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 전원이 1레벨부터 다시? 몇 달전 각 와우 게시판에서는 듀로탄 서버에서 1레벨로 구성된 The United Clans of ReX (이하 REX) 길드가 발견되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REX 길드는 국내 최초로 네파리안 공략에 성공하여 상당한 유명세를 떨친 길드다. 그 사실에 대한 REX 길드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그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유저들은 극악의 인구비율을 가진 드레노어 서버 때문에 듀로탄 서버에로 단체 이주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었다. 어제 기자는 지인으로부터 다소 충격적인 소식을 다시 한번 들을 수 있었는데, 와우 클로즈 베타 시절부터 전쟁길드로 이름을 널리 알린 Savage Storm 길드가 노르간논에서 1레벨부터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이었다. 확장팩 출시가 1달 여쯤 남은 이 시점에서 드레노어 서버의 Savage Storm 길드가 왜 2년동안 플레이해왔던 소중한 캐릭터와 아이템, 인맥을 포기한채 노르간논 서버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출발 해야만 했는지, 직접 노르간논 서버로 날아가 Savage Storm 길드원들을 만나보았다. 일단 The Savege Storm 길드 소개를 부탁한다. The Savege storm 길드 (이하 SS길드)는 2004년 6월 와우 클로즈베타 테스트 때 결성되어 클로베타와 오픈베타 초기, 아즈샤라 서버에서 전쟁길드 위주의 성격으로 길드활동을 했었고, 그 것으로 유명했던 길드다. 오픈베타 이후, 필드 전쟁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점자 멀어졌기 때문에, 자연히 길드도 레이드 위주의 활동을 하게 되었으나, 당시 아즈샤라 서버는 레이드에 적합하지 못했다. 엄청난 렉현상과 1000명이 훌쩍 넘는 대기자로 인해 사실상 레이드 진행이 불가능 할 정도였다. 그래서 2005년 8월에 블리자드가 권유한 좋은 환경에서의 레이드를 해보고자 그 들의 이주 정책에 참여했고, 2005년 9월부터 드레노어 서버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블리자드로부터 특별한 혜택이나 지원책이 있었나? 대기자가 없다는 것과 초기 휴식경험치 100% 보너스를 빼고는 특별한 혜택이 없었다. 초기에는 SS길드를 포함해서 유명세를 탄 몇몇 길드가 이주하면서 드레노어 서버의 호드 인구가 늘어나는 듯 했지만, 현재는 총 인구가 300명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레이드 컨텐츠를 즐기기 위한 필수조건인 인원충원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레이드 공략 진도도 느려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의 인원 이탈, 다시 충원을 해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SS길드는 레이드 뿐만 아니라 필드전쟁도 즐긴다는 것이 모토인데, 1:5, 1:8 이런식의 인구비율 서버에서는 레이드 뿐만 아니라 다른 와우의 어떠한 컨텐츠도 제대로 즐기기 힘들었다. 1년 반이 넘도록 끝까지 블리자드를 믿고 기다려왔고, 그리고 확장팩에서의 25인 공격대 인던 소식도 들었지만, SS길드가 오직 레이드를 위한 길드가 아니기 때문에 과감하게 노르가논 서버에서 1레벨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이전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가장 큰 이유는 극악의 서버 인구 비율로 인해 길드가 원하는 컨텐츠를 즐길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즐길 수 없더라도 앞으로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다면 이주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이주 정책에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었고, 기대를 해봤자 길드만 손해 볼 것 같아 확장팩 이전에 아예 이전 해버리고 확장팩부터 제대로 즐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드레노어 서버에서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글쎄.. 항상 기억에 남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특별히 한가지를 고르기 어렵다. 최근 레이드를 하기 위해 안퀴라즈로 진입하는 도중, 얼라이언스 공격대를 만나 치열한 전쟁을 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두 배가 넘는 인원을 상대로 전멸과 전멸시키기를 반복했지만, 레이드 시간과 절대적인 공격대 인원부족으로 인해 결국, SS길드에게 있을 수 없는 시체끌기를 통해 인던을 진입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다. 이전결정을 내리기 까지 길드 내부의 반대는 없었나? 처음 이전 결정을 내리기 전에 투표를 해서 찬성이 절반을 넘으면 시행하겠다고 했다. 사실 내 생각은 70% 이상이 찬성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약 52%의 찬성표가 나와 당혹스러웠다. 반대표를 던진 길드원들은 "도망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끝까지 남아 싸우겠다." 