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매 해가 최악이라고 한 지도 제법 되었다. 마치 요 몇 년 사이의 날씨가 그렇듯이 계속 안 좋아질 뿐이다

이제와서 바로잡으려고 뭔가를 계속 해보지만

뭐 잘한 것 조차도 욕을 먹고, 못한 건 당연히 욕을 먹는 지경이다.







생명체는 뭔가를 먹어야한다. 

이를 테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필요한 무기영양소 같은 것 들.

이걸 균형있게 먹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냥 입에 잘 맞는 것을 많이 먹기만 하면 그저 살이 찔 뿐이다.

바로 잡지 못하면 언젠가는 목숨까지도 위협할 살덩이만 불어난다.

너무 많이 불어났다 싶었을 때, 다시 되돌리려면 갈 길이 멀다.


게임도 이와 같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패치를 했어야만 했다.

제작자가 하고 싶은 패치.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 단순한 해결책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냥 달달하고 짜고, 맛있지만 살찌기 쉬운 음식만 고집하는 것과 같다.

그런거 그만 좀 먹이고 괜찮고 제대로된 음식을 먹이길 바랬지만

음식 솜씨가 문제였던 것인지 매번 정크푸드만 나왔다.




그게 몇 년에 걸쳐서 여기까지 온 

지금 검은 사막은 고도비만일까.

바로잡으려면 이제 살을 빼고 몸을 만들어야 할 텐데

입에 맞는 음식만 고집하던 펄없이 그걸 이제와서 할 수 있을까


흔히 농담삼아 하는 말이 있다.

그냥 인생 리셋하는게 빠르겠다.

그냥 죽었다고 치고 다시 시작하는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언제 죽냐-라는 생각도 스친다.

사실 이미 죽은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그 죽은 시체 위에서 아무 의미 없는 접속만 반복해온 걸까

접속 안한지도 제법 되었다. 제법 애정을 가진 게임이고 캐릭인데

죽은 것 같은 공허함을 마주하는게 힘들다.




죽어버린 시체에서도 꽃은 필까. 

시체 위에 놓일 꽃이 차라리 거기서 피어난 꽃이길 바랜다.

누군가 지나가다가 조의를 표하며 놓은 꽃 만은 아니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