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도사, 국내외 스트리머들 평가 보면 분명 좋은 성능의 캐릭터입니다.
그러나 며칠 해보면서, 개인적으로는 미완성 캐릭터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음에도 적당히 갈무리해서 출시한 느낌입니다.

(1) 오행 상생의 순서가 왜 역순인가?
본래 오행 상생은 불 -> 땅 -> 쇠 -> 물 -> 나무 순서인데,
인게임서 오행 상생의 효과를 보려면 상기한 순서의 역순으로 스킬을 펼쳐야 합니다.
"도대체 왜?"... 이에 대한 설명이 없으니 역순의 당위성도 없고, 납득도 안되죠.

추가: 댓글에 "불 <-> 땅 <-> 쇠 <-> 물 <-> 나무끼리 상생이니 역순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아 첨언합니다.
이는 오행의 상생 관계를 다섯 요소가 서로 짝지어 상호작용하는 것으로만 보고, 
순서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오행 상생은 각 요소가 서로 돕거나 생성하는 고유한 순서가 있습니다. 
따라서 나무가 불을 일으키고, 그렇게 타오른 불이 재로써 땅을 만들고, 그렇게 비옥해진 땅에서 쇠가 탄생하고,
그 쇠에서 물이 맺히고, 맺혀진 물이 나무를 키웁니다. (또다시 그 나무가 불을 일으키고... 반복)
각각의 요소가 두 개씩 짝을 지어 상호작용할 수는 있지만, 
오행 상생은 반드시 고유한 순서를 따릅니다. 상생 관계는 단순히 서로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순서를 통해 서로를 돕고 생성하는 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이 핵심입니다.

(2) 소환수는 왜 금빛 호랑이인가?
도교의 4신수는 청룡(나무), 백호(쇠), 주작(불), 현무(물)가 있으며,
'땅'에 해당하는 신수가 특별히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굳이 특정하자면 땅 위를 밟고 있는 '인간'이 '땅'에 대응됩니다.
그렇기에 인간을 제외한 나머지 4신수가 각각 동서남북을 대표하고,
중원(중앙)의 인간이 중앙을 대표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각성 도사는 인간으로서 땅을 나타내는 노란색 옷을 입고 있으며,
기본 스킬 이펙트가 노란색이고, 도사의 각성 의상 디테일을 보면 
땅 원소만이 특별한 심볼을 갖고 중앙을 상징합니다.


검정색과 노란색이 섞인 철호는 백호도 아니며, 
검정색(물)을 나타내는 현무도 아니고, 
노란색(땅)을 나타내는 인간도 아닙니다.
사신수 중 그 무엇도 아닌 그저 '잡것'이라는 거죠.
그런데 또 깃털구름의 변형 중에는 사신수 중 하나, 주작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정말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면 철호를 소환수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주작처럼, 백호/ 현무/ 청룡을 스킬 중간에 적절히 배치했어야 합니다.

예컨대 내려찍기에는 철호 대신 현무가 나온다든지(현무가 철호 대신 착지하며 물 이펙트가 솟는다든지),
선검농무에 철호 대신 청룡이 나온다든지(2타격 때 철호가 포효하는 대신 청룡이 포효한다든지),
기본 깃털구름에 철호 대신 백호가 나온다든지 등등. 그다지 어려운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여러 소환수를 모델링하기 귀찮아서, 이도저도 아닌 철호 하나로
대충 컨셉을 얼버무린 듯한 인상을 매우 강하게 받았습니다.

(3) 베일 구름에는 왜 봉이 등장하는가?
나무: 굽음, 나무: 곧음 기술에는 "선검을 덩굴로 엮어 봉으로 만든다"는 설명이 있고, 
실제로 기술 사용 시 선검의 무기 형태가 봉으로 변합니다. 한마디로 무기 변화에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베일 구름(무쿨 이동기, LB) 사용 중에는 왜 무기가 봉으로 변합니까?
베일 구름이 나무 또는 덩굴과 어떤 상관이 있죠? 
이펙트도 나무 이펙트는 전무하고 단지 황금빛 이펙트뿐입니다.
사족이지만, 봉에서 선검으로 무기가 다시 되돌아가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매우 어색합니다.
전승 때는 스킬 중 곰방대가 사라지거나 나타날 때 점멸 이펙트가 있어 전환이 자연스러웠으나
각성은 그런 거 없이 봉이 "뿅"하고 없어지고 선검이 "뿅"하고 나타납니다.
시각적인 완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부분입니다.

총평하건대, 최선을 다할 수 있었음에도 적당한 선에서, 적당한 수준으로 작업하여 출시한
미완성 캐릭터입니다. 물론 성능은 크게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그러나 성능은 영원하지 않고,
캐릭터의 컨셉과 비주얼은 반영구적이죠. 개발사의 게으름이 캐릭터의 완성도를 반감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