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핫'한 게임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시즌5를 앞두고 프리 시즌이 한창인 LoL과 사나이를 대표하는 영웅인 그롬마쉬 헬스크림을 내새워 많은 유저들을 드레노어로 이끈 WoW가 대표적입니다.
그중에서 이제 막 알파 테스트를 시작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블리자드의 모든 영웅을 한 세계관으로 묶어버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어로즈)이 그 주인공입니다. 벌써부터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히어로즈 프로게임단이 창단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TNL(Team No Limit) 팀 역시 히어로즈 프로게임단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국내 히어로즈 최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정우서 전 프로게이머를 주축으로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끼리 모여 만든 팀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서 였을까요? 세 명의 전 프로게이머 모두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 했습니다.
Q. 정말 오랜만에 만나네요. 인벤 독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정우서 : 인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TNL 팀의 주장 겸 서포터 역할을 맡고 있는 정우서입니다. 앞으로 저희 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기수 : 안녕하세요. 과거 MVP 스타크래프트2 팀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했고 지금은 TNL 팀에서 원딜을 맡고 있는 한기수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승철 : 저는 TNL 팀에서 상대에게 얻어맞기만 하는 탱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승철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라 떨리네요.
Q. 세 분 모두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출신이죠.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정우서 : 평소 AOS 장르에 많은 관심이 있었어요. 팀 게임이기 때문에 e스포츠에 정말 어울리는 장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2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다른 게임에 집중할 수 없었어요. 그러던 중 히어로즈라는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목표를 바꾸게 됐죠. 현재는 팀을 꾸리고 한창 담금질 중입니다.
김승철 :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생활을 그만두게 되면서 LoL로 종목을 전환하고자 했어요. 이야기가 잘 진행돼서 프로 팀 테스트를 몇 번 봤었죠. 하지만 제 성격상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게임을 하면 본 실력이 나오지 않는 것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지금 하고 있는 히어로즈는 원래부터 친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곧장 팀에 합류하게 됐죠.
한기수 : 스타크래프트2 해외 팀 생활을 마무리하고 LoL 프로게이머를 준비했었는데 잘 안 됐어요. 그 이후 게임이 손에 안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군대도 다녀오는, 말 그래도 평범한 일상을 꿈꾸고 있었죠. 그러던 중 (정)우서 형이 히어로즈를 같이 준비해보자고 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블리즈컨 2014에 참가할 수 있다는 말로 유혹했었죠(웃음).
Q.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 같네요. 세 분 모두 히어로즈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정우서 : 스타크래프트2를 하면서 느꼈던 게 있는데 스타크래프트2를 잘하는 선수들이 반드시 브루드워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아니었어요. 이를 통해서 새로운 종목에 대한 '초기 선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죠. 초기에 앞서 나가면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또한, 평소에도 AOS 장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LoL에 뛰어들기엔 너무 늦은 타이밍이었어요. 그래서 계속 히어로즈가 출시될 시기를 기다리고 있었죠.
김승철 : LoL을 하면서도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히어로즈가 출시돼서 (손)준영이와 (채)도준이 그리고 (정)우서형과 함께 게임을 즐겼어요. 이렇게 계속 같이 게임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팀에 합류하게 됐고요.
한기수 : (채)도준이와 (김)승철이랑 항상 LoL을 함께 했었어요. 그러다가 두 명 모두 히어로즈를 즐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히어로즈도 접하게 됐죠. 그때가 아직 아시아 서버가 열리기 전이었어요. 저희 모두 북미 서버에서 처음 게임을 시작했죠.
Q. 히어로즈를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뭐였나요?
한기수 : 못 해먹겠다?(웃음) 사실 게임이 너무 쉽다고 느껴졌어요. 피지컬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잘하게 될 수 있는 게임 같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런데 확실히 프로라는 목표 의식이 생기니 재밌어지더라고요.
