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은 출시 당시에는 PC버전만 지원했지만, 모바일 버전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거리에서 플레이하기 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대회를 진행하는 것도 대폭 간소화되었다. 하스스톤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오프라인 정모라고 할 수 있는 "와글와글 하스스톤"이 쉽게 보급된 것도 이러한 편의성 강화가 큰 요소로 꼽힌다.

그런데 이 와글와글 하스스톤과 관련한 이슈가 터졌다. 우승자는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Hearhstone World Championship, HWC)의 지역 예선인 시즌 챔피언십 시드를 얻을 수 있는 와글와글 하스스톤 챔피언십 자격을 제공한다는 점과 대회 개최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승부/결과 조작 정황이 확인된 것.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이러한 조작 정황이 이미 지난해부터 진행되었다는 제보가 있어 인벤에서 확인해보았다.


■ 자유로운 개최가 가능, 하지만 허점도 그만큼?

와글와글 하스스톤은 당초엔 트레이딩 카드 게임(Trading Card Game, TCG)의 오프라인 정모 및 유저 대회의 성격을 가진 일종의 이벤트였다.

하지만 HWC 대회 체제가 정비됨에 따라 와글와글 하스스톤 우승자는 더 상위 대회인 와글와글 하스스톤 챔피언십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지고, 여기서 우승한 선수는 정규전이나 각종 대회에서 얻는 포인트와 별개로 HWC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선발전(통칭 APAC 대회) 예선에 나갈 권한을 얻게 된다. 비록 등급전이나 대회와 달리 별도의 포인트는 없지만, 복잡한 일정 문제나 등급전 상위 순위를 유지해야 하는 제약이 없어서 시간 제약이 많은 직장인, 학생에게는 와글와글 하스스톤에 참여하는 것이 HWC 대표를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된 셈이다.

특히, 2017년 첫 지역 대표 선발전인 동계 챔피언십에서는 와글와글 하스스톤 챔피언십의 상위 8명을 포인트 상위 64명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플레이오프 참가 자격을 주기 때문에 와글와글 하스스톤에서 우승하면 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 관련 포스트 : 와글와글 하스스톤 동계 챔피언십 예선전을 개최하세요!

▲ 카리브해 바하마에서 진행 예정인 2017 동계 챔피언십


물론 우승자가 남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16인 미만의 행사는 우승이 인정되지 않지만, 개최에 제한이 없고 블리자드가 주관하지 않는 행사는 참가자의 손에 관리가 맡겨지는 만큼 참가자끼리 짠다면 얼마든지 우승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취약점이 존재한다.

사실 행사가 등록되면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어서 참가자들의 노골적인 담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경기 결과를 주최자가 보고하기만 하면 결과가 반영되고, 지난 행사의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은 얼마든지 행사의 규모나 내용을 조작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 블리자드 공식이나 대규모 행사가 아니라면 관리의 한계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허점은 동계 챔피언십 참가와 관련된 작년 11월 30일 이후 진행된 와글와글 하스스톤 행사를 통해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 새벽 6시에 진행된 와글와글 대회? 결과 조작과 우승자 밀어주기 의혹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6년 12월 26일 신촌에서 진행된 와글와글 하스스톤 행사였다.

블리즈컨 이후 첫 지역 대표 선발전인 동계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12월부터 많은 선수가 와글와글 하스스톤 행사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12월 26일 행사도 여럿이 참가했지만, 예정 시각이던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주최자가 나타나지 않아 모였던 인원들은 행사가 무산되었다고 판단하고 해산했다.

이와 관련해 참가자 중 한 명은 블리자드 코리아에 행사에 대한 항의 문의를 보냈는데, "해당 행사는 결과 보고가 정상적으로 끝났다"라는 뜻밖의 답변을 받게 된 것이다. 해당 참가자를 더 당황스럽게 한 것은 대회의 결과였다. 대회 결과가 보고된 사이트에는 대회 진행 시각이 당일 오전 6시로 기록이 되어 있었고, 경기에 참여한 인원이 대부분 같은 팀에 속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정시에 진행되지 못한 행사인데 대회는 진행되었다?


이러한 이슈는 최근에도 일어났다. 지난 1월 12일과 13일 신촌에서 진행된 와글와글 하스스톤과 관련해 경기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선수가 대진에 기록되어 있거나, 사전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 시간보다 일찍 경기가 진행되어 행사 시각에 맞춰 방문한 인원이 경기할 수 없게 된 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13일 대회는 같은 팀 소속의 선수가 하위 라운드에서 만나지 않게 의도적으로 대진을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면서 논란이 한층 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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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진 조작 의혹을 사고 있던 1월 13일 행사


논란이 계속되자 1월 13일 행사의 개최자인 '콘칩킬러유명현' 유명현은 "행사 시각 변경은 인벤 게시판에 사전 공지했고 공식 홈페이지의 신청서 시각은 잘못 기재되었다. 하지만 조작은 아니다"라는 해명글을 남겼다. 그러나 하스스톤 프로팀 "콩두 파르두스"의 前 팀장이던 'KoreanFu' 서규원에 의해 "이러한 해명글은 거짓이며, 사전에 의도적으로 대회를 다수 개최해 동계 챔피언십 참가를 위한 우승 나눠 먹기 작업이었다"라는 폭로가 터져 나오면서 논란은 한층 끓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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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와글와글 하스스톤 행사 우승 조작의 주동자로 지목받은 대상이자, 12월 26일 대회의 우승자인 'ryuman' 한윤성은 하스스톤 인벤에 해당 대회는 실제 진행되지 않았고, 본인이 기록을 날조해 본인이 우승한 것으로 했다가 논란이 되자 블리자드에 요청해 지난 5일 우승 취소를 통보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을 작성해 많은 유저들의 질타를 받는 상황이다.


☞ 관련 게시물 : 류만 와글 사과글. by 류만


▲ 하스스톤 인벤에 우승 조작을 밝힌 한윤성의 게시물 中






와글와글 하스스톤을 우승한다고 해도 블리즈컨에 진출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와글와글 하스스톤 행사가 많이 열리면 많이 열릴수록 와글와글 하스스톤 챔피언십의 인원은 늘어나게 되는 만큼, 직접 포인트를 주는 정규전이나 여타 대회보다 가치가 낮은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달라진 동계 챔피언십 대표 선발 방식과 플레이오프로 직행 자리가 1개에서 8개로 늘어난 현 상황에서 "부정한 출발선"이 되는 와글와글 하스스톤 우승자 조작은 e스포츠 측면에서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임은 분명하다. 특히 블리자드는 이미 스타크래프트 1과 스타크래프트 2를 통해 승부조작의 악몽을 겪었던 만큼, 더욱 대중적인 게임인 하스스톤에서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더욱 타격이 클 수 있다.


▲ 지난 행사 결과나 장소/시간 변경 확인이 어려운 페이지도 개선 필요


HWC와 하스스톤 e스포츠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블리자드의 철저한 조사 및 실제 조작이 진행된 건에 대해선 주동자들에 대한 일벌백계가 필수이며, 향후 진행될 와글와글 하스스톤 행사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재검토 혹은 행사의 객관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