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6 롤 월챔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런 종류 글이나 기사는 없어서 한번 써봅니다.

  무엇보다 이번 월챔은 맞라인이 강요되어서 라인전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4년전부터 롤대회를 꾸준히 챙겨봤지만 라인스왑이 아예 안나온 월챔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전도로 대회에서는 정말 라인스왑이 많이 나왔죠. 포탑 퍼블 패치 이후로 라인스왑이 사라지고 초반부터 박터지는 라인전 양상이 많아져서 대회 게임들이 굉장히 재밌어졌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각 라인별로 기대되는 매치업이 정말 많은데 그 중에서 특히 흥미로워 보이는 맞포지션 대결(즉 정글 포함)을 정리해봤습니다.

  그냥 흥미위주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제가 이번 시즌은 거의 lck 위주로만 보고 타리그는 플옵만 좀 본 정도라 덧글로 지적 및 내용추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조>

  즈벤/미씨(G2) vs 스틱세이/아프로무(CLG) : 유럽 최고의 봇듀오와 지금은 북미 최고 자리를 tsm봇에게 넘겨줬지만 그래도 clg의 희망이자 유일하게 월클급이라고 할수 있는 스틱세이/아프로무의 대결입니다. 양쪽다 맞싸움을 전혀 꺼리지 않는 공격적인 선수들로 초반부터 라인전이 매우 치열할것으로 예상되지만 clg 입장에서 봇이 밀려버리면 정말 답이 없어보이기에 clg 쪽이 부담이 더 크지 않나 싶네요. 
2대2 라인전 뿐만 아니라 아프로무와 미씨의 다른 라인 개입이 승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꽤 있다고 봅니다. 둘 다 서포터중 번뜩이는 플레이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니까요. 윗쪽에서 게임이 기울어 버릴 가능성도 제법 있긴 하지만 아마 양팀 대결에서 주된 싸움터는 바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피넛(ROX) vs 트릭(G2) : 유체정과 트릭과 한국 정글러 투탑이자 세계 탑3에 들만한 피넛이 맞붙습니다. 락스와 g2의 대결은 g2와 clg의 대진처럼 봇라인 매치업이 흥미롭긴 한데 락스의 프레이 고릴라 조합은 개인적으로 기어를 조절할줄 아는(절대 양보하지 않고 공격적 라인전을 고수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의미) 봇 듀오라고 보기 때문에 clg g2전보다는 바터 라인전이 덜 치열할 가능성이 있어보이네요. 
결국 양팀간의 경기는 정글러의 활약에 많은 것이 달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에는 트릭의 어깨가 좀 더 무거울것 같은데요. 현재 세계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스멥과 아직은 신인티를 완전히 벗지못한 익스펙트 사이에는 체급차가 좀 있어보이기 때문입니다. 탑 탱커메타가 어느정도 사그라들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월챔에서 익스펙트에게 라인전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1인분 역할을 할수있는 탱커류 챔프들을 쥐어주고 상대적으로 탑을 덜 케어하는 쪽으로 갈지 어떨지 팀과 트릭의 선택이 궁금해지네요. 
미드 정글 싸움에서도 상당히 공격적인 퍽즈와 합류 및 로밍에 강점이 있는 쿠로와의 라인전에 어떤식으로 얼마나 많이 개입을 할지, 애초에 트릭과 피넛이 캐리형 정글러를 잡을것인지 갱킹에 중점을 둘것인지 픽밴에서부터 귀추가 주목되는 매치업이네요.


  <B조>

  페이커(SKT) vs 메이플(FW) : 누구도 부인할수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이자 미드라이너 페이커와 그 페이커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몇 안되는 미드라이너인 대체미 메이플이 또 만나게 되네요. 감마니아 베어스 시절부터 메이플이 팀에 있었던걸로 아는데 그렇다면 작년 월챔 올해 MSI를 합쳐 벌써 네번째 대결입니다. 이정도면 은근히 페이커와 많이 붙어본 해외 미드라이너가 아닐까 싶은데요. 
아무튼 메이플은 작년 월챔부터 국제대회에서 상당히 인상적인 기량을 보여줬습니다. 라이엇 TOP20에 꼽힌 선수는 정글러 카사지만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는 메이플이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페이커 상대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준 기억이(2015 월챔부터) 없네요. FW가 skt 상대로 잘한것도 메이플이 늘 잘해준게 가장 큰 요소 였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번엔 어떨지, 벵기가 건재했던 작년과 달리 현재 SKT는 정글이 뚜렷한 약점으로 지목되는데 카사 메이플과 블랭크 페이커의 미드 정글 대결도 매우 흥미로울것 같습니다.

