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안 폭격' 중국 e스포츠 시장의 변화
인벤e스포츠팀 기자 (desk@inven.co.kr)
미국은 야구 MLB, 농구 NBA. 핸드볼은 독일의 분데스리가, 배구는 이탈리아의 세리에 A, 축구는 영국의 EPL과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각 종목을 대표하는 최고의 리그와 그 리그가 있는 나라다. 최고의 리그가 되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은 돈을 좇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가장 실력 있는 선수, 능력 있는 코칭스태프, 방송 환경, 무대, 관객들까지 돈의 흐름에 따라 움직인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e스포츠 리그, 특히 LOL리그는 단연 한국의 롤챔스가 최고였다. 2013, 2014년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한국 팀이고, 국가대항전 방식으로 펼쳐진 LOL 올스타 또한 한국이 2년 연속 우승했다.
그러나 한국 LOL 팀이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건 맞지만, 세계 최고로 돈을 많이 쓰는 리그는 아니다. 특히 2014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후, 중국 LPL에서 한국 최고의 선수를 많은 액수로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의 리그의 주도권이 롤챔스에서 LPL로 이동 중이다. 2015년 월드 챔피언십은 올해보다 더 많은 한국 선수를 볼 수 있을 거로 예상한다. 하지만 그 선수들의 소속팀은 더이상 한국 단일팀은 아닐 것이다.
중국발 위안 폭격, 80년대생 게임단주 탄생
대부분의 중국 e스포츠 구단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80년대생이며, e스포츠 구단이나 시장은 그들의 성장에 따라 확대되고 있다. 그들은 게임에 특별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e스포츠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WE, OMG, KING EDG 등 LPL에 있는 중국 팀 중 절반 이상이 이런 80년대생 젊은 사장이라는 것이 중국 e스포츠의 최신 흐름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한다. 이 젊은 사장들의 e스포츠 게임단은 기존 기업 위주의 게임단과는 다른 색깔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좀 더 팬 친화적인,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게임단 정도가 이런 사업 전략을 선택한다면 '이단'이지만, LPL 게임단의 절반이 넘는 80년대생 사장 모두가 유사한 방식의 전략을 채택하기 때문에 이제는 중국 게임단의 대세로 인정받는다.
이제부터 이 80년대 사장들의 게임단을 '젊은 게임단'이라 표현하겠다. 이 젊은 게임단들의 수익 창출 방법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본다.
첫 번째 방법이자 가장 큰 수익을 얻게 해 주는 것은 스트리밍(개인 방송)이다. 2013년부터 WE 게임단은 yy라는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선수들의 개인 화면을 생중계했다. IPL5 우승 이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WE의 스트리밍을 시청하기 시작했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벌었다.
스트리밍 방법도 다양했다. 그저 솔로 랭크를 플레이하는 자신의 개인 화면을 보여주는 것뿐이 아니라, 특정 챔피언의 공략 영상이라든지, 운영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기도 했다. 전력 누출의 우려도 있었지만, 젊은 사장들의 과감한 선택으로 그런 부분을 상당히 감안했다.
어느 정도 많은 사람이 보냐면, 이번에 중국 게임단인 EDG로 이적한 전 삼성 블루 '데프트' 김혁규와 중국에서 가장 잘하는 정글러인 'ClearLove'가 함께 게임을 하는 방송이 누적 시청자 수 140만 명을 달성하고, 이미 은퇴한 'Weixiao'가 500만 시청자를 기록했다. 개인 방송을 하면서 보여주는 광고가 얼마나 많은 시청자에 노출되느냐가 스트리밍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몇 백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수입을 보장받게 한 셈이다.
그와 연계한 것이 두 번째 방법이다. 스트리밍 중에 게임단의 온라인 샵의 상품을 광고하기 시작하며 MD(머천다이징)으로도 수익을 만들었다. 마우스, 키보드, 옷, 심지어는 음식까지 광고하기 시작했으며, 그 게임단 또는 그 선수에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그 상품을 구매했다.
이런 곳에서 수익을 얻은 게임단은 내년을 위해 투자 또한 아끼지 않았다. 이런 게임단은 2013년에 비해 2014년 예산이 50% 이상 늘었다고 알려졌다. 이 증가한 예산의 대부분은 한국 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는 비용으로 나갔다. 게다가, 2015년 한국 선수들이 중국 게임단에서 활동하면서 벌어들일 예상 수입은 투자 비용을 훨씬 상회함은 물론, 내후년 투자 비용까지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스트리밍 수익을 거의 다 선수에게 주는 데도 게임단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젊은 게임단을 따라가려는 기업팀, 자연스레 발생한 거품?
