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패치로 인한 변화, 대대적인 선수 로스터의 변경. 이번 시즌 어느 팀이 두각을 보일지 예측하기 힘든 이유다. 시즌 6에는 롤드컵 때 리븐, 피오라, 다리우스가 보여줬던 뜨거운 일기토 장면이 다시 나올수도 있고 2013년도처럼 르블랑, 제드, 아리와 같은 암살자가 다시 떠오를 수도 있다. SKT T1이 지난 시즌과 같이 계속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까? 아니면 롱주 게이밍이 확 바뀐 로스터와 함께 최강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 때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국내 김동준-이현우 해설은 이번 시즌 탱커 챔피언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했고 미드, 정글 라인이 중요할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국외 해설가가 바라본 2016 LCK 전망은 어떨까?

유별난 한국 사랑으로 유명한 '몬테 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 푸른 눈에 한복까지 잘 어울리는 그를 만나 이번 시즌 LCK의 전망과 유럽, 북미, 중국 리그의 전망을 직접 들어봤다.


Q. 팬들에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OGN에서 LCK 챔피언스 리그 프리랜서 캐스터로 일하고 있는 '몬테 크리스토' 크리스토퍼 마이클스이다. IEM, MSI, 롤드컵 등 다양한 경기를 맡아 중계하고 있다. 나는 솔직한 캐스터가 되고 싶고 넓은 눈을 가지고 e스포츠 전반을 바라보며 일하고 싶다.


Q. 한국에 오랫동안 지냈다. '몬테' 크리스토의 한국 사랑은 매우 유명한데?

한국에서 사는 건 정말 좋다. 음식도 좋고 음악도 좋고 사람도 좋고 매우 안전하고 모든 것이 훌륭하다.


Q. 새 시즌이 시작한다. 많은 변경점이 있었고 로스터의 변동 폭도 굉장히 넓었다. 넓은 의미로 LCK가 어떻게 변할까?

시즌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라 이야기하긴 힘들다. 시즌 중에 만 17살이 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도 있고 '갱맘' 이창석, '스멥' 송경호같이 시즌 중에 갑자기 돋보이는 모습을 보인 선수들도 있다. 작년 LCK가 시작할 때, 그들이 그렇게 잘할 것이라 예상하는 선수는 아마 없었을 것이다(웃음).

그래도 SKT T1, 락스 타이거즈는 상위권에 있을 것 같고 롱주 게이밍은 강한 선수들이 많지만, 시너지가 나올지 의문이다. 스베누도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 '플로리스' 성연준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Q. 다크호스의 가능성을 보이는 팀은 어디일까?

CJ 엔투스가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새로운 선수도 많고 '비디디' 곽보성도 굉장히 뛰어난 실력을 지녔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아프리카 프릭스도 다크호스로 기대를 걸고 있다.


Q. '비디디' 곽보성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그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정말 말하기 힘들다. 그들이 실력이 매우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솔로랭크에서 하는 것과 방송 경기에서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다른 일이다. 선수가 얼마나 잘하느냐는 그 선수가 갖춘 실력 뿐만 아니라 생각, 비판을 수용하는 자세 등도 매우 중요하다. 곽보성이 이런 부분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Q. 게임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협곡의 전령'이 생겨나기도 했고 다양한 챔피언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데 경기 양상이 작년과 다를까?

'협곡의 전령'이라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지만, 실제 게임 안에서는 별로 좋은 것 같지 않다. 잡는데도 오래 걸리고 잡고 나면 꼭 귀환을 해야 한다. '협곡의 전령'을 잡느니 차라리 용을 먹는 것이 좋다. 패치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팀이 패치에 가장 좋은 운영을 찾는 것이 중점이 될 것이다.


Q. 챔피언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싶다. 메타는 항상 바뀌는 데 롤드컵 전에는 한타가 중심이었고 롤드컵 기간에는 스플릿 푸시가 중심이 됐다. 이번 시즌에는 어떤 메타가 유행할까?

지금은 한타가 매우 중요하다. 아직 투 텔레포트 조합을 많이 사용하고 '최후의 속삭임'이 하향을 당하면서 문도 박사, 트런들이 굉장히 세다. 리산드라와 같은 메이지 챔피언, 갱플랭크, 라이즈, 룰루까지도 등장이 가능하고 다양한 조합에 따라 한타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Q. 변화된 메타에서는 어떤 라인이 중요하게 여겨질까?

롤드컵에서는 탑 라인이 굉장히 중요했지만 지금은 중요성이 떨어졌다. 미드 라인은 팀의 허리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고 정글도 굉장히 중요해졌다. 정글의 경우, 탱커나 딜러 모든 것이 가능하기 전략의 다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킨드레드같이 캐리 정글을 사용하면 탑 라인에 탱커를 쓸 수 있고 그것에 따라 챔피언 드래프트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도 정글을 사용한다면 미드, 탑에 캐리력이 높은 챔피언을 사용할 수도 있고 탑 라인에는 탱커를 미드라인에는 캐리력 있는 챔피언을 보내 1탱커 체제를 갖출 수도 있다. 따라서 정글에 따라 팀 조합의 색깔이 많이 변할 것이다.


