... 외적으로는 무난했지만 성격은 완전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사람이 처음 만나서 티키타카로 5시간을 이야기해 본 경험은 태어나서 다시 해볼 수 있을까? 라고 느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직업도 어르신들을 보는 직업인데 또 어른들한테 인기가 많을 정도로 사글사글합니다. 고마워할 줄 알고, 말할 때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동네도 같았고 만나서 하는거라고는 이야기 뿐이었는데 시간가는 줄 몰랐고 상대방도 그래서 신기하다고 말했었습니다.

1주일 전부터 연락에 다른 기류가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상대방이 표현을 잘 못한다고는 했지만 친구들한테는 표현을 많이하는 성격인 걸로 봐서 뭔가 상처가 있다고 처음부터 느꼈습니다. 그래도 내가 더 표현하면서 조금씩 치료되기를 기대하며 더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카톡 텀도 더 느려지고 카톡도 점점 생동감이 사라졌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판도라를 열게 되었습니다. 헤어진 지 오래됐다고 했지만 솔직하게는 얼마 안됐다고 하더군요... 모종의 사건으로 전남친이 경찰서에 갔고 이것이 헤어지게 돤 이유라고. 그러다 저를 만났고 너무 좋은 사람인걸 알지만 자기 그릇이 안됐고, 전남친이 자꾸 생각나서 나한테 너무 미안했다고... 말하고도 계속 만나는 경우를 생각해봤지만 자기도 나도 상처일 거 같다며 괜찮다고 그래도 만나보자고 하는 저를 뿌리쳤습니다. 누구보다 마음이 확실하다는 것을 느낀 저는 그만 저도 놓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어제(쓰다 보니 하루가 지났군요)  헤어졌습니다.

전남친이 다시 연락와서 흔들었나... 생각도 들고, 내가 전남친보다 매력이 부족했나... 생각도 들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술에 취해 생각을 해 보니.. 그 사람 성숙하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이 드네요. 전남친이 생각날 순 있지만 그것과 나를 분리하지 못하고 겹쳐 보고 비교했구나... 이상형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린 사람이었구나... 그사람한테는 내가 부족한 사람이었구나... 정이 갑자기 떨어지더군요. 그런 것도 해결 못하고 나를 만났구나.라는 생각과 함께요...

근데 참 운명의 장난인지....  조금 전에 소개팅이 들어왔습니다.(그분은 제가 만나는 사람이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정이 확 떨어진 순간이라 수락했습니다. 소개팅 상대방은 같은 직종일 뿐더러 또 같은 동네사람이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헤어진지 10시간만에 소개팅을 받는것도 신기하고, 이번에는 내가 전애인의 입장에서 만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나는 전애인과는 다른 생각을 가질 지, 같은 생각일 지, 또 소개팅이 잘 될 지, 안 될 지...  27년 살면서 가장 신기하고도 오묘한 해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