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가끔씩 글을 쓰는 리핸즈 팬이다. 
(페이커와 쵸비의 팬이기도 하며, 요즘은 구마유시의 팬이 된것 같다.)

리핸즈가 떨어져서 아쉽지만 티원도 많이 응원했던 팬인지라 
유튜브로 결승 관련 영상들 찾아보면서 즐기는 중이었는데.
리핸즈, 쵸비 비하나 구마유시 비하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글을 써본다. 


나는 일반적인 평가와 달리 케리아가 절대 좋은 서폿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현재 케리아는 전통적인 서폿 역량은 거의 최하위권이라 본다. 

우리가 전통적인 서폿을 생각할때 정말 중요한게
시야장악, 그에 이어지는 팀원들 보조와 운영,  그리고 딜러 보호(겸 버프)라 생각한다.  

이 중에 케리아 시야장악과 딜러보호에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시야 장악 문제에 의심이 가면 케리아가 시야를 체크한 맵을 자세히 살펴봐라. 
항상 군데군데 상대 와드가 남아있고, 중요지역 체크가 빠진 경우도 부지기수다. 
다른팀은? 
리핸즈나 딜라이트가 시야를 체크한 맵을 보면 정말 꼼꼼하다. 
(T1이 괜히 시야 없는 곳에서 튀어나오는 상대의 뒷치기에 많이 당하는게 아니다. 
젠지나 한화는 뒷치기를 하기가 매우 어려운 팀이다. )

딜러보호에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보인다. 
이건 확실한 예시까지 들고왔다. 


영상의 27분 20초, 게임 시간 22분 37초를 보자. 
미드 타워앞에 모여든 두팀은 진이 궁을 사용하면서 한타가 시작된다. 
한타가 열림과 동시에 두팀의 챔피언들이 뒤엉킬때 
녹턴은 불을끄면서 플이 없는 진(실드는 있고)을 노리게 된다. 
여기까지는 뭐 누구나 예상되는 그림일거다. 

그럼 플과 모든 스킬을 가진 레오나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
(가지고 있던 레오나 궁은 진의 궁 전개와 동시에 상대 오리에게 박았다.)
당연히 녹턴에게 스킬을 사용하며 진과 함께 녹턴을 제압한 후 한타에 끼어들어야된다. 
상대가 퓨어탱커가 없는 만큼 일시적으로 아래쪽 3:4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잘큰 진과 레오나가 녹턴을 잡고 합세하면 설사 2:4라도 싸움이 될수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케리아의 플레이는 어땠을까?
원딜따위 신경안쓰고 앞으로 들이박는다. 
E를 앞으로 날리고 들어가려다 충격파를 맞아 주저앉은 다음 꾸물꾸물 앞으로 걸어가며
아무것도 안한다. 심지어 플도 들고 있는 상황이다. 
뭐하나 했는데 계속 꾸물거리다 상대 카이사가 궁쓰고 날아서 잭스, 바이를 잡고 나니
플쓰고 eq로 아리와 함께 카이사를 마무리 짓는다. 
그동안 잘큰 진은 녹턴에게 물려 아무것도 못하고 죽는다. 
이게 정말 정상인가?
케리아가 뒤를 한번만 봐줬다면, 와서 e나 q로 한번만 녹턴을 묶어줬으면 어땠을까...

또 다른 예시는 멀리 찾을것도 없다. 
T1과 비엘쥐 결승 5세트. 
자야가 용앞에서 물려서 터지는 장면을 자세히 보길 바란다. 
대치 상황에서 신짜오가 자르반을 물었고 자야는 호응하는 상황. 
자르반이 궁으로 물자 자야는 궁을써서 아리q까지 피한다. 
하지만 착지 장소에 아리 매혹이 날아오자 어쩔 수 없이 플을 쓴다. 
그리고 나니 다시 앞에서 위협하는 아리를 그라가스가 막아서자 아리 존야. 
뒤에서 접근하는 잭스에게 뽀삐궁 빗나가고 잭스에게 e를 시도하지만 잭스플. 
정화쓰면서 카이팅하려는 자야를 카이사가 궁으로 날아와 마무리. 
이 짧은 순간 동안 자야에게 들어온 위협이 
자르반궁, 아리q매혹 다시q, 잭스 반격 점프, 카이사 궁. 대충봐도 6개다. 
이중에 하나라도 뽀삐가 막아줬으면 어땠을까...
뽀삐도 최선을 다했는데 어쩔수 없었다고?
과연 뽀삐를 리핸즈나 온이 했다해도 그런 말이 나왔을까?
뽀삐를 플레이한 사람이 기인이나 오너였어도 뽀삐를 이정도밖에 못했을까?

