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스타는 위기라면 위기였다. 매년 넥슨과 함께 가장 높은 주목을 받아왔던 엔씨소프트가 불참했다. 이어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게임 퍼블리셔들까지도 올해 지스타는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이러한 불참 선언들은 중독법 논란과 어우러져 움츠러든 게임업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부스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비즈니스 상담이 주로 진행되는 B2B관은 예년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 게다가 올해 급성장한 모바일 시장의 주인공들도 대부분 B2B에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국내파의 볼거리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희소식이라고 한다면 해외파의 볼거리가 확연히 늘었다는 것이다. 바로 얼마 전 개최되었던 '블리즈컨 2013'의 주인공들이 오롯이 지스타에 참전한다. 또한, 다음에서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역작 '플래닛사이드2'를 출전시키고 워게이밍이 '월드오브탱크 블리츠'를 닌텐도가 '몬스터헌터4'를 앞세워 지스타를 빛낼 예정이다.
국내파도 메이져업체의 참가 부재가 아쉽지만 한방은 있다. 작년에 공개돼 주목을 받았던 넥슨의 '페리아 연대기(프로젝트 NT)'도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은 2013년 하반기 이슈메이커인 '검은 사막'을 필두로 온네트의 '위닝펏', 앞서 설명한 '플래닛사이드2'를 출전시키며 국내파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외 '킹덤언더파이어2', '와일드 버스터'와 같은 반가운 얼굴들도 함께할 예정이며, 깜짝 다크호스로 관심을 모은 엠게임의 프린세스메이커도 주요 관심작 중 하나다.
오는 14일부터 유저들에게 공개되는 '지스타 2013'의 주요 작품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외 주목 포인트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확인해보자.
■ 지스타 2013 B2C관 전체 지도
가장 좌측에는 블리자드 부스가 배치되어 있고, 반대편에는 모바일 게임사가 집결된 모나와 부스가 위치했다. 두 부스가 올해 지스타에서 가장 큰 규모를 보여준다. 또한, 빅 카드를 한 장 이상씩 쥐고 있는 넥슨과 다음이 상부에 위치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킹덤언더파이어2'를 필두로 지스타에 입성한 블루사이드, 매니아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퍼즐앤드래곤'의 네오사이언은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자리했다. 블리자드 부스와 보드게임과 사이에는 '몬스터헌터4' 한글 버전을 장전한 닌텐도가, 아케이드관 너머에는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꺼내든 소니 부스가 자리잡고 있다. 이외에도 누리스타덕스, 워게이밍, 한국콘텐츠진흥원등의 부스가 위치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 지스타 2013 주요 출품작
AOS에서 느껴지는 블리자드의 맛-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LOL과 같은 장르의 게임이다. 일단 공식 플레이영상이 블리즈컨 2013에서 공개된 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국내 게이머에게 선보여진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 하다.
외형은 기존 AOS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속은 블리자드 특유의 대중적 고민이 가득 녹아 있다. 블리자드 프랜차이즈에서 대중적인 영웅들을 채택하였다는 부분, 20분 이내의 짧은 경기 시간은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 갖는 경쟁력이다.
LOL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절반 가까이 점령한 상태다. 여기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성공 여부를 함부로 점칠 수는 없다. 넥슨의 '도타2'와 함께 e스포츠의 차세대 주자로 성장하게 될 지는 지스타 2013 현장에서 가늠해 보도록 하자.
클래식의 재미, 얼마나 돌아왔을까-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는 이미 블리즈컨 2013을 통해 전반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지스타 2013에선 이 게임을 직접 시연 가능하다. 그것만으로도 주목 가치가 있다.
포인트는 신규 캐릭터 '성전사'의 개성이다. 또 클래식 디아블로 특유의 느낌을 어느 정도 구현했는지도 눈여겨 볼 만 하다.
한편, 블리자드는 지난 9월, '디아블로3'의 경매장 시스템을 삭제키로 결정했다. 디아블로3 특유의 게임플레이를 해당 시스템이 방해한다는 게 이유다.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유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는 이후 새롭게 등장할 대체 시스템에 기대를 걸었다.
