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보다 더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게임이 있을까요?


2007년 5월 28일 오픈베타를 시작했던 라그나로크2. 그 당시 최대 팬사이트였던 라그나로크2 인벤에 하루에만 10만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접속했을 정도로 유저들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유명 포탈사이트의 실시간 검색 순위에 등극한 것은 물론이며, 수많은 게임 커뮤니티가 라그나로크2에 대한 이야기로 거의 도배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지 나지 않아 서버 불안정와 치명적인 버그 문제로 유저들은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고, 결국 심각한 컨텐츠 부족 문제와 운영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200명이 참가한 인벤 유저 평점 코너의 점수가 10점 만점에 1.9점을 기록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그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신작들이 하나 둘씩 출시되는 동안 라그나로크2는 역사 속으로 잊혀져가는 게임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2의 리뉴얼 계획을 이전부터 발표하긴 했지만, 2007년 오픈베타때의 충격도 충격이거니와 시간도 너무 흘렀기 때문에 큰 이슈는 끌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7월 1일 그라비티는 깜짝 보도자료를 보내 라그나로크2의 리뉴얼 버전인 '라그나로크 온라인2: 레전드 오브 더 세컨드'의 티저사이트를 오픈했으며 오는 8월 31일 1차 CBT를 시작한다는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이전 라그나로크2의 좋지 않았던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전직시스템과 카드시스템 등 라그나로크1의 시스템을 대거 수용하여 진정한 환골탈태를 보여주겠다는 라그나로크2. 이에 인벤에서는 그라비티에서 라그나로크2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전진수 이사를 직접 만나 궁금증을 해소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과연 얼마나 바꼈을까요?



▲ 라그나로크2 티저사이트 [링크]




= 라그나로크2 티저사이트를 보니 전작 라그나로크1의 시스템을 대부분 승계한다고 되어 있다.

2007년에 오픈했던 라그나로크2의 성장 개념이 상당히 모호했다. 라그나로크 원래의 특징인 성장의 다양성이 희석되면서, 단순하게 획일화 될 수 있는 여지도 많았다. 전작이 그랬던 것처럼 굉장히 많은 직업군의 특색을 잘 살리고 싶었다. 그래야 전작을 플레이했던 유저들도 접근하기가 쉽고, 신규 유저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5개 클래스로 시작해서 이후에는 전작처럼 2차 전직, 3차 전직도 구현할 생각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오픈베타 때는 2차 전직이 우선 구현되고 상용화하면서 3차 전직이 도입될 듯 하다. 그렇다고 해도 전작처럼 '2-1차, 2-2차' 이런식으로 복잡하게 가지는 않을 생각이다.




= 전작의 생활직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전작인 라그나로크를 해본 유저라면 몰라도 새로 라그나로크 2를 접하는 유저들에게는 대장장이인 블랙스미스가 전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할 수 있기에 전작의 그런 부분을 개선하면서, 하나의 캐릭터가 전투직업과 생활직업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재 총 8종의 생활직업을 개발 중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가 높은 생활직업 4종을 오픈베타까지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 오픈베타 때 구현된다는 4종의 생활직업이 어떤 것들인가?

대장장이, 연금술사, 재봉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은 공개하지 못하는 하나가 있다.



= 새롭게 바뀐 라그나로크2의 티저사이트를 본 유저들이 '라그나로크1의 3D화를 추구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그건 아니다. 전작을 했던 유저들이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전작의 분위기와 스토리라인은 유지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두 게임의 성격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게임 내 그래픽의 변화는 없나? 라그나로크2가 처음 오픈베타를 했을 당시 호불호가 갈렸었다.

완전히 바꼈다. 현재 티저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캐릭터 일러스트의 그 느낌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라그나로크 원작 만화의 이명진 작가가 계속해서 함께 작업 중이다. 색깔 하나 하나까지 지정해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캐릭터 디자인의 스타일이나 느낌, 그리고 전체 세계관의 구성까지 많은 부분을 이명진 작가가 관여하고 있다. 최대한 라그적인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 라그나로크2에 등장한다는 '직조 시스템'이 궁금하다.

특정 생활 직업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라그나로크2 유저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MMORPG에서 복장을 커스터마이징 할 때는 염색 정도하는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직조시스템은 각 파트의 색깔부터 무늬까지 세세하게 선택해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옷이라도 어떻게 직조시스템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프리셋을 마련해서 유저들이 직접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특정 생활직업, 예를 들어 재봉사 같은 경우는 뭔가 특별한 기능을 더 할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유저 컨테스트도 개최해서 어떤 유저가 정말 괜찮은 디자인을 들고 나와 우승까지 한다면, 그 디자인의 복장을 전체 유저에게 배포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도 가지고 있다. 단, 철로 만들어진 복장은 직조시스템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없다. 오직 천 재질의 복장만 가능하다.




▲ 라그나로크2 프론테라 기사대장의 일러스트 이미지




= 그러면 철 방어구를 입는 유저들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사실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철 방어구를 염색하고 무늬를 자유롭게 새긴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라그나로크2에서는 전투할 때와 커뮤니티 활동할 때 따로 복장을 지정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할 때 복장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보고 그렇게 결정했다.



= 티저사이트를 통해 카드시스템이 등장할 것을 예고했다. 라그나로크1의 경우 극악의 드랍율로 악명이 높았는데, 혹시 똑같이 100만 분의 1 수준인가?