  듀크(SKT) vs 임팩트(C9) : 현 skt 탑솔러와 전 skt(k) 탑솔러가 월챔에서 만납니다. 아마도 조별리그 탑라이너 매치업중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모을것 같네요. 잘 알려져있다시피 임팩은 섬머시즌 플옵부터 각성한 모습을 보여주며 명실상부한 북체탑이자 현재 라인전 기량이 물이 올라올대로 올라와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그에 비해 듀크는 스프링-msi를 거치며 합류나 텔 타이밍은 약간 미숙해도 라인전만큼은 최상위권 능력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인정받았는데, 서머시즌 들어와서 그러한 극강의 라인전 능력이 좀 사그라들었다는 느낌이죠. 
하지만 탑라인 메타가 탱커 위주 메타를 벗어날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월챔에서 어떤 픽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탑 라인전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던 예전 듀크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 듀크 영입후 skt가 우승한 대회들에서 듀크가 캐리했던 게임들이 꽤 많았던것을 상기해보면 그의 폼 회복은 skt 우승의 필수 요소라고 할수 있겠네요.

  페이켜(SKT) vs 아테나(I MAY) : 또다시 페이커가 등장하게 되는데, 재미있게도 페이커는 조별리그에서부터 껄끄러운 미드라이너들을 만나게 됩니다. 라이엇 선정 탑20에 미드라이너가 세명밖에 뽑히지 않았을 정도로 월클 미드가 줄어들었다고 여겨지는 올해 시즌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의 미드들은 아주 쟁쟁한 선수들입니다. C9의 잰슨도 제가 흥미로운 매치업으로 꼽진 않았지만 베스트 컨디션일때는 분명히 월드클래스라고 할 수 있는 선수죠. 
아무튼 매치업 얘기로 돌아와서, 아테나와 페이커가 붙은건 아마도 케스파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한번의 3전2선승제 토너먼트에서 아테나는 미드를 단단하 지켜주며 대이변의 주역이 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에버와 지금 아테나가 속한 I MAY의 팀컬러가 제법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탑정글이 기복이 심하고 바텀의 폭발력은 당시 에버가 더 낫긴 하나 지금 I MAY도 바텀이 해줄때는 해주는 편이죠. 중후반 역전이 자주 나오고 후반 게임으로 끌고 갔을때 승률이 꽤 높다는 점도 비슷한 것 같네요. 그런데 I MAY에 와서 아테나의 어깨는 더 무거워져 버렸습니다. 에버에서도 짊어진 짐이 많았는데 여기서는 더하죠. 과연 아테나가 다시 만난 페이커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지,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C조>

  안/알비스(AHQ) vs 포기븐/밴더(H2K) : 사실 C조는 대진 자체가 좀 심심한 조입니다. 국내에선 락스가 속한 A조가 꿀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건 어디까진 한국 3팀 중에서 그렇다는 거고 진짜 꿀조는 C조라고 봐야겠죠. AHQ와 H2K 모두 다른 조에 속한다면 탈락이 예상되는 전력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요. 변수는 브라질 팀의 활약 여부인데 이 팀이 지난 와카전과는 달리 그다지 압도적인 모습으로 와카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서 그런지 H2K와 AHQ가 조2위를 놓고 다툴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두 팀 모두 EDG 상대로 1승을 따내기 버거워보이는 가운데 결국 INTZ상대로 2승을 챙길수 있느냐,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양팀의 맞대결에서 한쪽이 2승을 가져간다면 거의 무조건 그 팀이 8강에 올라간다고 봐야겠죠.
양 팀간의 대결에선 탑 미드 봇 모두 다 치열한 라인전이 예상됩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볼만한 건 봇듀오 대결일 것 같습니다. 안과 포기븐 둘 다 매우 공격적인 원딜이죠. 안이 지난 월챔에서 큰 결점없이 라인전 잘하고 한타에서 딜 잘 넣어서 수준급 원딜로 이름을 알렸습니다만 올시즌은 판단력에 좀 문제를 보이는 경기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쓰로잉을 종종 한다는 얘기죠. 포기븐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형 딜러로 분류된다고 생각하는데 두 선수의 기량이 어느 쪽으로 폭발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D조>