젊은 게임단들이 엄청난 액수의 수익을 바탕으로 게임단을 운영하기 시작하자, 기업팀들 또한 어느 정도 맞춰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선수들의 연봉은 점점 높아졌고, 드디어 e스포츠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 젊은 게임단들은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그만한 이익을 얻지 못할 경우에도 개인 소유의 금액으로 메꿀 수 있었지만, 최저의 투자로 최고의 이익을 얻어야 하는 기업팀들은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에서 최정상급 선수로 알려진 한 선수는 중국에서 약 180만 위안(약 3억 원)의 연봉을 받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런 선수들을 영입하는 팀은 당연히 젊은 게임단이다. 기업팀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다. 기업팀들도 흐름에 편승하여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곤 있다. 하지만 한국 최정상의 선수들은 엄두도 못 낸다. 그래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인급 선수들을 데려가고 있다.
해외 e스포츠 매체인 온게이머즈는 "중국 시장은 거품일까. 이게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으니까 가격이 오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생각한다. 중국 시장은 갑부들이 노는 곳이다. IG의 구단주는 중국 억만장자의 아들이다. 다른 게임단도 비슷하다"며 "거품은 항상 나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ClearLove', '데프트', '웨이샤오' 등 스트리밍에서 몇 백 만 명의 시청자를 동원하는 선수들은 쓴 돈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거품으로 인해 시장이 커 보이고, 이로인해 새롭게 큰 기업들 e스포츠에 진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돈은 돈을 낳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중국 시장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 규모 안에서 할 수 있는 것 고민해야
젊은 게임단들의 투자가 거품을 만드는 것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한국 e스포츠 시장으로썬 상상하기 어려운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조건이 다 충족되어도 게임의 인기가 사그라지면 시장 자체도 줄어들 수 있는 것이 e스포츠의 특성이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의 LOL의 인기 지속 여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때 토탈사커로 70년대 축구계를 제패했고 지금까지도 전설로 남아있는 네덜란드를 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네덜란드의 국가대표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영국이나 스페인, 독일 등 거대한 시장의 등장으로 네덜란드를 축구 수출국으로, 에레디비지에를 셀링 리그로 만들었다. 우리가 네덜란드의 축구 시장처럼 셀링 리그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네덜란드는 규모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나름의 해법을 냈다는 것을 봐야한다.
이제 중국 e스포츠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나, 선천적인 규모의 차이는 어찌할 수 없다 할지라도, 규모의 차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부터라도 고민하고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인벤 e스포츠팀 = 서동용, 허용욱, 김병호
※ 기사 작성에 도움을 준 중국e스포츠 전문매체 CGA의 卢炜(Ryan)기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e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e스포츠 리그, 특히 LOL리그는 단연 한국의 롤챔스가 최고였다. 2013, 2014년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도 한국 팀이고, 국가대항전 방식으로 펼쳐진 LOL 올스타 또한 한국이 2년 연속 우승했다.
그러나 한국 LOL 팀이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진 건 맞지만, 세계 최고로 돈을 많이 쓰는 리그는 아니다. 특히 2014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후, 중국 LPL에서 한국 최고의 선수를 많은 액수로 영입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최고의 리그의 주도권이 롤챔스에서 LPL로 이동 중이다. 2015년 월드 챔피언십은 올해보다 더 많은 한국 선수를 볼 수 있을 거로 예상한다. 하지만 그 선수들의 소속팀은 더이상 한국 단일팀은 아닐 것이다.
중국발 위안 폭격, 80년대생 게임단주 탄생
대부분의 중국 e스포츠 구단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80년대생이며, e스포츠 구단이나 시장은 그들의 성장에 따라 확대되고 있다. 그들은 게임에 특별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e스포츠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WE, OMG, KING EDG 등 LPL에 있는 중국 팀 중 절반 이상이 이런 80년대생 젊은 사장이라는 것이 중국 e스포츠의 최신 흐름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한다. 이 젊은 사장들의 e스포츠 게임단은 기존 기업 위주의 게임단과는 다른 색깔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좀 더 팬 친화적인,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게임단 정도가 이런 사업 전략을 선택한다면 '이단'이지만, LPL 게임단의 절반이 넘는 80년대생 사장 모두가 유사한 방식의 전략을 채택하기 때문에 이제는 중국 게임단의 대세로 인정받는다.
이제부터 이 80년대 사장들의 게임단을 '젊은 게임단'이라 표현하겠다. 이 젊은 게임단들의 수익 창출 방법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본다.
첫 번째 방법이자 가장 큰 수익을 얻게 해 주는 것은 스트리밍(개인 방송)이다. 2013년부터 WE 게임단은 yy라는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선수들의 개인 화면을 생중계했다. IPL5 우승 이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WE의 스트리밍을 시청하기 시작했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벌었다.