아니다. (웃음) 노력만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려고 했다. 심한 반복노동은 지양할 생각이다. 전작처럼 카드로 방어구를 강화하고, 카드로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 카드를 통한 미니게임도 가능한 만큼 전작처럼 라그나로크2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라그나로크2가 첫 오픈했을 때 선보였던 '무기 성장', '멀티직업', '오오제' 같은 시스템도 등장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 라그나로크2가 개발팀 구성은 어떻게 되나? 첫 오픈때 개발했던 인력도 남아있나?

원년 멤버는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현재 개발팀 인원 62명 대부분이 새로 왔다.



▲ 3D로 재탄생한 몬스터, 포링




= 라그나로크2가 첫 출시 되었을 때 해외수출에 대한 소식이 많았다. 그 동안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도 유효한가?

파트너사들이 믿고 기다려주는 중이다. 작년 10월부터는 라그나로크2가 새롭게 개발되는 과정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동영상도 보여줬고, 지난 4월에 사내테스트한 결과를 파트너사들에게도 공개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도 줬다.

많은 의견을 준다. 자신의 나라에 맞는 컨텐츠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많다. 원활한 해외서비스를 위해서는 각 나라의 특성에 맞는 컨텐츠를 준비하는 것을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개발초기부터 이런 것을 차곡차곡 준비해 왔었다.




= 중국의 샨다와 공동개발으로 라그나로크 웹게임도 준비한다고 들었다.

올해 말 혹는 내년 초쯤에는 윤곽이 잡힐 것 같다. 원래 일정은 6월 오픈베타라고 들었는데 그 전에 클베를 한번 하지 않겠나. 국내 서비스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들었다. 참고로, 라그나로크 웹게임에도 이명진 작가가 참가하고 있다.



= 라그나로크2가 처음 오픈했을 때 서버 불안정 문제와 버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었다.

이번에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오픈베타든 뭐든 하지 않을 생각이다. 최대한 서버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원래 본업이 서버프로그래머인만큼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바로 대처할 수 있게끔 서버 구조를 아예 새로 짰다.

특히, 초반에 몰리는 시작지역 같은 경우 어느 정도 크기를 갖췄고, 채널을 많이 두어 병목 현상이 없도록 했다. 또한, 항상 주변에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북적북적하면서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할 수 있도록 서버 인구에 맞는 최적의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론상으로는 렉 현상 없이 한 서버에 2만명 정도가 동시 접속할 수 있다고 본다.



= 그래픽 엔진은 예전처럼 언리얼 엔진2로 가나?

게임브리오 엔진으로 바꿨다. 사실 그라비티 게임에서 가장 많이 썼던 엔진이어서 다루기가 쉬웠고, 요구사양이 그렇게 높지 않아 수출에 용이하다. 라그나로크1이 전 세계 60여 개국에 서비스되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게임브리오 엔진이 그런 부분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 언리얼 엔진2로 제작되었던 예전의 라그나로크2




= 라그나로크2의 경우 게임과는 별도로 칸노 요코의 음악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었는데.

애초에 계약 기간을 5년으로 잡았기 때문에 아직도 몇 년 더 남아있다. 첫 오픈 때 이미 칸노 요코가 150곡에서 200곡 정도를 만들어서 그라비티에 전부 양도했었다. 현재, 그 곡들 중에서 게임 컨셉에 어울린다고 싶은 것들 위주로 선택해서 사용 중이며, 추가로 필요한 부분은 사운드팀에서 별도 제작하고 있다.



= 앞으로의 일정이 궁금하다.

8월 30일 1차 CBT를 진행하고 그 때 서버 안정성이 확실하게 검증된다면 이후 빠르게 오베를 가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절대로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개인적인 희망은 연내 오픈베타를 하는 것이지만, 과거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1차 CBT는 오픈하는 시간을 제한, 유저들을 한 장소에 몰리게 해 서버 과부하를 테스트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적인 성격이 강할 듯 하다.




▲ "안정화가 검증되지 않으면 오픈베타는 절대로 없습니다."




= CBT나 오픈베타때 공개되는 컨텐츠들은 어떤 것들인가.

CBT 때는 레벨 제한이 30, 오픈베타 때는 레벨제한이 50이 될 것이다. 오픈베타까지 대도시 3개, 필드 9개, 던전 3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베타 말이나 상용화 초기에는 PVP 컨텐츠인 길드전도 구현될 것이다.

게임 내 인터페이스도 최근 MMORPG 경향에 따라서 유저 편의를 강화한 스타일로 구성했다. 예를 들면 퀘스트 헬퍼가 있어서 유저들이 쉽게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라그나로크가 원래부터 PVP에 집중한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대신 커뮤니티 요소를 많이 신경썼다. 최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유행하는 시스템들도 상당 부분 고려했다.




= 새로운 라그나로크2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라그나로크2가 2007년 첫 오픈한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당시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고, 서비스에 있어서도 많은 부분 미흡 했습니다. 그 후 긴 시간이 흘렀지만 내부에서는 상당히 빠듯한 일정으로 개발에 전념해 왔고, 이제서야 그 결과물을 조심스레 유저분들께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티저사이트를 오픈한 이후 유저분들께 질책도 많이 받았습니다만, 응원의 메세지와 격려도 의외로 많이 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유저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함께 호흡하는 게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라그나로크2, 많은 응원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