Q. 시즌 초반 중요한 핵심 챔피언 셋을 선택한다면?

이번 패치에 하향을 당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킨드레드, 라이즈, 갱플랭크 일 것이다.


Q. 킨드레드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러나 라이즈, 갱플랭크는 처음 언급하는데 이 챔피언들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인가?

라이즈는 여전히 강한 챔피언이고 '페이커' 이상혁이 라이즈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라이즈에게 텔레포트를 쥐여줄 경우엔 스플릿 푸시와 한타를 모두 노릴 수 있다. 갱플랭크 역시 글로벌 궁극기를 활용해 어디서든 도움을 줄 수 있어 텔레포트보다 빠르게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킨드레드를 사용하면 굉장히 특이한 조합을 만들 수 있어 더 많은 전략이 가능해진다.



Q. 국제대회에서 각 지역이 보여줄 모습도 궁금하다. 지난해에는 한국이 MSI의 패배를 딛고 롤드컵 우승을 하며 세계 최강국의 입지를 지켜냈는데 올해는 어떨 것 같나?

한국이 여전히 세계 최강이 될 것이다. 작년처럼 한국의 많은 선수가 해외로 나간 것도 아니고 상위권 팀들이 전력을 대부분 유지했다.


Q. 2014년도를 생각해보면 SKT T1이 팀 멤버를 유지하고도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당시에는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었다. '푸만두' 이정현의 공백과 복귀 후 문제도 있었고 이상혁과 '피글렛' 채광진의 스플릿 푸시가 강력했는데 당시 메타에서는 그 전략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약해진 것도 있다. 그래서 리그의 문제라기보단 메타, 선수의 문제였던 것 같다.


Q. 북미 리그는 어떨까? 많은 선수가 북미로 향했고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북미팀은 저번 시즌보다 강해질 것이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강한 팀은 없는 것 같다. 유럽은 오리진, 프나틱이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북미에서는 '월드 클래스'의 선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북미팀을 살펴보면 모두 약점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2017년이 된다면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그때는 북미에 먼저 진출한 한국 선수들이 북미 선수 취급을 받을 것이고 다른 한국 선수들을 데려와 한 팀을 꾸릴 수 있다. 그렇게 한국인이 4명 이상 갖춘 팀을 만들어낸다면 국제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웃음).

그렇게 해야 북미 리그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북미 리그는 잘하는 선수가 없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고 솔로랭크의 수준이 낮고 인원도 적으며 핑도 좋지 않다. 북미 리그에서는 마스터, 챌린저 티어를 찍는게 훨씬 쉽고 인원이 적기 때문에 경쟁도 적다. 경쟁이 심해야 변화도 생기고 실력도 높아지는데 북미 리그는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없다.



Q. 중국 리그는 어떨까? 지난 시즌 MSI 우승을 해내며 두각을 보여줬다.

여전히 의사소통의 문제가 존재한다. 그리고 코치진에 문제도 있는 것 같다. EDG의 경우에는 그 부분이 잘 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LGD는 저번에도 코치에 문제가 있었다. 오히려 북미 리그가 더 좋은 코치진을 보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코치, 의사소통, 매니지먼트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중국이나 해외로 나가면 열정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코치진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데프트' 김혁규, '스피릿' 이다윤처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선수도 있지만 '마타' 조세형, '댄디' 최인규, '다데' 배어진 등은 중국에 가면서 이기고 싶은 열정이 사라진 듯 보였다. 조세형은 제이스 서포터를 했으니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코치의 말도 듣지 않는 것 같고.


Q. 유럽은 어떨까? 지난 해 유럽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줬는데?

유럽에서 잘하는 팀들은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H2K, 오리진, 프나틱이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기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포기븐'도 매우 잘하고 그를 받쳐줄 팀원들도 있다. 그런데 유럽의 하위권 팀은 너무 못한다. 유럽의 잘하는 팀들은 북미 팀보다 실력이 좋고 유럽의 하위권 팀들은 북미팀보다 실력이 좋지 않다.



Q. 지역별 상위권 세 팀을 뽑는다면?

유럽은 H2K, 프나틱, 오리젠. 한국은 SKT T1, 락스 타이거즈, 롱주 게이밍. 중국은 EDG, LGD, 그 외의 한팀은 뽑기 힘들다. VG는 'Easyhoon'이 들어갔지만 지난 번 경기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iG는 '카카오' 이병권이 2부 리그 가면서 '키드'가 정글러로 가게 됐는데 그건 정말 아닌 것 같다. 북미는 TSM, NRG, immotals 정도.


Q.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중요할까?

전체적으로 조화로워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선수 실력도 중요하고 선수가 가진 태도도 중요하다. 다른 팀원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봐야 한다. 만일 한 선수가 실력이 뛰어난 데 다른 이들의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그 장점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고 내 에피소드 동영상을 전부 번역해주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주고 싶다. 한국 팬들이 내가 만드는 콘텐츠를 좋아한다는 것에 매우 감사한다. 한국 팬들이 나를 좋아하는 만큼 선수들에게도 좋은 말만 해주었으면 좋겠다. 모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지만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그때그때 성적에 너무 많은 비난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이 못한다는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롤드컵 결승전에 출전한 선수가 모두 한국인인데, 더이상 무엇을 바라나(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