스트리밍 방법도 다양했다. 그저 솔로 랭크를 플레이하는 자신의 개인 화면을 보여주는 것뿐이 아니라, 특정 챔피언의 공략 영상이라든지, 운영 방법을 상세히 알려주기도 했다. 전력 누출의 우려도 있었지만, 젊은 사장들의 과감한 선택으로 그런 부분을 상당히 감안했다.
어느 정도 많은 사람이 보냐면, 이번에 중국 게임단인 EDG로 이적한 전 삼성 블루 '데프트' 김혁규와 중국에서 가장 잘하는 정글러인 'ClearLove'가 함께 게임을 하는 방송이 누적 시청자 수 140만 명을 달성하고, 이미 은퇴한 'Weixiao'가 500만 시청자를 기록했다. 개인 방송을 하면서 보여주는 광고가 얼마나 많은 시청자에 노출되느냐가 스트리밍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몇 백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수입을 보장받게 한 셈이다.
그와 연계한 것이 두 번째 방법이다. 스트리밍 중에 게임단의 온라인 샵의 상품을 광고하기 시작하며 MD(머천다이징)으로도 수익을 만들었다. 마우스, 키보드, 옷, 심지어는 음식까지 광고하기 시작했으며, 그 게임단 또는 그 선수에 충성도가 높은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그 상품을 구매했다.
이런 곳에서 수익을 얻은 게임단은 내년을 위해 투자 또한 아끼지 않았다. 이런 게임단은 2013년에 비해 2014년 예산이 50% 이상 늘었다고 알려졌다. 이 증가한 예산의 대부분은 한국 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는 비용으로 나갔다. 게다가, 2015년 한국 선수들이 중국 게임단에서 활동하면서 벌어들일 예상 수입은 투자 비용을 훨씬 상회함은 물론, 내후년 투자 비용까지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스트리밍 수익을 거의 다 선수에게 주는 데도 게임단을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젊은 게임단을 따라가려는 기업팀, 자연스레 발생한 거품?
젊은 게임단들이 엄청난 액수의 수익을 바탕으로 게임단을 운영하기 시작하자, 기업팀들 또한 어느 정도 맞춰가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선수들의 연봉은 점점 높아졌고, 드디어 e스포츠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 젊은 게임단들은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그만한 이익을 얻지 못할 경우에도 개인 소유의 금액으로 메꿀 수 있었지만, 최저의 투자로 최고의 이익을 얻어야 하는 기업팀들은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국내에서 최정상급 선수로 알려진 한 선수는 중국에서 약 180만 위안(약 3억 원)의 연봉을 받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런 선수들을 영입하는 팀은 당연히 젊은 게임단이다. 기업팀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다. 기업팀들도 흐름에 편승하여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곤 있다. 하지만 한국 최정상의 선수들은 엄두도 못 낸다. 그래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인급 선수들을 데려가고 있다.
해외 e스포츠 매체인 온게이머즈는 "중국 시장은 거품일까. 이게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으니까 가격이 오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생각한다. 중국 시장은 갑부들이 노는 곳이다. IG의 구단주는 중국 억만장자의 아들이다. 다른 게임단도 비슷하다"며 "거품은 항상 나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ClearLove', '데프트', '웨이샤오' 등 스트리밍에서 몇 백 만 명의 시청자를 동원하는 선수들은 쓴 돈값을 한다고 생각한다. 거품으로 인해 시장이 커 보이고, 이로인해 새롭게 큰 기업들 e스포츠에 진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돈은 돈을 낳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중국 시장에 대해 언급했다.
우리 규모 안에서 할 수 있는 것 고민해야
젊은 게임단들의 투자가 거품을 만드는 것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한국 e스포츠 시장으로썬 상상하기 어려운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조건이 다 충족되어도 게임의 인기가 사그라지면 시장 자체도 줄어들 수 있는 것이 e스포츠의 특성이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의 LOL의 인기 지속 여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한때 토탈사커로 70년대 축구계를 제패했고 지금까지도 전설로 남아있는 네덜란드를 볼 필요가 있다. 지금도 네덜란드의 국가대표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영국이나 스페인, 독일 등 거대한 시장의 등장으로 네덜란드를 축구 수출국으로, 에레디비지에를 셀링 리그로 만들었다. 우리가 네덜란드의 축구 시장처럼 셀링 리그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네덜란드는 규모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나름의 해법을 냈다는 것을 봐야한다.
이제 중국 e스포츠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러나, 선천적인 규모의 차이는 어찌할 수 없다 할지라도, 규모의 차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부터라도 고민하고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인벤 e스포츠팀 = 서동용, 허용욱, 김병호
※ 기사 작성에 도움을 준 중국e스포츠 전문매체 CGA의 卢炜(Ryan)기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