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브라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단편 애니메이션이나 인게임에서 들리는 한국판 솜브라의 시크하면서도 여유로운 느낌의 목소리는 특히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한국판 솜브라의 성우가 누구일까 하는 의문이 많았는데요. 이후 블리자드 공식 홈페이지의 성우 정보 공유를 통해 한국어판 솜브라의 목소리 담당이 김연우 성우인 것으로 밝혀지게 됩니다.
김연우 성우는 올해 3월에 모바일 게임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 귀엽고 애교있는 목소리로 화제가 되었던 '정월형 설이'로 인벤과 인터뷰를 가진 바 있었습니다. 그 후로 8개월이 지난 11월의 주말에, 이번에는 화제의 트릭스터 솜브라의 성우로서 다시금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 [ '아서님~ 아서님~!' 괴리성 밀리언아서 '정월형 설이' 성우 김연우 인터뷰 ] 기사 바로가기
▶ 김연우 성우는 누구?
대원방송 공채 4기 성우, 현재 프리랜서 2년차로 부드럽고 깨끗한 보이스에 연기폭이 넓은 성우
▶ 주요 출연작
애니메이션 '스마일 프리큐어' 中 '큐어 피스' 역
애니메이션 '링컨의 집에서 살아남기' 中 '린 라우드', '엄마' 역
영화 '어린 왕자' 中 '소녀' 역
영화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中 '쿠' 역
게임 '데드엔드' 99% 中 '고냥이' 역
게임 '괴리성 밀리언아서' 中 '정월형 설이'역
Q. 안녕하세요. 다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처음 뵙는 인벤 유저분들을 위해 간단한 인사와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인벤의 오버워치 유저 여러분, 저는 대원방송 4기 성우 김연우라고 합니다. 이번에 블리자드사의 게임 오버워치에서 솜브라 캐릭터의 한국어 목소리 더빙을 맡았습니다. 다시금 좋은 작품으로 인벤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Q. 인벤과는 지난 3월 인터뷰 이후 8개월만에 다시 진행하는 인터뷰인데요. 그때 인터뷰 반응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일단 귀엽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무척 감사했어요. 지난 3월에 했던 인터뷰가 괴리성 밀리언 아서의 정월형 설이 캐릭터 인터뷰였는데요, 사실 정월형 설이가 그 시즌에 나오고 난 뒤에는 그렇게 오랫동안 사용될 카드는 아니라고 들었어요. 그럼에도 인터뷰로 찾아주시고, 유저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만족스러운 인터뷰였던 것 같아요.
☞ [ '아서님~ 아서님~!' 괴리성 밀리언아서 '정월형 설이' 성우 김연우 인터뷰 ] 기사 바로가기
Q. 지난 인터뷰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나요?
인터뷰 자체에 아쉬운 부분은 딱히 없었는데, 그날 제 머리가 조금 더 정돈되었다면 어땠을까... 정도는 아쉬웠네요. (웃음)
사실 그때 인터뷰했던 괴리성 밀리언아서 담당 기자분이 제 친구여서, 인터뷰 내내 수다 떨면서 되게 편하게 인터뷰 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끝난 다음에는 인벤 사무실 구경도 시켜주셔서 또 좋았어요.
Q. 지난 인터뷰 이후에는 어떤 작품으로 활동을 해오셨을까요?
인터뷰 이후에는 '심쿵! 프리큐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이라'라는 미소년 악역 캐릭터를 맡았고요. 원펀맨 블루레이 더빙에서는 단역이라 이름은 안나오는데, 서유리 선배님 캐릭터를 되게 짝사랑하는 캐릭터 역할을 맡았어요.
또 카툰네트워크쪽 만화에서 '링컨의 집에서 살아남기'라는 작품을 했었어요. 여기에선 주인공으로 링컨이라는 소년이 나오는데 누나랑 여동생만 열명이 있어요. 저는 거기서 린이라는 캐릭터를 맡았었는데요. 여자 형제들이 전부 다 개성이 다양한데다, 양정화 선배님부터 시작해서 많은 선배님들이랑 함께 녹음을 할 수 있었어서 되게 좋았던 경험이었어요.
