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ㅋㅋㅋㅋ
진심 100%가 아니긴 한데, 어쨌든 플퀘가 그만큼 포텐셜이 있었다는 걸 증명했지.

올해 쿼드 때문에 유입해서 플라이퀘스트를 좀 응원하고 
관련 서양권 팟캐스트 들어왔던 사람으로서 썰을 푼다. 
어차피 대부분 알 놈들은 다 아는 내용이다. 

참고로 한국에는 팟캐스트 문화가 사실상 없는데 꿀잼이다. 
내가 보는 것만 6개의 서양권 팟캐스트가 1주일에 한두번 생방도 하고 유튜브 업로드도 된다.
특히 프로 선수들이랑 업계 관계자도 참여하니까 거기서 또 스토리가 생성되고 그런다.

그렇게 만들어진스토리 중 지난 6월의 뜨거운 감자가 플퀘의 미드 교체였다. 
지난 3월, 정글 인스파(Inspired)가 스프링 당시 TL한테 개털린 후로 미드 옌슨(Jensen)이 못한다고 인터뷰에서 박은 적 있다.
참고로 미국인이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어도 생각보다 팀웍에 있어서 씹선비 기질이 있다. 
즉, 팀원한테 대놓고 뭐라고 하는거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음. 
그런데 인스파는 유럽에서 건너온 독불장군이라 그냥 문제라고 생각되는 건 가감없이 날려버리는 성격임. 
아래 인터뷰에서 옌슨이 더 발전해야된다고 불평한 후 서양권 커뮤니티 전체를 불태웠다. 
https://www.youtube.com/watch?v=bZMf6scngW8

그 이슈를 안고 MSI에 온 플퀘는 잘할 수가 없었고, 
특히 탑정글 - 미드 - 원딜서폿 따로 노는 2-1-2 점조직 전법으로 
지들도 뭐 하는지 모르는 운영을 보여주며 광탈한다. (티원한테도 20분 언더로 스피드런  당했다)

그리고 MSI 끝나자마자 갑자기 옌슨이 팀에서 잘리고 쿼드가 콜업이 된다는 소식이 들린거다.
이게 겉으로는 모양새가 더러웠던게 팀 내에서 옌슨과 쿼드는 약간 말 못하는 찐따 느낌이 강했던 반면,
인스파는 브위포(Bwipo)랑 친하고 관계자들한테 입을 잘 털었기 때문에 
정치질로 자기네가 조종하기 쉬운 쿼드를 로스터에 찔러넣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쿼드는 이미 4월쯤 플퀘 2군에 입단할 때 
"니가 곧 1군으로 고려가 될 거야"라는 귀띔을 받았던 게 밝혀져서  
애초에 옌슨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뭐다 어마어마한 비난이 있었다.

그 후 LCS에서 개병맛 컨텐츠를 하나 찍어 올렸는데, 
딱 봐도 별로 친하지도 않은 옌슨과 인스파 둘을 앉혀놓고 결별 이야기 나누는,
다큐와 픽션을 구분할 수도 없는 개웃긴데 개오그라드는 내용이었다.
밑에 영상인데, LCK로 치면 페이커랑 방출 된 양대인을 앉혀놓고 대화시켰다고 생각하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5S_HLgepew

이처럼 플퀘는 태생부터 조합이 이상하다. 
천재형 또라이 탑정글이 멋대로 판을 짜고,
미드가 수입산 동양인으로 동떨어져 있고,
사실상 신인 듀오인 원딜 서폿 둘이 있다. (서폿은 100도둑 출신)
어떻게 보면 개판인게 롤은 애초에 탑정글이 핵심이 아니고, 
미드는 소통이 중요한데 한국인이 있고, 
운영과 콜이 중요한 바텀은 신인이다. 
그래서 얘네는 그냥 지하로 떨어질 거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다들 알아봤듯이 이미 포텐셜이 있었는데,
원딜 신인이 피지컬이 엄청난 것,
정글 인스파의 판짜기 역량이 뛰어난 것,
생각보다 미드 쿼드의 유연성이 좋고 커뮤니케이션이 있는 것,
마지막으로 얘네가 한타력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겉으로 뻔히 보이는 처참한 운영력에도 불구하고 한화도 한 세트 잡았던 거다.
그리고 플퀘가 이번에 재밌는 시도를 했는데 아시안 팀하고 단 한번도 스크림을 안했다.
이건 MAD가 스크림 결과가 0:17이었다는 소식하고 함께 서양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결국 우승을 위해서는 사파픽의 창의력만으로 한계가 있었고 결국은 젠지한테 졌지.
 
하지만 그럼에도 팟캐스트에서는 플퀘가 서양권이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롤모델이냐 엄청 의논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피어리스가 도입되는 내년에 플퀘가 티원 및 젠지도 잡는 팀으로 성장할 거라 본다.
왜냐면 티원이랑 젠지가 스타일이 다르더라도 생각보다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구도 짜는 데" 있어서는 유동적이지 않다는 것임.
티원과 젠지가 대단한 점은 자기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구도만 주면 칼로 찔러도 안들어가는 운영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어리스 하에서는 만능 칼을 준비할 수가 없다.

장담한다. 아무리 챔프폭이 넓어도 어떤 선수가 상대선수보다 모든 챔프에서 잘하는 건 말이 안된다.
특히 페이커는 올해 원딜 메타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여준 바가 있지.
예를 들면 쿼드가 페이커보다 피어리스 하에서 더 좋은 시리즈를 설계하는게 가능하다.
그래서 내년의 피어리스 BO5에서 플퀘의 찌르기가 LCK 팀한테 제대로 먹힐거라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