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당 등록기 1편 : https://www.inven.co.kr/board/diablo2/5735/653411
*편의상 반말로 씁니다

유럽 여행 중 도시 간 이동은 거의 기차로 했다. 나는 하루 정도는 기차에서도 자 봐야지! 하는 심정으로 체코 브루노에서 폴란드 크라코프 이동을 기차에서 하루 자며 하려는 계획을 세웠고, 별 문제 없이 기차에 오르게 되었다. 침대칸은 비싸기도 했고 재미 없을 것 같아 최대 6인이 사용 가능한 쿠셋칸으로 예약했다.

기차는 우리나라의 무궁화호보다 더 낡아보였지만, 신기하게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것 처럼 객실이 있었고, 객실은 앞 뒤로 마주 보는 형태였다. 2~3인용 쇼파 쿠션이 마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쿠션을 펼치고 누워서 자며 갈 수 있는 구조였다.

브루노에서 탈 때는 객실에 나 혼자였지만, 얼마 가지 않아 기차 승무원이 와서 쿠션을 펴는 것을 안내 해 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3명의 백인 여자 승객들이 내가 있던 객실로 들어왔다.
주근깨 있는 평범한 금발 백인 여자들이었고, 나이는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다. 얘기를 조금 나눠보니 오스트리아에서 음악 공부 하는 대학생들이었고, 같은 유학생들 끼리 여행 중 이라 했다.
뉴질랜드 갔다 온 이후라 영어가 안되진 않았고, 주된 대화 주제는 문화 차이였다. 취기도 적당히 올라왔고, 동서양 문화 차이 중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성 관련이었다. 재밌는 주제를 갖고 대화하다 보니 두 명은 먼저 잔다며 누웠고, 자기들 이어폰 끼고 자니 신경 쓰지 말고 얘기 하라고 했다.

그래도 매너상(?) 목소리를 낮추고 얘기 하다 보니 우리는 점점 거리가 가까워 졌고, 작은 소리로 얘기하니 주제가 약간 야하게 변했다. 자신의 첫 키스 나이, 첫 경험 나이로 시작해서 원나잇에 대한 생각, 피임 등등 얘기 하다가 갑자기 자기는 하얀것도 타보고 까만것도 타봤는데 노란것만 못탔다며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얘기했다.
이렇게나 당당히 그것도 나를 보며 이 얘기를 들으니 머리 속이 하얘졌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도 몰랐고 술 때문이지 그 말 때문이지 얼굴은 이미 터질 듯 빨개졌었다. 그녀는 내가 귀엽다며 안아줬고, 백누나의 큰 가슴에 파묻힌것도, 백인의 암내를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맡아 본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적극적인 그녀의 손에 이끌려 빈 객실을 하나 찾았고, 객실에서의 대화로 그녀가 이미 피임 기구를 삽입 해 놓은 걸 알아서 고무장갑도 끼지 않고 열심히 삐걱거렸다.

세 번을 하고 원래 객실로 조용히 돌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먹은 맥주 캔과 과자 봉지를 치우고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그녀들은 이미 내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