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는 병사의 보고와 함께 사태를 파악하려고 나왔다. 아이오니아에서 갑작스러운 대낮의 살인 사건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킨코우 단과 오공, 마스터 이가 사건현장에 나와 주민들을 해산시키고 사건의 내막을 조사하려 나왔다.

 

“어이 모두들, 여기서 나오세요. 안 그러면 사건 해결에 지장이 생긴다구요.”

“주민 여러분, 저희가 앞장서서 해결하겠으니 이만 해산해주시오. 저희 ‘카발’에서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오니아의 경찰과도 같은 재단 통칭 ‘카발’은 챔피언들이 운영을 하며 그 밑으로 각 가문의 자제들과 챔피언 후보들이 근무를 하는 곳이었다.

“마스터 이님, 어떻게 된 사건입니까?”

수사를 하던 마스터 이에게 카르마가 달려와 이유를 물었다. 마스터 이는 피해자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이건..... 계획 적인 살인인 것 같소.”

 

“무슨 말이시죠?”

 

“그 이유는 여기 있소.”

마스터 이가 피해자의 목덜미를 보여줬다. 목 아래 부분에 선명히 그어진 하나의 선과 허벅지에 생긴 하나의 점을 보고 카르마는 마스터 이에게 물어봤다.

 

“대동맥에 상처를 입히면 과다출혈로 죽을 수 있지만 허벅지에는 왜 상처를 냈는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여길 봐보시오.” 마스터 이는 피해자의 오른쪽 허벅지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여기 오른쪽 다리를 봐보시오. 오른쪽 허벅지의 넓적다리에 상처를 낸 이유는 넓적다리에 큰 동맥이 있기에 낸 것 같소. 여기에 하나의 구멍이 보이시오? 이 동맥에 구멍을 내 천천히 과다출혈로 죽이려 했던 모양이오.”

 

“하지만 구멍은 너무 작습니다. 마치 깃털 펜으로 만든 구멍인 것 같습니다.”

 

“그건 나도 궁금하오. 이제 케넨과 쉔에게 부검을 부탁해봐야겠지. 킨코우 단의 닌자 이면서 이 나라의 의사인 그들에게.”

 

마스터 이와 오공은 카발의 몇몇 병사들과 함께 시체를 시체가방에 넣고 병원으로 향하였다. 한 순간에 이뤄진 대낮의 살인사건, 이로 인해 아이오니아의 원로들이 챔피언 몇 명과 긴급회의를 열게 되었다.

 

카르마, 쉔, 오공, 마스터 이, 케넨 이 다섯 명이 회의에 오라는 서신을 받고 회의에 참가하게 되었다. 회의는 후 림 가문을 포함한 열 가문이 합석하여 회의가 진행되었다.

“먼저 지금 후 림 가문의 자제가 한 명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지. 이 건에 대해서 회의를 시작하게 되었네. 모두 바쁠 텐데 회의에 참가해줘서 고맙네. 잔 가문의 당주로써 감사를 올리지. 자 그럼 카르마 진행해보게.”

 

“사건 발생 당시 오전 10시 경 광장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후 림 가문의 자제이신 마흘론으로 파악 됩니다.

마흘론은 누군가의 습격으로 목과 허벅지에 상처를 입고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세한 건 쉔과 케넨께서 부가 설명 해주시겠습니다.”

카르마가 신호를 보내자 쉔이 먼저 설명을 했다.

 

“먼저 이 자료를 보십시오.” 쉔이 원로들에게 각자 자료를 건넸다.

 

“먼저 이 허벅지 부분을 봐주십시오. 넓적다리에 상처를 낸 걸로 보아 과다출혈로 사망하려하게 한 것 같지만 허벅지에 혈흔이 적은 걸로 보아 아마 마법으로 상처를 치료하신 것 같습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범인이 목의 대동맥에 상처를 내어 피해자는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신기한 점이 있는데 케넨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겠습니다.”

쉔의 말이 끝나고 케넨이 쉔의 말에 설명을 이어갔다.