영화는 여름에 극장가에서 개봉한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이라는 작품에서 주연인 '쿠' 역할을 맡기도 했어요. 이 작품은 꽤 예전에 개봉을 했던 작품인데, 올해 여름에 더빙판으로 재개봉을 했거든요. 사실 어린이들 대상으로 나온 영화인데 어른들이 봤을 때 더욱 느끼는게 많은것 같은 영화라 개인적으로 즐겁게 녹음을 했었네요.
Q. 성우 이력을 살펴봤는데, PC/온라인 게임 쪽은 거의 없으셨던 것 같아요. 평소에 게임은 잘 즐기시는 편일까요?
저는 제가 나온 건 일단 다 하는 편이에요. 제가 원래는 게임을 그렇게 즐겨 하지는 않는데, 재미를 못느껴서라기보단 제가 게임을 잘 못해요... 그래도 모바일 쪽은 그나마 더 할만해서 좀 하는 편인데요. 제가 전속 시절에 맡았던 게임 중에선 '데드엔드 99%'나 '포츈 하모니' 같은 비쥬얼 노블 작품들은 핸드폰으로 받아다가 게임하면서 제 목소리나 선배님들 목소리 들어가면서 해보기도 했어요.
언제는 친구가 '붉은 보석 2'를 받아다가 저한테 가지고 와서는, 제 목소리가 나온다고 신기해 한 적도 있어요. 저는 거기서 격투가 역할을 맡았는데, 신기하다고 격투가 선택했을 때 나오는 음성을 계속 반복해서 들려주고 그러더라고요.
오버워치는 아직까지 해본 적이 없는데, 솜브라도 연기하게 됐으니까 이제 피씨방도 가고 그럴까 싶어요. (웃음) 성우극회 선후배분들은 오버워치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동아리처럼 모여서 플레이한다고들 하더라고요. 저도 거기에 끼어서 게임 좀 같이 해보고 싶습니다.
Q. 블리자드 사의 게임들에 대해서 원래부터 아셨나요?
스타크래프트라던가는 제가 플레이 안해도 옛날부터 워낙 유명한데다가 주변에서 많이 하니까 알고 있었어요. 옛날에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TV에서 게임 중계방송도 많이 하고 그랬잖아요? 그때는 잘 모르면서도 많이 보곤 했어요.
그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올 여름쯤에 판다렌 NPC들 더빙 작업이 있어서 알게 됐어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라인 게임이더라고요. 하스스톤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나온 게임이라는 것도 이때 알았죠. 하스스톤은 모바일 게임으로 워낙 유명한데다 이장원 선배님이나 다른 성우분들도 많이 참여해서 알고 있었고요.
Q. 솜브라 캐릭터의 성우 배역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요청이 들어오게 된건가요?
얼마 안되었어요. 한 두 달? 세 달? 녹음실에서 연락이 와서 가봤는데, 녹음실에 블리자드 관계자 분들이 와 계시더라고요. 블리자드에서 오버워치에 들어갈 성우를 구한다고 말씀을 해주셨었어요. 아마 녹음실에 있는 저희 샘플 녹음을 들으시고 불러주신것 같았어요.
Q. 그럼 블리자드와의 작업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일단 블리자드 관계자 분들이 되게 친절하셨어요. 저를 캐스팅 하시기 전에 제 블로그도 와보시고 저를 되게 많이 조사하시고 준비하셨더라고요. 녹음 할때도 연기 톤이나 스페인어쪽도 많이 지도해주시고, 전체적으로 되게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녹음 작업은 하루에 1~2시간씩 진행해서 총 나흘 정도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먼저 단편 애니메이션이랑 캐릭터 소개 영상을 끝내고 그 다음에 게임에 들어갈 부분을 녹음했어요. 아무래도 영상쪽에서 캐릭터가 잘 드러나니까 그걸 먼저 보고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연기하기가 더 편했어요.
