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3 패치입니다. 패치안이 완전히 결정된건 아직 24시간이 채 안되었는데, 물론 결정된 지금도 실제 적용 당일까지 패치안을 조금씩 수정할 수는 있겠지만, 특별히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결정된 패치안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14.13 패치가 본섭에 상륙하기까지는 현재 대략 1주일 가까이 남았습니다.

< 암살자 역할군 개선 >
(※ 14.13에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고, 미래에 단계적으로 이런 식으로 다듬을 것이다, 정도의 계획을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암살자들에게 초반 라인전의 강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포지션의 승리패턴이 강력한 라인전 능력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고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에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대신 그렇게 성공적으로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했을 경우에 확실한 유통기한이 찾아오는 형식이죠. 이들에게 할당된 성능의 상당 지분은 라인전 주도권 능력에 있으며, 또 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퀄리티와 건강을 위해 그렇게 정리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암살자가 라인전 강캐가 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예외는 당연히 있겠지요. 다만 암살자란 어떤 유형의 포지션인가? 라고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있는 역할군의 보편적인 전형이 그러한 "초반 스노우볼 특화" 챔피언이라는 뜻입니다. 오늘날 그런 요소가 많이 퇴색되었다고는 하나, 저는 여전히 그래야 한다고 믿습니다.

1. 현실적인 문제

어려운 점은 언제나 시간은 유한하다는 것입니다. 개발에 쏟아부을 수 있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습니다만,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을 테스트하고 검증할 자원도 몹시 제한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곧 등장할 신규 챔피언 "오로라"가 있습니다. 오로라는 솔로 라이너로 설계되어 있죠. 그렇다면 오로라의 성능이 어느정도인가, 너무 사기이거나 혹은 너무 약하지는 않을까, 그런 현실적인 것들을 실험해야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런저런 것들을 비교하게 되죠. 이 상황에서 저희는 두 비교군들을 동시에 조정하는 것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비교값을 내기 위한 기준선이 굉장히 모호해지는 상황이 생기게 되거든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저희가 미드 오로라의 성능을 테스트해본다고 했을 때, 그와 동시에 미드 아칼리를 테스트하고 조정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드 오로라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맞라인을 서게 될 여러 상대 미드 픽들과 비교를 하게 될 텐데, 여기서 섣불리 아칼리를 한 번 더 건드려서 만약 아칼리의 밸런싱이 어긋나버리게 되면, 연쇄적으로 그런 아칼리와 비교를 해야하는 오로라의 성능도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게 됩니다. 잘못된 비교군과 비교해서 내놓는 결과값 또한 여전히 잘못되어 있을테니까요. 오로라가 정확히 얼마나 강력한지(혹은 약한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지표가 꼬여버리게 되는거죠.

탑 오로라의 성능을 진단하고자 한다면 또─. 여기서도 아칼리가 쓰일 수 있겠네요. 아칼리 유저의 25-30%는 아칼리를 탑으로 쓰고 있으니까요. 대회에서도 몇 번 나왔었죠. 여하튼 동일한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실제로 현재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공개가 지연되고 있는 수많은 챔피언 조정안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거의 완성되어 있기도, 또 어떤 것은 아직 손을 댈 부분이 많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밸런싱에 딜레이가 생기는 데에는 이러한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적 제한과 자원적 제약이 있다는 거죠.

2. 아칼리 조정안 준비 중(시기 미정)

아칼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깐 사족을 덧대자면, 실제로 현재 저희가 준비 중인 아칼리 변경안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괜찮게 자리잡을 수 있을지 테스트해보는 단계에 있는데, 몇 가지 반복 작업이 남아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걸리므로 완전히 괜찮다 판단될 때까지는 한동안은 내버려둘 것 같습니다. 오로라는 아무래도 출시 날짜가 정해져 있으니 먼저 마무리를 해야했고, 아칼리는 그보다는 여유가 있으니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일단은 패치가 조금 지연되고 있는 중입니다.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고 판단되면 공개해드릴 예정이지만, 그 날짜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히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3. 암살자 역할군 조정 준비 중

여기까지가 저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단점이었습니다. 반면 여러분이 마주할 단점이란, 분명 미래에 대한 어떠한 기대감이 생겨났는데 그게 곧장 적용되지 않을지도 모르고 정확히 언제 적용될지도 마땅히 알 수가 없다는 막연함이 되겠죠. 

그게 또 제가 가급적이면 미래에 상륙할 여러 조정안과 프로젝트에 대해 상세 정보를 일찍부터 공유하지 않고 말을 많이 아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말을 지나치게 일찍부터 꺼내게 되면 일단 기대감은 형성이 되었는데 여러분 입장에선 얘네가 대체 언제 그걸 하겠다는 건지 알 수도 없고, 정보도 없고, 저희 입장에서는 또 반 강제로 시간에 쫓기며 우선순위를 뒤엎을 수밖에 없게 되죠.

그렇다고는 하나 여러분들께 미래의 변화에 대해 폐쇄적으로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은 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인데, 저도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매번 말을 너무 많이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너무 안하기도 합니다. 가령 과거에 시행하기 예정된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그 프로젝트가 고치고자 했던 문제가 시간이 지나고보니 어느덧 다른 방법으로나마 해결이 되어 굳이 실행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면, 혹은 실행하더라도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당장에 할 수가 없게 된다면, 그런 사항을 일찍부터 공유해드렸을 때 느끼실 실망감은 상당히 심하겠죠.

여하튼 현재로서는 암살자 관련 변경안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이란 암살자들을 초반 강캐↑, 중후반 약캐↓(유통기한)의 정석적인 파워 그래프로 다듬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에(14.13) 지배 룬 변경안이 들어오죠. 이 또한 미세하게나마 암살자들의 파워그래프를 다듬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