이때만 이랬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있을텐데..
케리아는 스프링 후반부터 서머까지 내내 이랬다. 
레오나, 알리, 브라움 이런 탱서폿을 잡으면 그야말로 짐덩이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였다.

스프링 후반부터 흔들리던 티원이 서머때 훅 간건
페이커부터 다른 선수들의 폼 저하도 문제였지만
케리아가 최하위권 서폿이 된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때는 메타때문에 서포터가 탱커를 들고 전통적인 역할을 고수해야만 했으니까. 

사우디컵은 어케 우승했냐?
케리아가 '전통적인 서폿'을 못한다는 거지, 절대 못하는 '선수'라는게 아니다. 
아무리 폼이 떨어지고 흔들릴때도 레나타, 럭스, 바드, 라칸 이런걸 잡으면 갑자기 날아다닌다. 
사우디컵때도 아마 이쪽 챔프들을 사용했던걸로 기억한다. 

내 생각에 케리아에 대해서는 좀 다른 평가가 필요한것 같다. 
분명 케리아는 전통적인 서폿으로는 못하는 서폿이다. 
하지만 나는 케리아가 일반적인 서폿이 아닌 정글과 서폿을 반씩 혼합한 새로운 유형이라 본다. 
이런 유형으로는 거의 타고난 천재같다. 
이득을 가져오는게 엄청나니까. 
(걱정인건 이득이 늘어나는 만큼 서폿 역량은 반대로 나빠지는 것 같다는 거다. 
예전에는 전통 서폿을 이렇게 못하지 않았다.)

약간 선구자같은 느낌으로 베릴이 있다. 
고스트 혼자 2:1로 버티게 놔두고 돌아다니던 베릴도 참 특이한 서폿이었는데. 
난 그 진화형이 케리아라고 생각한다. 
서폿으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대신에 그만큼 정글처럼 온맵을 누비며 기묘한 이득을 일궈내는 선수. 

가끔 해설자들이 상대 서폿이 템포를 못따라온다고 얘기하는걸 들어봤을텐데
난 이게 단순히 상대 서폿이 못하거나 실력차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기 보단
이 묘한 유형의 서포터를 아직 정확히 이해하려 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라 본다. 

그렇잖은가?서포터로 출전해서 시야 잡으면서 딜러들 보호하고 열심히 게임하고 있는데
상대 서포터는 원딜 유기하고 동에번쩍, 서에번쩍 하면서 케리아! 역천괴!! 이런 얘기 들리면...
어이가 없을것 같다. 내 잘못도 아닌데. 

리핸즈나 온선수 얘기다. 
절대 이 선수들이 못한게 아니다. 
팀에서 맡은 역할이 그거였는데 어떡하나. 
비난을 할거면 애초에 케리아처럼 딜러 유기하고 돌아다니게 시키던지. 
투딜러, 탱폿 메타로 우승할때는 그렇게 잘했다고 하더니 
이제와 갑자기 왜 상대처럼 못하냐고 하면 대체 어쩌란 건가. 
뭐? 중요할때 스킬이 빗나가? 케리아는 안빗나갔나?

그리고 구마유시는 진짜 진짜 대단한 선수다. 
팀적인 지원이 정말 바닥인 상황에서 라인전을 강력하게 가져가서 케리아의 발을 풀어주고
잘 살고 딜도 잘하면서 멘탈까지 강력한 선수. 
왜 보호 안해주냐고 한번이라도 구마유시가 투덜대는걸 본적이 있나? 
항상 다른데서 이득봤으면 됐다고 넘길뿐이지.

(보통 탱서폿과 원딜이 있으면 무조건 서폿의 데스가 많아야 된다. 
서폿이 못해도 서폿이 죽고, 원딜이 못해도 서폿이 죽어야 되니까. 
그렇지만 케리아는 탱서폿을 해도 항상 자기 목숨이 우선이라 깊숙이 들어가길 꺼려하고
그 탓에 시야없는 구마가 더 많이 죽곤 했다. 그래도 불평한번 안하고 늘 자기 실수라고 하더라.)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구마유시의 유일한 단점은 이즈를 못하는 것 뿐이라 생각한다. 
바이퍼, 룰러가 구마유시를 대체할 수 있을까?
해봐야 아는거지만 난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