김승철 : 히어로즈가 LoL과 같은 AOS 장르지만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LoL에 익숙해져서인지 혼자서 뭔가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단점으로 느껴졌어요. 이게 정말 솔직하게 말한 히어로즈에 대한 첫 느낌이에요. 물론, 지금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정우서 :사실 AOS 장르를 처음으로 마음 굳게 먹고 도전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내가 과연 LoL을 잘했던 친구들을 이길 수 있을까"였어요. 그런데 히어로즈는 전략적인 접근이 더욱 심오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죠. 거기서 충분히 가능성을 봤고 재미를 느꼈어요. 제가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인 스타크래프트2를 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좋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제 막 알파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게임이다 보니 정석적인 무언가가 정립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럴 때일수록 제가 뭔가를 해낼 수 있겠다는 것도 느꼈던 것 같아요.
Q. 팀원 모두가 AOS에는 익숙지 않죠. 본인들을 AOS 출신 게이머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진 않나요?
정우서 : 만약 제가 다른 선수들과 엄청난 격차를 느꼈다면 애초에 도전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물론, AOS 장르에 일찍부터 몸담았던 선수들이 히어로즈를 많이 하고 있지만 저 또한 AOS 장르를 많이 해봐서 어느 정도 이해도가 뒷받침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히어로즈는 맵이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2 선수들이 세트마다 다른 맵에서 경기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고 봐요.
김승철 : 히어로즈는 다른 AOS와 비교하면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라인전 개념이 크게 없기 때문이죠. 그만큼 맵에 따른 전략적인 영웅 조합과 한타의 과정 등이 다른 AOS보다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어요. 아무래도 라인전 단계에서 승패가 크게 갈리는 LoL에 익숙해져있는 선수들이 히어로즈로 많이 넘어왔기 때문에 크게 무서울 건 없다고 생각해요.
한기수 : 실제로 LoL 전 프로게이머들과 히어로즈에서 많이 경기를 해봤어요. 처음에는 그 선수들의 이름값에 지레 겁을 먹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히어로즈는 확실히 LoL처럼 혼자 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적어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에게 강점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Q. 그럼 반대로 누구나 쉽게 잘하게 될 수 있다는 말이 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나요?
정우서 : LoL은 한 선수가 월등히 실력이 좋으면 게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반면, 히어로즈는 한 명이 캐리 하기 힘들죠. 이런 특징 때문에 분명 늦게 시작한 분들도 빠르게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빠르게 다섯 명을 모아서 팀을 꾸리는 것이었어요. 제가 지금까지도 그리고 있는 그림은 팀원 모두가 특정 상황에서 같은 운영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에요. 마치 스타크래프트처럼 팀원 개개인이 하나의 유닛이 돼서 커다란 운영을 완성시키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해요.
김승철 : 분명 누구나 쉽게 상위권에 오를 수 있긴 하지만 우리 팀원 모두가 스타크래프트2를 해왔던 사람들이에요. 매 경기 대규모의 병력을 지휘했던 경험이 있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컨트롤이나 운영을 영웅 하나에 집약시킬 수 있다 보니 남들보다 잘할 자신이 있어요. 팀원끼리도 호흡이 워낙 좋고요.
한기수 : 물론, 이제 알파 테스트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게임이 너무 쉽다 보니 실력이 상승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쉽게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하고요. 또한, 모두 비슷한 경지에 오르게 되면 경기 양상이 뻔하고 재미없게 흘러가기도 해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게임의 깊이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봐요.
Q. 히어로즈와 다른 AOS 장르와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정우서 : 제가 다른 AOS 장르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히어로즈는 특히 더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인 것 같아요. 라인전 단계에서부터 어느 정도 승패가 결정되는 다른 AOS 장르에서는 피지컬과 순간적인 상황 대처 능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히어로즈는 팀원들 간의 상호작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히어로즈는 어찌 보면 스타플레이어 한 명이 경기를 무조건 승리하게 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축구나 농구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물론, 히어로즈 역시 피지컬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래서 제 계획은 우리가 먼저 정석적인 운영을 만들어놓고 후발 주자들이 그 정석적인 운영을 배우는 동안 피지컬 연습에 집중하는 것이죠.