Q. 오버워치 영웅 중 겐지 역할을 맡은 김혜성 성우의 후배이자 멘티라고 들었습니다. 솜브라 녹음에 앞서 김혜성 성우로부터의 조언이나 충고가 있었을까요?
사실 녹음 자체는 기밀이었어서, 선배님은 솜브라가 나오고 나서야 제가 작업했다는 사실을 아셨어요. 발표가 난 다음에 바로 전화로 축하한다고 연락이 왔었어요. 잘됐다던가, 연기 잘했다던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앞으로 잘 될 거라고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선배님이 나중에 본인 유튜브 채널에 솜브라 캐릭터를 체험하신 영상도 올리셨더라고요. 겐지 목소리로 솜브라 대사도 막 따라하시고 그러던데... (웃음)
Q. 솜브라라는 캐릭터를 처음 봤을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처음에 캐릭터 디자인이나 단편 애니메이션, 캐릭터 소개 영상을 먼저 봤어요. 영상을 다 보고 나니 '되게 멋있다'라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노출이 딱히 없는 복장인데도 되게 섹시한 느낌도 들고, 시크하기도 하고... 그전까지 많이 해왔던 귀엽거나 청순하거나 하는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가 아니라 자아가 굉장히 강하고, 주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솜브라의 능력들도 되게 신기했어요. 단편 애니메이션 '잠입'에서 솜브라의 기술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기계들을 해킹하거나, 순간이동도 하고, 투명화도 하고 그러는데 이게 실제로 게임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이라고 하시니까 또 정월형 설이 때처럼 엄청 센 캐릭터를 맡게 되었구나 싶었죠.
영상을 다 보고 났을 땐 되게 멋있다고만 느껴졌어요. 시크한 멋이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장난기있고 여유롭기까지 한 거에요. 정말 저랑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웃음) 그래도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제가 성우 일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는게, 저랑 정말 다른 캐릭터들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런 캐릭터를 맡으면 되게 카타르시스를 느껴서 좋은것 같아요.
Q. 그러고보니 그간 맡으신 캐릭터들과 솜브라는 느낌이 꽤 다르네요.
그렇죠. 악역도 많이 맡긴 했는데, 그렇지 않은 캐릭터들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죠. 그래서인지 솜브라 같은 캐릭터도 간간히 맡게 되면 정말 좋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솜브라라는 캐릭터에서 상당히 세련되고, 멋있고 날렵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유저분들은 '귀엽다'라고도 평을 하셔서 되게 신기했어요. 아무래도 솜브라 특유의 장난끼 있는 모습이라던가, 주도권을 쥐고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유저분들이 매력을 많이 느끼신 것 같아요. 그런 면들이 많이 부각된 팬아트나 만화를 보면 되게 재밌어요.
(출처 : 팬아트 게시판 '뵈르제흐' 유저 만화)
Q. 솜브라 녹음 작업을 하면서 중점을 두고 연기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솜브라를 연기할 때는 '빈틈이 없으면서도 여유가 있는 모습'을 잘 표현해낼려고 애썼어요. 연기 톤 자체는 제 원래 톤보다 좀 낮게 깔았는데, 그러면서도 마냥 무거운 느낌이 들지 않고 '나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라는 느낌이 나도록 연기를 했었어요.
솜브라는 '나는 너를 전부 알 수 있다' 라던가, '난 널 조종할 힘이 있다'라는 느낌이 나는 대사가 많아요. 물론 '상황이 어렵다'거나, '빨리 와서 나를 치유해라' 같은 대사도 있긴한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내가 이 상황을 콘트롤 할 수 있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여유있게 구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연기했어요. 녹음을 하다보니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어서 연기도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Q. 솜브라 연기에 대해서 블리자드 측이 특별히 요구한 부분이 있었나요?
최초에 캐릭터의 성격을 잡을 때, 제가 솜브라를 마냥 멋있다고 느끼고 연기를 했어서 그런지 약간 장난끼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강조를 해 주셨어요. 그래서 좀 더 여유가 넘치는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연기 톤을 조정했어요.
마음에 드셨는지 이후부터는 연기 관련해서 별로 특별히 말씀해 주신건 없었는데... 스페인어를 열심히 하자고 하셨어요. (웃음) 스페인어는 블리자드 관계자분께서 중점적으로 계속 피드백을 주셔서 녹음도 여러번 하고 그랬어요.
