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힐튼 호텔.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 '차기 국가대표팀 최종후보' 데이비드 와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이 마주 앉았다.
현지시각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가량 대면 면접을 했다.

와그너 감독은 이 이사를 필두로 한 대한축구협회 협상팀에 좋은 인상,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좋은 느낌'은 한국 대표팀을 맡을거란 기대감이었다.
와그너 감독은 이 자리에서 연봉, 민감한 국내 상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그너 감독측은 미팅 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이 이사측에게 조건을 전달한 뒤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한다.
와그너 감독의 에이전트는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의 에이전트이기도 한 마크 코시케다.

# 와그너 감독은 미팅 준비도 철저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 운영 방안부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만날 중동팀들에 대한 대처법 등의 내용이 담긴 장장 5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 특급' 양민혁(강원), 올림픽 대표 출신 수비수 이한범(미트윌란),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엄지성(광주) 등 한국 축구를 책임질 젊은 자원들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고 훈련 프로그램을 짜겠다는 게임 모델, 훈련 모델 영상도 이 이사에게 직접 소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와그너 감독측은 협회로부터 연락을 받는 대신 7일 오후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황당함, 실망감을 넘어 불쾌함을 토로했다.
'우리가 선임되지 않을 수 있지만, 후보자에게 사전 통보없이 다른 감독 선임을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있냐'고 발끈했다.

와그너 감독은 도르트문트 2군에서 성장해 허더스필드를 EPL로 승격시킨 이력이 있다. 그 해 8월에는 EPL 감독상 까지 수상하였다.
지난시즌 잉글랜드 2부 노리치시티에서 경질된 와그너 감독은 커리어 반등을 위해 한국직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축협에서 브리핑한 애초에 빌드업을 중시하는 감독을 선임할 거면 와그너 감독을 비롯해 철학이 다른 감독을 후보군에서 과감히 제외했어야 한다. 하지만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와그너 사단입장에선 '그럼 굳이 독일까지 우릴 왜 만나러 온거지?'라고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 윤진만 기자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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