김승철 : 방금 나왔던 말처럼 LoL은 솔직히 라인전에서 게임이 끝난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봐요. 반면, 히어로즈는 라인전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개인의 실력을 뽐내긴 힘들죠. 그렇게 본다면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팀워크에 더욱 특화되어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한기수 : 히어로즈가 다른 AOS 장르와 크게 다른 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게 있어요. 어느 게임이 e스포츠로 성공하려면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법이죠. 하지만 히어로즈는 팀원 모두가 비슷하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매우 힘들어요.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더라도 특정 선수가 잘했다는 것이 눈에 보여야 스타플레이어가 생기게 마련인데 히어로즈는 아직 그 부분이 부족한 것 같아요.
Q.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팀워크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을 뜻하는 건가요?
정우서 : 히어로즈는 워낙 게임 속도도 빠르고 변수가 다양해요. 20분 정도 되면 장기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빠르지만 신경 써야 하는 변수가 정말 많죠. 그만큼 팀원들끼리 의견 조율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요. 누구는 용병을 우선시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요새를 파괴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운영은 팀원 전체가 특정 상황에서 비슷한 생각을 해내는 것이라고 봐요.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히어로즈와 다른 AOS 장르의 차이점 쪽으로 흘러가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히어로즈가 현재 알파 테스트 단계에서 보여주고 있는 다양한 모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졌죠. 히어로즈는 분명 매력적인 게임이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게임이니 만큼 많은 팬들 사이에서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점이 많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게 됐습니다.
Q. 상위권에서는 등장하는 영웅들이 다 비슷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정우서 : 물론,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다양한 영웅들 사이에 완벽한 밸런스를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최대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적정선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그 외에도 방법을 찾자면 다양한 맵을 등장시키는 방법으로 충분히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 가능하다고 봐요. 많은 맵이 등장한다면 그 맵에 따라 특화된 영웅이나 조합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한기수 : 아직은 영웅이 많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라고 봐요. 아직은 기다릴 때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블리자드가 유저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이를 적극 반영한 밸런스 패치가 나와야 해요. 과거의 스타크래프트2처럼 말고 정말 적절한 밸런스 패치 말이죠(웃음).
김승철 :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영웅 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거예요. 지금은 각 포지션마다 '넘사벽' 영웅이 하나씩 존재해요. 당연히 이기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영웅을 선택하는 것이 맞죠. 오직 승리를 위해 조합을 구성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유저들이 아서스, 타이커스, 우서, 태사다르, 아바투르를 생각할 정도로 영웅들 간의 격차가 심하다고 생각해요.
Q. 말이 나온 김에 각자 본인의 포지션에서 베스트 3 영웅을 고르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정우서 : 서포터는 빛나래와 우서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레가르도 좋은 편이지만 저 둘에 비해서는 살짝 애매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리리를 써보고 싶어요(웃음). 지금도 라인전은 굉장히 좋은 편인데 한타에서 너무 약해요. 사실 리리가 북미 서버만 있던 시절에는 정말 난이도가 낮으면서 성능이 우수했어요. 그때가 그립네요.
김승철 : 탱커 중에서 가장 좋은 건 역시 아서스인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첸이 괜찮죠. 아눕아락과 티리엘은 동급인 것 같아요. 그 둘은 사실 퓨어 탱커는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먼저 이니시에이팅을 여는 콘셉트의 조합에서 빛을 발하는 편이에요.
한기수 : 원딜에서는 타이커스에 대적할 영웅이 없어요. 그 외에는 발라나 레이너도 좋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레이너를 좋아해요. 영웅 특성상 팀원들이 레이너 중심으로 조합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캐리 한다'는 느낌이 들거든요(웃음).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원딜 영웅은 노바예요. 애정에 비해 제 개인적인 승률은 그리 좋지 않아서 아쉬워요.