Q. 그러고보니 솜브라 대사 중 스페인어 대사가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평이 많습니다. 원래 스페인어를 전공하셨거나 공부하신 적이 있나요?
아뇨. 사실 전혀 안했었어요. 스페인어는 그 특유의 발음을 굴리는 부분이 너무 많고 그래서 배울 엄두를 못냈었거든요. 솜브라 역할로 캐스팅이 되고 나서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스페인어 대사가 많은 걸 보고, 이걸 다 어떻게 녹음해야하나 걱정이 됐었어요.
그래서 먼저 솜브라 영상들의 북미판을 보고 억양이랑 발음을 몇 번이고 따라했어요. 그리고 현장에 블리자드에서 오신 감독님께서 스페인어를 하실 줄 아셔서, 이 발음은 좀 더 이렇다던가 하는 식으로 코칭을 해주셨어요. 결국 블리자드 스태프 분들께서 녹음된 것들 중에 제일 괜찮은 것을 올려주셨다곤 하는데, 스페인어를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아쉽게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됐어요. 유저분들이 좋게 들어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이번 녹음을 하면서 스페인어를 좀 배워야할까 생각도 들었어요. 겐지 맡으신 김혜성 선배님도 일본어 전공이셨고, 위도우메이커의 이지현 선배님도 프랑스어 전공이셨거든요. 저는 전공자도 아니어서 되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지도받고 따라했습니다.
Q. 애니메이션과 인게임 대사 녹음은 작업하는 데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점에서 다를까요?
애니메이션은 그림이 있고, 장면이 있어서 한 편에서 서사나 드라마를 읽어낼 수가 있잖아요. 애니메이션은 그 서사를 파악하고 연기하면 더 몰입하기 쉽다던가 하는 부분이 있어서 더 편한 맛이 있죠. 재미있기도 하고요.
반면에 인게임 녹음은 그냥 대본에 적힌 반복적인 대사를 앞뒤 맥락 없이 읽어야 된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일단 마음 속에서 나름대로의 상황 설정을 하고 연기를 하면, 나중에 스태프분들이 '이 부분은 좀더 이러저러한 느낌으로 해주시면 좋겠다'하고 짚어주시면 다시 거기에 맞게 연기를 하는 식으로 반복했습니다.
Q. 솜브라 녹음을 마치고 난 후 소감이 있다면?
블리자드라는, 세계적으로 엄청 큰 회사의, 그것도 오버워치라는 한창 인기몰이중인 게임의 캐릭터 연기를 맡게 되서 개인적으로 정말 영광이라고 느꼈어요.
솜브라가 워낙 공개 전부터 떡밥이 많았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런식으로 오랜 기간동안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또 모두가 궁금해했던 캐릭터를 제가 맡게 되서 한편으로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모두의 기대를 제가 충족시킬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는데, 아직까지는 반응이 좋은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Q. 그간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맡아왔습니다. 각 분야에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꼽는다면?
애니메이션은, 제가 역할은 작아도 꽤 여기저기에 참여했었는데요. 언제는 저희 방송에서 '소년탐정 김전일' 작품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여기서 살인자 역할만 세 번을 했어요.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역할이어서 좋았다가도 막판에 살인자로 지목되고 자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PD님한테 저의 이미지는 그런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나 싶었었네요.
영화 중에는 작년 겨울에 개봉한 '어린 왕자'라는 영화가 있었는데요. 제가 프리랜서가 된 후 맨 처음으로 맡았던 작품이었어요. 거기서 주인공 역할을 맡았었는데, 저는 그 작품 자체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좋았어요. 비슷한 느낌으로 올 여름에 맡았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이란 작품도 기억에 남고요.
게임에서는 '데드엔드 99%'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이게 크리스마스에 출시된 작품이었는데, 반응이 꽤 좋았어서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그밖에 창세기전4나 붉은 보석2도 기억에 남고요.