지스타에 출품되는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는 해당 정보가 알려진 뒤 유저들의 평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무대다. 2014년 출시될 본 확장팩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현장에서 확인 가능하다.
2세대 판타지 라이프 가동?- 페리아 연대기
'페리아 연대기'는 '프로젝트 NT'라는 이름으로 사전에 알려진 바 있다. 이 작품은 작년 지스타에서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자체 개발 엔진으로 빚어낸 셀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마비노기'와 지향점이 유사해 보인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리고 이 부분 덕에 유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후 유저가 직접 지형을 설계하고 건물을 짓는 등의 요소가 추가로 공개됐다. 넥슨은 이것을 '유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MMORPG'라 전하고 있다.
이번 지스타 기간에는 '페리아 연대기'의 신규 콘텐츠가 담겨진 영상이 공개된다. 또, 메인 무대 측면에는 게임 캐릭터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포토존도 별도 운영될 예정이다.
넥슨표 거대 프로모션 행사의 집결지- 도타2
넥슨이 이번 지스타에 많은 공을 들이는 작품이다. '도타2'는 지난 26일 국내 정식 서비스를 선포했다. 지스타 기간에는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다. 차세대 e스포츠 종목으로서 보다 확실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현재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넥슨은 '도타2'부스를 메인으로 두었다. 기타 게임 이벤트는 '스페셜 매치존'에서 별도로 진행된다.
'도타2'부스는 첫날인 14일, 'BJ 올스타매치'를 시작으로 매일 새로운 경기가 배치됐다. 특히 세계 최강의 도타 팀을 초청해 진행되는 '넥슨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는 놓쳐서는 안될 핵심 포인트. 도타2 세계 최고수들의 플레이를 바로 눈 앞에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넥슨은 NSL 리그에서도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며, 보다 친근한 e스포츠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지스타 현장 역시 풍성한 유저 보상 전략을 들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MMORPG의 핵- 검은 사막
한 차례 CBT를 통해 유저들을 만난 '검은 사막'이 지스타 무대를 밟는다. 준비도 많이 했다. 퍼블리셔인 다음은 지스타 현장에서 콜로세움 PVP 이벤트로 '검은 사막'이 가진 강렬한 전투 콘텐츠를 선보이게 된다.
사전에 개최된 '다음 지스타 라인업 발표회'에 선 김대일 PD는 "하우징 시스템 강화, 새로운 스킬 추가 등을 앞두고 있다"며, "지난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 안정성과 핵심적인 재미 요소들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고 언급했다. 이번 지스타에서 그 부분을 확인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 요소가 될 듯 보인다.
'검은 사막'은 이번 지스타를 위해 총 50여 대의 PC를 설치했다. 2013년 하반기 가장 큰 이슈를 끄는 MMORPG 중 하나인 만큼, 지스타 참가 관객이라면 놓치지 않고 플레이해 보기를 바란다.
다음이 숨겨놓은 비장의 카드- 플래닛사이드2
'플래닛사이드2'는 다음이 비밀리에 퍼블리싱을 추진한 작품이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이 작품은 작년에 출시되었다. 즉, 해외에서는 이미 출시 상태이며 현지에서의 평가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 공간 내에서 2,000명의 게이머들이 실시간 전투를 펼친다는 점이 첫 번째 특징, 전투가 FPS 방식이라는 게 두 번째 특징이다. 또, 자체 개발한 포지라이트 엔진을 이용하여 보병, 기갑, 공중전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다음 측은 '플래닛사이드2'의 완벽한 현지화 및 한글화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사전에 알린 바 있다. 이번 지스타 2013 현장에서 한글 버전의 '플래닛사이드2'를 시연 버전이 출품된다. 아울러 첫 번째 비공개 테스트는 2014년 상반기에 진행된다.
한글로 즐기는 헌팅 액션의 정수- 몬스터헌터4
대표적인 헌팅 액션 게임 '몬스터헌터4'가 닌텐도 부스를 통해 한국 유저들을 만난다. 한국닌텐도는 지스타 현장에 '몬스터헌터4' 체험존을 마련해 3DS 및 3DS XL로 유저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는 지난 10월 5일, 인터뷰를 통해 '몬스터헌터4'의 상세 정보를 알린 바 있다. 그는 "몬스터헌터4는 지형의 높이 차이를 이용한 전투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토리모드에 포커스를 맞추고 개발했다. 물론 한글이니 한국 유저분들도 재미있게 플레이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닌텐도 측은 "이번 지스타에서 몬스터헌터4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이미 출시된 작품이지만 휴대용 플랫폼 최초의 한글화 된 시리즈인 만큼 반드시 체험해 보기를 권했다.