Q. 또 한 가지 지적 사항이 있죠. 안정적인 운영이 대세가 되면서 게임 개발상 우선시됐던 역전의 가능성이 오히려 적어졌어요. 실제로 이번 블리즈컨에서도 역전이 나온 경기가 하나도 없었고요.
한기수 : 지금은 맵 문제가 가장 큰 것 같아요. 한타가 많이 열리는 죽음의 광산이나 저주받은 골짜기는 첫 한타에서 패배하면 역전이 거의 불가능해요. 그나마 블랙하트 항만에서는 한타를 몇 번 져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운영으로 극복이 가능한 편이죠.
정우서 : 각 맵 별로 가장 중요한 오브젝트가 너무 강력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오브젝트를 한두 번만 내줘도 그로 인해 벌어진 격차를 메꾸기 힘든 게 사실이죠. 오브젝트의 힘을 약간 너프하거나 맵을 더 크게 만들어 준다면 어느 정도 극복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승철 : 히어로즈는 10레벨을 먼저 찍는 게 정말 중요해요. 왜냐하면 한 쪽만 궁극기를 배운 상황에서 한타가 벌어지면 당연히 그 팀이 승리하게 되고 그로 인해 운영이 훨씬 편해지거든요. 그 이후 계속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는 현재 많은 유저들과 e스포츠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게임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당연히 히어로즈의 e스포츠화를 예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죠. 이제 곧 클로즈 베타가 시작되면서 더욱 많은 유저들이 히어로즈를 접하게 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TNL 팀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Q. e스포츠 팬들은 AOS 장르에서 독특한 콘셉트의 조합이 등장하는 것에 열광하죠. 이러한 모습이 히어로즈에서도 가능하다고 보나요?
김승철 : 사실 히어로즈에 정석적인 조합이 있다고는 하지만 다른 조합으로 충분히 정석 조합을 깰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이 점점 더 사랑받지 않을까요? 물론 영웅이 더 많아져야겠죠.
정우서 : 분명 현재 가장 강력한 조합이 있어요. 하지만 맵마다 특화된 조합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오브젝트가 정말 강력한 맵에서는 오브젝트 챙기기에 특화된 조합을 구성해 한타 한 번 하지 않고 승리하는 그림도 가능할 것 같아요. 워낙 이기는 조합만 선택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선택이 그쪽으로 과하게 집중되는 경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 줄어들 거라고 예상합니다.
Q. 히어로즈가 e스포츠로 자리 잡게 된다면 맵 별로 관전 포인트가 생기게 마련이죠. 맵마다 어떤 점을 중점으로 보는 것이 좋을까요?
김승철 : 죽음의 광산은 광산이 열리기 전에 경험치를 놓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그 후에 광산이 열리면 곧장 들어가서 작은 골렘부터 많이 챙기는 게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이 과정을 유심히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한기수 : 공포의 정원에서는 첫 번째 밤이 찾아왔을 때 작은 식물들을 먼저 가져가는 것이 좋아요. 작은 식물을 많이 챙긴 쪽이 그다음 운영에 있어서 상대보다 선택지가 많아지거든요. 상대가 보이면 일단 한타를 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눈치껏 씨앗을 많이 먹는 것이 더 좋죠. 씨앗 획득에 대한 눈치 싸움이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정우서 : 블랙하트 항만은 경기 시작하고 50초에 나오는 첫 상자를 먹기 위한 준비 과정이 중요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시면 좋아요. 히어로즈가 오브젝트 싸움이긴 하지만 초반에는 오브젝트에 연연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거든요. 그런 눈치 싸움을 중점으로 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용의 둥지에서는 당연히 용기사를 차지하는 과정을 보셔야 하지만 다른 관전 포인트도 있어요. 그 맵에서는 공성 거인 여섯 마리를 전부 봇 라인에 집중시킬 수 있거든요. 이를 차지하기 위한 힘 싸움도 재미있어요. 가장 심리전이 치열한 맵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저주받은 골짜기는 맵이 워낙 크기 때문에 로밍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팀이 유리해지죠. 상대에게 공물을 두 번 내줬다고 해도 3개만 채우지 못하게 하면 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다양한 운영이 등장해요. 팀마다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이제 클로즈 베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유저들이 히어로즈를 접하게 될 텐데, 그분들이 꼭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우서 : 사실 지금도 LoL을 하다가 넘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 중 상당수가 LoL에서 하던 운영 등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데 그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요.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아예 새로운 게임을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면 좋아요. 특히, 1레벨 한타보다는 그냥 초반 라인 경험치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김승철 : 비슷한 내용인데 LoL을 생각하시면 안 돼요. 혼자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니 팀원들끼리 싸우지 말고 팀워크를 중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수적이죠.