그리고 솜브라도 앞으로 쭉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웃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데다가 블로그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서브컬쳐를 잘 모르는 친구들도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캐릭터를 맡았다고 하면 다 알아봐주고, 축하도 해주고 그래서 되게 뿌듯하기도 해요.
Q. 그렇다면 성우를 담당했던 캐릭터 중 가장 연기하기 편했던 캐릭터와 연기하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데드엔드 99%에서 '고냥이' 캐릭터를 연기할때 되게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고냥이가 굉장이 애교가 많고 귀여운 타입의 캐릭터인데, 제가 평소에 그렇게 애교넘치는 성격이 아닌데도 왠지 편하게 했네요.
프리랜서가 되고 난 이후에는 '트리푸 톰'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새 시즌 더빙에 참여하게 됐는데요. 저는 여기서 '아리엘라'라는 캐릭터를 담당했는데, 이 캐릭터를 또 굉장히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제일 어려웠던 연기는 '여고생 수다클럽'의 '새봄'이라는 역할이었는데요. 사실 이건 캐릭터 연기가 어려웠다기보단 애니메이션 자체가 되게 어려운 작품이었어요. 이 작품이 원래 성우들끼리 대화하는 느낌으로 녹음이 진행된 작품이다 보니까 목소리도 겹치고, 애드립도 많거든요. 이걸 더빙을 할려니까 어려운 부분이 많았네요. 그래도 익숙해지니 재밌긴 했어요.
처음에 '스마일 프리큐어'에서 '큐어 피스' 역할을 맡을 때도 어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에는 그렇게 귀엽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캐릭터를 성우 된 이후로 처음 맡아보는 거였는데요. 어떻게 캐릭터를 잡고 연기를 해야할지 감이 잘 안와서 선배님들한테 많이 조언을 받고 그랬어요.
Q. 이제 2016년을 마무리해가는 시점인데요, 2016년의 시작과 끝을 인벤과 함께 해 주셨습니다. 성우로서 올 2016년을 돌아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요?
2016년은 제가 프리랜서가 되고 첫 해였어요. 작년 말에 프리랜서가 막 됐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일이 갑자기 너무 없어지고 나니까, 자유로워지긴 했는데 되게 허전하고 앞날이 막막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다가 올 초에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 정월형 설이를 맡고, 인벤에서 인터뷰도 해주시고 하니까 일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그때 인벤에서 정월형 설이로 인터뷰를 하고, 올해 마무리도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인터뷰를 다시 하게 되어서 기뻐요. 정말 1년간 어떻게 잘 버텼구나 싶네요. 진짜 다행이에요.
이제 11월로 프리랜서 2년차가 되었거든요. 이렇게 솜브라로 좋은 반응도 얻었으니까, 더욱 힘내서 2년차도 잘 해낼 수 있을것 같아요.
Q. 다가오는 2017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목표가 있다면?
일단 성우로서는, 일을 많이 하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이든, 게임이든 영화든 많이 해보고 싶고, 더 다양한 역할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네요.
솜브라를 맡을 때도, 블리자드 직원분들께서 제 이력을 보시고 '악역을 많이 해보지 않았으니 좋은 도전이 될 수 있겠다'라고 하셨거든요. 그런 것처럼 새로 시작되는 해에는 좀 더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이제 내년부터 30대에 접어들거든요. 원래는 29살이 아홉수라고들 하는데, 스물아홉에 이렇게 솜브라도 만나고 한 걸 보면 아홉수는 잘 빗나간 것 같고요. (웃음) 30대의 시작도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작품 활동도 많이 하고, 여행도 잘 다니고 하면서 잘 지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인벤 유저분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인벤 유저 여러분. 오버워치 많이, 재밌게 플레이 해주시고, 앞으로 본 서버에 나올 솜브라 캐릭터도 많이 픽해주세요! 솜브라가 성능이 괜찮아서, 6명이서 한 팀인 게임이다보니 그중 하나는 꼭 들어갈 거라고 친구들이 알려주더라고요. 혹시 너무 강력해서 너프가 되더라도, 솜브라 많이 사랑해주세요!
솜브라 외에도, 성우 김연우로서도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요. 인벤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그러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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