 

“이 허벅지에 난 상처는 마치 깃털 펜으로 낸 상처처럼 구멍이 아주 작습니다. 이걸로 공격을 하면 허벅지에 상처를 낼 수는 있으나 단시간에 과다출혈로 이를 만큼 큰 피해는 입히지는 못했을 겁니다. 또한 허벅지에 박혔다면 바로 피가 나지 않고 깃털을 빼야 그 구멍으로 피가 흐르기에 제 소견으로는 챔피언과 같은 위력의 공격이나 마법을 쓰는 자가 공격했다고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케넨”

라틀란 가문의 원로가 물었다. 라틀란 가문은 품계 시합에서 높은 등수의 가문은 아니나 인덕이 높아 아이오니아 내에서는 유명하다.

 

“이 허벅지의 구멍은 피해자인 마흘론이 치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처 주변에서 희미하지만 치유 마법의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치유된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나?”

 

“치유 마법은 소라카님 이나 다른 서포터 챔피언 분들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으면 상처 부위가 마흘론이 마법 학교 교생이라는 점과 치유 마법을 가르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상처 부위가 재생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깃털이 허벅지에 꽂힌 형태의 상처로만 남았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 후에 목을 그었다는 것이 설명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상처가 왜 벌어졌다고 추측하였냐면 이걸 봐주십시오.”

 

케넨은 원로들이 둘러앉은 원형의 회의 책상의 가운데 빈 공간에 증거로 보이는 형체를 보여주었다. 그 형태는 하얀 깃털과 유사했었다. 다만 형체의 끝이 여러 개로 갈라져있었다.

“이 끝 모양은 왜 이리 갈라져있는가?”

 

“아마 범인이 깃털을 던질 때 깃털에 주문을 걸었고 그 깃털이 꽂힘과 동시에 깃털에 걸린 주문이 풀리고 그로 인해 동맥에 상처를 내 과다출혈에 이루게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주문을 걸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나?”

 

“깃털의 끝이 갈라진 걸로 봐선 이것이 제일 유력하다 봅니다. 피가 묻어있고 또한....”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후 림 가문의 원로 마르단이 말을 했다. 피해자의 가문의 원로가 말을 하자 그 누구도 말을 할 수 없었다.

 

“마흘론은.... 그저 어린.... 바스타야와 아이오니아인들.... 그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후 림 가문의 자랑인데.... 이 나라의 의사들이란 자들께서.... 그저 깃털 하나 가지고 이러냐 말입니다.”

 

마르단의 분노와 허탄함이 섞인 말에 그 누구도 반박을 하지 못하였다.

“자세한 정황을 가지고 와서 내게 얘기하시기 바랍니다. 그저 추측이 아닌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요.”

말이 끝나자마자 마르단은 회의실을 나갔다. 다른 원로들도 웅성대다 회의는 끝났냐며 하나 둘 씩 회의실에서 나갔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모든 가문이 모두 모인 것도 참 이례적인 일이군요.”

 

“아우 정말 힘든 일이였지. 것보다 카르마님”

 

“네?”

 

“흠... 잠시만..”

케넨은 주위에 누군가는 없는지 살핀 후 문을 닫았다,

 

“무슨 말씀이시기에 이리 조심스러우신지”

 

“카르마님, 케넨과 제가 회의 중 하지 않은 말이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그건..”

 

“내가 말할게. 쉔”

케넨이 원로들에게 보여 준 깃털 형체를 카르마에게 보여줬다.

 

“카르마님, 이 깃털이 누구 것 같습니까?”

 

“글쎄요... 아무래도 깃털을 쓴다면 바스타야 종족일 것 같은데......”

 

“보여드리지요.”

 

케넨이 작은 병에서 깃털에 용액을 붓자 흰 색이던 형체에서 붉은 보라색 빛이 되었다.

“이게 뭡니까?”

 

“카발은 공식적으로는 킨코우 단만 협력 관계에 있으나 그림자 단과 킨코우 단이 아이오니아 전쟁 이후 비공식적으로 협약을 맺고 난후 그림자 단도 비공식적이지만 소속되어 있는 건 아시지요?”

 

“그렇지요.”

 

“이 용액은 그림자단과 협약을 맺었다는 증거로 그림자단 측에서 보낸 겁니다. 아이오니아의 특수한 나무 수액인데 이 수액에 묻으면 어떤 것도 본래 색을 비친다고 하더군요. 저희 킨코우 단 측에게 보낸 거라 카르마님은 모르실겁니다. 그렇기에 저희도 이 용액을 부어 본래의 색을 파악하고 다른 색을 덮어 씌워 원로들에게 보인 겁니다.”

 

“설마.. 그 깃털이..”

 

“이 깃털은 자야님의 깃털과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