한기수 : 다른 AOS 게임은 킬이 가장 중요한데 이 게임은 경험치가 중요해요.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라인이 비었다면 곧장 그 라인으로 가서 라인 경험치를 챙겨야 하죠. 물론, 중반 이후 한타가 벌어지고 있는데 혼자 라인 경험치를 먹고 있는 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겠죠?(웃음)
Q. 유저들 사이에서 라인 경험치와 오브젝트(공물이나 금화, 해골, 씨앗), 용병의 우선순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죠. 본인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정우서 : 워낙 다양한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쉽게 우선순위를 정하긴 어렵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만 놓고 보자면 초반에는 라인 경험치가 제일 중요해요. 그러다가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오브젝트가 점점 중요해지죠. 용병은 그것들을 조율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히어로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눈 TNL 팀 선수들과 인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 덧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웠던 만큼 아쉬움이 컸지만 마냥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슬슬 마무리하는 분위기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인 TNL 팀의 각오. 안 들어볼 수 없겠죠?
Q. 현재 온라인으로만 연습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정우서 : 아직은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지속적으로 연습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여건이 좋지만은 않네요. 만약 좋은 소식이 생기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웃음).
Q. 앞으로 TNL 팀의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정우서 : 당연히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연습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다섯 명 모두가 에이스가 되는 팀을 이끄는 것이에요. 마지막으로 세계 대회가 열린다 그 무대에도 서보고 싶어요.
한기수 : IEM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정)우서형 말고는 우승 경험이 있는 팀원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큰 무대에서 빛을 보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팀원들끼리 호흡도 잘 맞고 많이 친하거든요. 앞으로도 이 멤버가 꾸준히 함께 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어요.
김승철 : 국내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팀인 만큼 국내 공식 첫 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어요. 해외 대회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분위기나 기량만큼은 우리 팀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계속 함께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 세상 모든 히어로즈 탱커 유저들을 대표해서 '받은 피해량'이 꼭 기록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웃음).
Q. 재미있는 인터뷰 감사합니다. 끝으로 인벤 독자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정우서 : 예전에 히어로즈 인벤에 제가 게임 중에 욕을 했다고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어요. 물론, 욕을 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지만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면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의 이런 생각을 못마땅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 당당한 편입니다. 다 같이 매너를 지켰으면 좋겠어요.
김승철 :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종목을 자주 바꾸는 선수로 유명한데(웃음) 이제는 히어로즈로 자리 잡고 싶어요.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한기수 :팀원들 중에서 (손)준영이와 제가 인지도가 제일 낮아요. 그러다 보니 어딜 가도 우리 TNL 팀을 보고 '정우서 팀'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가끔 거기에 (채)도준이와 (김)승철이까지만 언급되는 것 같아요. 부족한 인지도를 쌓아 올리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할 테니 TNL 팀에는 저와 준영이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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