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엔 케이드에 관한 이야기들을 썼었는데 생각보다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오늘은 포세이큰의 줄거리에 대해 간단하게만 적어보려고 합니다.

데스티니2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포세이큰하면서 의문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을 겁니다.
대체 마라소브랑 울드렌소브는 누구지? 리븐은 또 뭐고 등등이요..

저도 아직까지 이해 안되는 점들이 많은데.. 대충 이해되는 선에서만 적어볼게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을텐데 적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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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야기는 '위대한 사냥'으로 부터 시작합니다.

여행자와 함께 태양계에 나타난 아함카라라는 종족이 있습니다. 드래곤을 닮은 이 생명체는 다른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많은 수호자들이 그들과 거래를 통해 힘과 지식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고 이러한 능력을 위험하게 생각한 선봉대는 모든 아함카라를 멸종시키기로 합니다.

이게 '위대한 사냥' 계획이고 레이드 장비인 위대한 사냥 세트 지식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 각성자 여왕인 '마라 소브'는 '리븐'이라는 아함카라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리븐이 사람의 손보다도 작은 크기일 때부터 키워온 아함카라였는데, 마라 소브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아함카라의 능력을 독점할 계획으로 선봉대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아함카라를 멸종시킵니다. '리븐'은 자신의 도시 깊숙한 곳에 숨겨놓은채로요.

결국 태양계에서 리븐을 제외한 모든 아함카라는 멸종합니다.





아함카라들은 다른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었는데요, 소원을 그냥 들어주는게 아니었나봅니다.
말과 말 사이의 간극을 이용해 교묘하게 말장난을 치면서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소원을 해석하고 들어주거나 했던 것 같습니다. 아함카라인 리븐 역시 그러한 말장난에 매우 능했구요. 리븐은 자신과 '협상'을 한 사람은 대부분 이기지 못했다고 직접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 말장난을 피하기 위해서, 마라소브는 테키언 (여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여왕의 조언자 같은 이들) 의 생각을 문장이 아닌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장치를 고안합니다. 소원을 문장이 아니라 이미지로 전달해서 말장난을 피하고자 한거죠. 그 장치가 바로 마지막 소원 레이드 1넴 칼리 앞에서 갈 수 있는 소원의 벽 입니다.

각성자 여왕 마라소브는 소원을 통해서 아함카라인 리븐을 가두고, 그 힘을 이용해서 어떤 계획들을 세우고 있던 것 같습니다. 각성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을 위협하는 어둠세력 -군체-를 없애기 위한 계획을요.





마라소브의 이 계획은 더럽게 어렵고 복잡합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법칙과, 빛, 그리고 어둠에 대한 뭔가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이해하기 상당히 까다로워요. 하여튼 최대한 쉽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오릭스한테 가서 죽는다. 그래서 그의 승천 차원으로 들어간다. 승천차원 안에서 존버하면서 수호자들이 오릭스 죽일 때까지 기다린다. 오릭스가 죽으면 오릭스의 힘을 자신이 차지하고 신이 된다.'

*잠시 오릭스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오릭스는 군체들의 왕이자 신입니다. 굴복자들의 왕이기도 하구요. 현실의 오릭스는 진짜 오릭스의 그림자 혹은 메아리일뿐이라서 아무리 현실에서 오릭스를 죽여도 다시 부활합니다. 오릭스는 자신만의 차원 (승천차원 혹은 throne) 을 가지고 있어서 거기에 들어가서 오릭스를 죽여야 진짜로 죽습니다.

하여튼, 그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 한가지 조건이 필요했는데요. 마라 소브는 오릭스의 왕좌 (승천세계, 한국판에서는 왕관으로 번역했더라구요)를 가져오고자했고, 오릭스의 왕좌는 어둠(darkness)의 논리에 지배받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왕좌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선 우선 자신의 왕좌, 고유한 승천세계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마라 소브는 리븐의 소원의 힘을 이용해서 '엘리우시니아'(Eleusinia)라는 (한국판에서는 엘리우시아라고 적은듯) 승천세계를 꿈의 도시의 '눈먼 우물' 아래에 만들어둡니다.

오릭스에게 일단 죽어주고나서, 그냥 수호자들만 믿고 기다린다는 엄청난 도박수였지만 그래도 계획은 거의 성공했습니다.

오릭스는 수호자들에게 완전히 죽고, 마라 소브는 오릭스의 힘을 가지려고 합니다. (오릭스는 데스티니 1 DLC에서 아들의 복수하려고 지구로 쳐들어왔다가 수호자한테 죽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오릭스가 이미 여왕의 승천차원인 엘리우시니아를 발견하고, 타락시켜 놓은 것이죠. (3주차에 열리는 조각난 왕관이 바로 여기입니다.)

