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심천 글로벌 ICT 센터에서 만난 김용훈 몬스터스마일 대표는 한국 게임산업의 현실과 중국의 전망에 대해 냉정한 대답을 내놨다. '중국의 독주는 사실상 막을 수 없는 상태이며, 최악의 경우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의 외주 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 물론, 이는 최악의 경우를 빗댄 것이며, 이와 같이 되지 않으려면 더 창의적인 발상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용훈 대표는 지난 5월에 'Shenzhen Monstersmile inc(몬스터스마일 중국 법인)'을 설립했고, 오늘 개최된 개관식에서 XG엔터테인먼트와 정식으로 MOU를 체결, 글로벌 ICT 센터 입주가 확정됐다. 현장에서 그를 섭외, 현재 한국과 중국 게임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의견을 물어보았다.

▲ 몬스터스마일 김용훈 대표



Q. 중국에 와서 사업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부터 들어보고 싶다.

- 한국은 게임사 간 양극화가 이미 심화된 상태다. 우리 회사 직원수가 약 40명이고 게임을 3개 정도 개발하고 있는데, 국내만 바라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더라. 잘 아는 시장이 하나 정도 더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중국이었다. 또, 예전에 한 번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어, 다른 분들보다는 좀 더 접근이 쉬운 편이었다.

그 시장을 잘 알고 나면 기회가 보이지 않나. 그래서 한국을 나오게 됐다. 외자로 중국에 자회사도 세웠다.


Q. 중국에서 사업하기 전에 '이것만큼은 꼭 배워둬야 한다'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

- 솔직히 조건이 너무 다르다. 콘텐츠 생산량을 비롯한 개발 속도 전반에서 중국 게임사를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 중국은 이미 IP가 가진 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똑같은 스타일의 게임이 출시된다면 중국 유저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IP를 보유한 게임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중국은 이렇게 IP 전쟁이 치열한데, 한국 게임사는 이 분야를 잘 모르니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중국 게임산업에서 불법 IP 도용이 많이 사라진 편인데, 그 IP 대부분을 텐센트가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정도로 IP의 중요성이 크다.

중국 게임사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IP중 활용할 구석이 보인다면 최대한 써먹고 있다. 일단 소설을 만들고, 웹 드라마도 만들고 영화도 만들고 해서 IP를 키운다. 그 IP가 가진 힘을 이용해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거다.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연결되어 있다. 이를 한국 개발사도 인식해야 한다.


Q. 글로벌 ICT 센터에 입주하게 되었는데, 이곳 직원들을 어떻게 구성할 계획인가.

- 올해는 세팅 단계이고, 내년 즈음 중국에 개발팀을 꾸릴 계획이다. 중국 현지 개발팀은 아니고, 한국에 있는 개발팀 일부를 데려올 것 같다. 다만, 중국 게임시장은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이 있기에, 사업 기획 관련한 파트는 중국 현지인을 고용할 생각이다. 사업 기반을 한국이 아닌 이곳, 심천으로 두고 이후 중국 전체, 동남아 그리고 서양으로 가는 순서로 추진할 것이다. 새로운 인원 채용도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 위주로 볼 것 같다.


Q. 글로벌 ICT 센터에 입주하고 생기는 가장 큰 이점이 무엇인가.

- 중국 시장을 거점으로 두려면, 현지에서 원하는 콘텐츠 구조를 맞춰가는 과정이 필수다. 그게 가능하려면 중국에서 최대한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한다. 중국 게임시장이 절대 쉬운 곳이 아니다. 100개 회사가 있다면 90개는 망한다. 상위 몇 퍼센트 싸움인거다. 이미 텐센트가 40퍼센트 가까이 차지했고, 열 몇개 업체가 나머지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ICT 센터는 성하 그룹과 심천캐피탈에 속한 곳이다. 워낙 큰 기업이기에 이곳에 입주하는 것으로 중국 거대 게임사들과의 연결고리가 생기게 된다. 한국 게임사 입장에서 본다면 일단 '중국 퍼블리셔에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고, 또 현지화와 관련한 피드백 및 ICT 센터 내 입주한 외국 업체들과의 네트워크도 구성된다. 보다 글로벌하게 회사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Q. 중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게임사들이 많은데, 그전에 보다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 선전캐피탈이나 성하 그룹 모두 중국에서 굉장히 상위권에 위치한 업체다. 서로간의 눈높이가 맞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언어 문제 및 거주 문제, 또 가족에 대한 고민도 배제할 수 없다. 현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는 하나, 준비를 아예 안 하는 것과 미리 대비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Q. 오늘 XG엔터테인먼트와 MOU를 체결했는데, 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받게 되나.

- 아직 부수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 일단, 공동 개발이나 투자와 관련해서 도움을 받는다고 보면 될 것 같다.


Q. 중국의 타 지역과 비교해 심천 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상해 시민들은 다소 불친절한 감이 있었다. 심천은 인구 중에서 외지인의 비율이 상당한 편이라 서로 돕는 이미지가 강하다. 또, 한국인에게 굉장히 호의적이다. 공기도 괜찮고... 살기 괜찮은 것 같다(웃음). 여름에 너무 더웠던 것 빼고는.


Q. 언어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 원래 생존형 중국어는 할 줄 알았다. 그리고 회사 내에 중국어를 잘 하는 직원도 있다.


Q. 한국과 중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는지 들어보고 싶다.

- 중국은 참 무서운 나라다. 태생이 다르고 구조가 다르기에 절대 이길 수 없다. 개인적으로 중국은 이겨야 할 곳이 아니라 같이 가야 할 곳이라고 본다.

결국 전세계 게임산업은 중국이 선도할 것이다. 한국은 최악의 경우 중국의 외주 제작사가 될 수도 있다. 암울하면 그렇다는 것이고, 능력을 쌓는다면 함께 갈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현재진행형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Q. 앞으로의 목표를 간단하게 말해줄 수 있나.

- 일단 한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타이틀 3종이 곧 출시된다. 이 작품들의 판권을 중국으로 가져올 예정이고, 메이저 퍼블리셔와의 계약도 준비 중이다. 이후에는 현지 개발팀을 메이저 플랫폼에 태워 더 큰 시장을 노려볼 생각이다. 물론, 중국 법인을 통해 펀딩도 별도로 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