다음 CBT는 언제인가요- 킹덤언더파이어2
대규모 부대전투가 특징인 '킹덤언더파이어2'의 시연 버전이 블루사이드 부스에 배치된다. 플레이어는 액션성이 강조된 '방패 요새 마을 미션',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한 '빛나는 샘' 미션을 체험할 수 있다.
개발사 블루사이드 부스는 총 30부스 규모에 40여 대의 시역석이 준비되었다. 김세정 대표이사는 "글로벌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이번 지스타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블루사이드는 자사의 부스를 방문한 유저들에게 '킹덤언더파이어2'를 소재로 한 다양한 기념품도 증정할 예정이다.
밀리터리 SF로 느끼는 전투의 손 맛- 와일드버스터
베테랑 개발자들이 3년 여에 걸쳐 제작 중인 SF MMORPG '와일드버스터'가 지스타 현장에서 최신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와일드버스터'는 MMORPG의 육성과 커뮤니티 요소에 액션과 컨트롤을 결합시킨 부분이 특징이다. 시점 및 전투 방식은 '디아블로' 시리즈와 유사하다. 하지만 게임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워낙 독특해 아류작스러운 분위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개발사 누리스타덕스는 이번 지스타 시연을 통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연 버전을 통해 어느 수준까지 완성되었는지는 충분히 유추 가능할 것으로 짐작된다.
버스, 지하철에서 즐기는 전차전- 월드오브탱크: 블리츠
국내에서 성공하리 어려운 장르였다. 그럼에도 불구,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입지를 다진 '월드오브탱크'가 지스타에 등장한다. 단, 이번에 주목할 작품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월드오브탱크: 블리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게이밍 최초의 모바일 플랫폼 게임인 '월드오브탱크: 블리츠'는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즉,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도 구동 가능하다는 뜻. 이로써 플레이어는 20세기 중반의 전차전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지스타 현장에는 워게이밍의 '빅터 키슬리' 대표가 직접 참석해 정보를 공개한다.
워게이밍 부스에서는 '월드오브탱크: 블리츠'의 시연 버전을 배치함과 동시에 다양한 부대 행사도 준비되었다. 팬서비스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가진 워게이밍이니만큼 이번 지스타도 기대해 봄 직 하다.
■ 지스타 2013, 이것만은 체크하자!
- 중독법 반대 서명,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진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 요즘 게임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당연히 게임업계 종사자 및 유저들은 강력하게 반대했고,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가 시작한 중독법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 참가자는 2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지스타에서도 서명운동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다. 협회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이어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인 지스타 현장에서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해 중독법 반대의 목소리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한편, 지스타 참가업체인 넥슨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넷마블, 위메이드 NHN엔터테인먼트 등 K-IDEA 소속 90여 개 회원사들도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반대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지스타 현장에서 어느정도 효과를 거둘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 도타2 슈퍼매치, 검은사막 콜로세움 PVP 등 참여, 관람형 이벤트 풍성!
이번 지스타의 주목 포인트는 미공개 신작 게임 뿐만 아니다.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거나 인기 플레이어의 경기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먼저 다음의 '검은 사막'은 비공개 테스트에는 없었던 원형 경기장에서의 4대4 PVP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스에는 50여대의 PC도 배치되었다. '검은 사막'이 보유한 액션성을 유감없이 끌어내기에 충분한 행사로 보여진다. 단순히 스킬을 순서대로 누르는 것을 넘어 감각적인 전투를 즐기는 유저라면 참여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넥슨은 도타2를 필두로 세웠다. 나머지 두 작품이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도타2를 위해 희생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전세계 최강의 도타2 팀을 초청해 '넥슨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를 지스타 기간 내내 선보일 예정이다. 시간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로 결정되었으며 참가 팀은 'The Alliance', 'fOu', 'DK'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