아마도 위에서 말했던 '어둠의 논리'에 의해서, 마라 소브가 오릭스에게 죽을 때, 그녀의 승천차원역시 오릭스의 소유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엘리우시니아가 타락하면서 아함카라인 리븐과 여왕의 테키언인 칼리, 슈로 치, 세디아 (세디아는 부패한 자 공격전에 나옵니다) 등등 모두 다 굴복자가 되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여왕은 어쩔 수 없이 수호자들을 불러서 리븐을 죽이고 테키언들을 해방시켜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죠. (마지막 소원 레이드)



그 이전에 오릭스가 죽고, 마라의 승천차원이 타락해서 리븐과 테키언들이 굴복자가 되었을 떄, 이 곳에 누군가가 찾아옵니다.
아마도 사바툰,인 듯한 누군가가 리븐에게 소원을 빌어서 리븐의 통제권을 손에 넣죠. (사바툰은 오릭스의 동생이자 오릭스와 마찬가지로 최초의 군체 중 한명입니다.)


한편, 굴복자들의 왕인 '오릭스'가 완전히 죽었지만 굴복자들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래 굴복자들은 이지를 상실하고 왕인 오릭스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존재들인데, 굴복자인 '리븐'은 자기 의사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죠.

또 '위대한 사냥의 로브'의 지식을 보면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난 이제 새로운 존재가 되었어.

난 [리븐]이야.

새로운 명령을 받았지. 난 [굴복자 왕]이야. 

수억 조각으로 이루어진 내 의지가 [빛의 자식]들과 싸우는 걸 지켜보지.


[여기부턴 그냥 제 추측인데 아마 오릭스가 죽으면서 아함카라인 리븐이 굴복자 왕으로서의 힘을 가져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위대한 사냥이나 몽상의 여명 장비 관련 로어들을 보면, 리븐이 여왕의 소원에 따라 일하면서 그냥 일한게 아니라 말장난해서 자기 유리한 대로 했다는 식의 표현들이 있거든요. 엘리우시니아를 만들면서 어떤 식으로 간섭해서, 자신의 승천차원을 몰래 만들었다거나 아니면 엘리우시니아의 소유권을 지가 가졌다거나 해서 여왕 대신 자기가 일부나마? 오릭스의 힘을 오히려 차지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리븐이 굴복자 왕의 힘을 얻어서 (오릭스처럼) 현실에서는 죽어도 승천차원에서 부활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바툰이 리븐의 소유권? 통제권을 가지고 있으니 사바툰이 굴복자들을 부리고 있다고 하면 나름 아귀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여튼, 여왕은 수호자들을 통해 리븐을 죽이게 하지만 그것조차 리븐의 계획이었습니다.
마라 소브의 동생인 울드렌 소브에게 환영을 보여줘서 꿈의 도시의 입구를 열게하는 것부터 모두 리븐의 계획이었죠.

마지막 소원 레이드가 끝난 첫 주에 게임안에 이런 영상이 나왔죠. 페트라 벤지가 독백하는 내용인데 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나지만,

수호자들은 리븐을 죽이고 그녀의 심장을 뜯어냈다.

하지만 아함카라는 죽음을 초월했다.

그들은 욕망을 현실로 만들어낸다.

심지어 그들이 뼈와 먼지로만 남아있다고 해도.

리븐이 마지막 소원을 빌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마지막 저주를.


대충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리븐은 죽었지만 장비가 되어서..? 그 저주를 오히려 꿈의 도시 전체에 퍼트리고 만거죠. (몽상세트의 리븐의 저주에 이런 의미가..)

결국 저주는 더 악화되고 사바툰의 딸인 'Dul Incaru'가 꿈의 도시에 직접 나타나게 됩니다. (조각난 왕관 보스)



대충 여기까지가 지금 데스티니의 스토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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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을 조금 추가할게요

수호자들은 굴복자가 된 테키언을 정화하고 리븐을 처치하지만 리븐의 저주는 오히려 더 심해집니다.

여왕의 분노인 페트라 벤지는 저주의 근원이 눈 먼 우물 너머 여왕의 승천 차원 가장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저주가 가장 심해진 3주차에 여왕의 승천차원 (조각난 왕관) 에 들어간 수호자들은 가장 깊은 곳에서 사바툰의 딸인 Dul Incaru를 만나고 잡게되는데, 4주차에 저주는 해결되지 않고 첫 1~3주차에 일어났던 일들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이번주가 5주차이고 다음주에 6주차로 다시 저주가 최대로 진행된 주가 되는데, 아마 조각난 왕관 던전이 다시 열릴거고 들어가서 보스를 잡아보면 스토리가 더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