  크라운(삼성) vs 비역슨(TSM) : D조뿐만 아니라 조별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주목을 모으는 매치업입니다. 만약 한쪽으로 추가 기울 경우 미드라인이 흥한 쪽이 게임을 가져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만큼 한 쪽으로 확 기울기는 힘들어보이는 매치업이기도 하죠. 두 선수 모두 안정성과 과감성 캐리력을 골고루 갖춘 월드클래스 미드라이너로 평가받고 있고 실제로 팀의 기둥이기도 합니다. 양팀 정글러인 앰비션과 스벤스케런의 스타일이 좀 다른 편인데(성장형 vs 갱킹형) 이것이 미드라인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흥미롭네요. 아마 양팀 모두 미드의 흥망여부가 게임의 승패에 직결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기에 정글러 외에 서폿이나 탑라이너의 개입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의외로 양팀 경기에서 주된 전장은 봇라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시선이 가는 것은 미드라인 대결일 수밖에 없겠네요. 개인적으로 TSM의 경기 스타일이나 팀원 구성이 아프리카와 흡사한 부분이 꽤 있다고 보는데, 크라운이 대체로 우위를 점했던 미키와 달리 비역슨은 정말 단단한 선수이기 때문에, 그리고 TSM이 아프리카나 락스 이상의 속도전을 자랑하는 팀임을 봤을때 그 대척점에 서있는 삼성과의 대진은 조별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 중 하나로 꼽고 싶네요.

  큐베(삼성) vs 루퍼(RNG) : 시즌 후반부 그리고 월챔 선발전을 통해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큐베와 로얄의 자존심이자 전 삼성화이트 출신 월챔 우승 경력자 루퍼가 맞붙습니다. 현재 포지션별 중국 1위 선수를 꼽으라면 전부 EDG 선수가 꼽히는 가운데 루퍼만 중체탑으로 인정받고 있죠. 정말 단단한 라인전과 한타에서 할 일을 정확히 아는 루퍼를 상대로 날이 갈수록 성장하여 이제는 유망주 티를 벗고 월클급으로 평가받는 큐베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챔프폭이 꽤 넓은 두 선수고 탑라인 메타가 바뀌어서 수많은 챔프의 등장 가능성이 있는데 두 선수가 어떤 챔피언을 들고 나올지도 큰 관심사네요.

  더블리프트/바이오프로스트(TSM) vs 우지/마타(RNG) vs 룰러/코어장전(레이스)(삼성) : A조의 락스/CLG/G2의 봇 라인전도 정말 치열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쪽이 더 피튀기는 라인전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 절대 수비적으로 하지 않는 선수들이거든요. 삼성의 경우 라인전에 좀 더 특화된 코어장전이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마 세팀 봇 라인 모두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려 할 것 같습니다. 
세 팀 다 봇이 강한 팀이고, 뒤에 덧붙이겠지만 이번 월챔에서 가장 치열한 라인전이 펼쳐지는 곳이 봇라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중에서도 D조의 봇 라인전이 가장 흥미진진하고 쉴새없이 싸움이 터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최종승자가 될지, 당장 내일이 개막인데 얼른 보고싶은 마음뿐이네요.


  이상 총 9개의 라인별 매치업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습니다만 이외에도 흥미로운 대결구도가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은 폼이 많이 떨어졌지만 탑신병자 하면 빼놓을수 없는 CLG의 다샨이 스멥상대로 얼마만큼 선전할 수 있을지, B조의 미드라이너 대결은 모든 경기 다 흥미로운 매치업이구요. 오도암네와 지브, 류와 웨스트도어의 대결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예 언급하지 못한 팀이지만 유체탑이라고 생각하는 스플라이스의 원더가 D조 다른 세팀 탑솔 상대로 얼마나 해줄지도 궁금하네요. 정글러 대결 중에서는 흥미로운 매치업이 별로 없긴 한데 mlxg와 앰비션의 만남이 관심을 좀 끕니다.

  맞라인 패치 이후 라인전 기량이 더더욱 중요해지고 이에 따라 수많은 팀들이 울고 웃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바텀 라인전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예전 월챔들에서도 맞라인 구도가 펼쳐졌을때 바텀 라인전이 제일 싸움이 많이 났던것으로 기억하구요. 보통 솔로 라인이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지 않을까 하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바텀이 1렙부터 스펠 빼가면서 싸우기도 하는 가장 피터지는 라인이죠. 최근 경기에서도 삼성 대 KT 경기 바텀 라인전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긴박한 순간에서도 스펠을 아끼고 평타 한대에 그 딜레이까지 계산해서 싸우는 모습이 정말 경이롭더군요. 픽밴 구도에서 라인전의 중요성이 높아진만큼 라인전에서 약한 픽들은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바텀은 라인전 센 조합을 가져가기 위한 픽밴 싸움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면 누가 진짜 강한지 다 드러나겠죠. 아마 누구도 라인전에서부터 숙이고 들어가고 싶지 않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맞라인 패치로 인해 피해를 본 팀이나 선수들이 많다고는 해도 관전자 입장에선 초반부터 싸움이 잦아져서 프로 경기가 정말 재밌어졌다고 생각하는데, 역대 최고의 재미를 주는 월챔 경기들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