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새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과 저항아이템의 준비 등의 여러가지 난관들도 가볍게 볼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몇 달 전에 듀로탄으로 이전한 렉스길드도 일부 다시 드레노어로 복귀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일부 길드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확장팩 이후에는 어차피 현재의 레이드 아이템들이 크게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영진은 끝까지 이전 결정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 1레벨부터 새로 육성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텐데... 사실 이번 결정에서 기존 길드원이 중도 포기하는 사태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었고, 운영진들은 그 것을 방지하는 것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주 후에 놀랐던 점은 노르간논 서버의 유저들이 너무나 환대를 해준다는 것이다. 이전 결정이 난 후 접속 하자마자 많은 유저들이 귓말로 지원을 약속해왔고, 수십, 수백 골드의 지원금과 수십 개의 가방을 보내주기도 했다. 그래서 SS길드는 지금 아주 즐겁게 게임을 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도움을 준 노르간논 유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의 SS 길드 목표는 무엇인가? 1차적으로는 확장팩 출시 전까지 기존의 길드규모를 유지하는 것이며, 2차적으로는 노르간논 서버 최고의 전쟁길드가 되는 것이다. 그 후, 레이드에서도 국내 최고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그들은 아직도 꿈을 가지고 있지만.. 클로즈베타 시절 부터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길드를 유지하며 와우를 플레이해 왔지만, 그 들은 어쩔 수 없이 서버 이전이라는 힘든 결정을 내려야먄 했다. 그 것도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 이전이며 캐릭터 자체의 이전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 캐릭터는 봉인한채로 1레벨의 새로운 캐릭터를 시작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큰 꿈을 가지고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얼라이언스와 호드라는 두개의 진영으로 나뉜 게임의 설정은 이미 2년전 와우가 오픈 베타에 들어가기 전부터 인구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낳았었고, 그리고 그것은 어김없이 현실로 다가와 오랜 시간 유저들을 괴롭히는 문제로 남고 있다. 오죽했으면, 블러드 엘프가 호드 진영에 합류함으로써 인구 비율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확장팩이 나오기 몇달 전부터 유저들 사이에 떠돌고 있었을까 ... 진영 자체를 유저들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기에 자칫하면 인구 비율이 한꺼번에 붕괴될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두개의 진영으로 나뉜 게임 자체가 지닌 숙명이기도 하다. 개발사에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할지라도 한번 붕괴된 인구 비율을 다시 맞춘다는 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게임을 하는 유저의 입장에서도 1:5 의 인구 비율을 보이는 서버를 찾아가 거기에다가 일부러 1 을 선택해 플레이를 한다는 것 역시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버 이전, 강제 이주, 혹은 신서버 개설 등등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애초에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인구수가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는 적정한 인구 비율의 축 서버도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인구 비율이 심각하게 무너진 저주 서버도 있을 수 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SS 길드의 유저들이 서버 이전 등 게임사를 믿고 기대하며 기다려온 오랜 시간과 그리고 그 오랜 시간동안 SS 길드와 함께 한 정든 언데드와 타우렌과 오크와 트롤이 결국은 그 기대와 믿음에 대한 허무함만을 안은 채 과거속으로 사라진다는 것. 불타는 성전에 대한 기대감을 한편으로는 품어볼 수도 있을 터이나, 1:5 의 서버에 일부러 찾아가 블러드 엘프를 키울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어찌되었거나 유저가 돈을 내고 게임을 하는 유료 서비스인 이상 게임사가 풀어야 할 숙제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불타는 성전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지금, 블리자드가 블러드 엘프만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 ||
WOW Inven - Vito
(Vito@inven.co.kr)
(Vit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