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우새
2024-09-15 00:22
조회: 826
추천: 1
죽어버린 시체에서도 꽃은 필까매 시즌 매 해가 최악이라고 한 지도 제법 되었다. 마치 요 몇 년 사이의 날씨가 그렇듯이 계속 안 좋아질 뿐이다
이제와서 바로잡으려고 뭔가를 계속 해보지만 뭐 잘한 것 조차도 욕을 먹고, 못한 건 당연히 욕을 먹는 지경이다. 생명체는 뭔가를 먹어야한다. 이를 테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필요한 무기영양소 같은 것 들. 이걸 균형있게 먹는 것은 중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냥 입에 잘 맞는 것을 많이 먹기만 하면 그저 살이 찔 뿐이다. 바로 잡지 못하면 언젠가는 목숨까지도 위협할 살덩이만 불어난다. 너무 많이 불어났다 싶었을 때, 다시 되돌리려면 갈 길이 멀다. 게임도 이와 같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패치를 했어야만 했다. 제작자가 하고 싶은 패치. 손쉽게 할 수 있는 것들. 단순한 해결책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냥 달달하고 짜고, 맛있지만 살찌기 쉬운 음식만 고집하는 것과 같다. 그런거 그만 좀 먹이고 괜찮고 제대로된 음식을 먹이길 바랬지만 음식 솜씨가 문제였던 것인지 매번 정크푸드만 나왔다. 그게 몇 년에 걸쳐서 여기까지 온 지금 검은 사막은 고도비만일까. 바로잡으려면 이제 살을 빼고 몸을 만들어야 할 텐데 입에 맞는 음식만 고집하던 펄없이 그걸 이제와서 할 수 있을까 흔히 농담삼아 하는 말이 있다. 그냥 인생 리셋하는게 빠르겠다. 그냥 죽었다고 치고 다시 시작하는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언제 죽냐-라는 생각도 스친다. 사실 이미 죽은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그 죽은 시체 위에서 아무 의미 없는 접속만 반복해온 걸까 접속 안한지도 제법 되었다. 제법 애정을 가진 게임이고 캐릭인데 죽은 것 같은 공허함을 마주하는게 힘들다. 죽어버린 시체에서도 꽃은 필까. 시체 위에 놓일 꽃이 차라리 거기서 피어난 꽃이길 바랜다. 누군가 지나가다가 조의를 표하며 놓은 꽃 만은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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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우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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