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인원의 홍수 속에 서버 오픈 후 몇분이 지나지 않아 두 번째 클래식 서버인 글루디오 서버가 공개됐으며 과도한 인원 집중으로 말하는 섬 서버는 진입이 제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과거 리니지2가 지녔던 파괴력을 확연하게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빠르게 레벨업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고 몬스터 리젠을 기다리거나, '상점신공'을 이용하여 효율적인 마나 회복을 기도하고 빠른 퀘스트 진행을 위해 파티를 맺기도 하는 등 클래식 서버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였다.
▣ 강하게 커야 하느니라! '추억 돋는' 초반 솔로 플레이
리니지2 클래식 서버의 파급력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서버가 오픈된 오후 5시, 사전 캐릭터 생성이 적용된 서버인 말하는 섬 서버에는 엄청난 수의 캐릭터들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각 종족별 캐릭터 생성 지역은 '마비'에 가까운 상황까지 치달았다.
다크엘프 캐릭터를 생성한 뒤 접속해보니 최초로 진행하는 퀘스트 목표인 '그렘린 처치 후 드랍되는 푸른 보석 획득'을 완수하기 위해 수많은 유저들이 사냥에 열중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몬스터에 비해 유저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그렘린 하나에 셀 수 없이 많은 유저들이 달려드는 등 마치 리니지2가 처음 출범했을 때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인산인해라는 말이 적절할 정도로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퀘스트를 진행하고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을 법도 한테 초보지역은 비좁기만하다. 여기저기서 '퀘스트가 진행되기는 하는건가요?'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퀘스트가 아니었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로 인해 퀘스트 아이템이 바닥에 '드랍'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렘린을 처치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푸른 보석을 주웠어야 하는데, 사람들로 가득차 바닥이 보이지 않자 이를 확인하지 못했고 하염없이 퀘스트가 자동 완료되기만을 기다리며 그렘린을 쓰러뜨렸던 것이다.
하지만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방법이 알려졌음에도 인산인해를 이룬 인원탓인지 캐릭터 생성 지역의 유저들은 좀처럼 줄어들줄을 몰랐다. 그런데 이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려든 것을 실감한 것인지 그렘린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 시작했다. 모습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GM이 보다 원활한 퀘스트 진행을 위해 다수의 몬스터를 소환해준 것으로 보였다.
엄청난 수로 불어나는 그렘린을 보며 유저들은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노라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괜히 밖으로 나가서 적은 몬스터를 두고 경쟁하느니 쏟아지는 그렘린을 처치하여 레벨업을 하겠다며 초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끊임없이 레벨업을 즐기는 유저도 있었다.
퀘스트 진행방법이 알려지고 그렘린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유저들은 하나 둘 푸른 보석 획득 퀘스트를 마무리하고 퀘스트 진행 및 레벨업을 위해 초보 지역을 벗어나 다크엘프 마을로 향한다.
언덕위로 올라가니 켈티르와 임프, 고블린 등 추억의 몬스터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몬스터가 재등장하는 위치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과 마나를 쏟아붓고 앉아서 '엠탐'을 하고 있는 유저 등 과거 리니지2에서 볼 수 있었던 추억어린 광경도 다수 등장했다.
또한 '느리지만 보람찬' 레벨업을 지향하는 클래식 서버다운 모습도 여실히 드러났다. 서버가 오픈되고 시간이 흘러 20시, 21시가 되어도 실렌의 신전과 다크엘프 마을 사이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끊임없이 켈티르와 임프를 쓰러뜨리고 있었으며, '3시간동안 사냥해서 7레벨이 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다.
기자 역시 8레벨에 오크와 펑거스를 처치하는 퀘스트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수하고 임프들을 상대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마법 반지 2개가 연속으로 드랍되는 행운을 거머쥐기도 했다.
▣ 리니지2의 꽃은 뭐다?! 파티 사냥이다! 던전을 방문하는 사람들
기자를 비롯하여 힘겹게 사냥을 끝내고 8레벨을 달성한 유저들은 오크, 펑거스 처치 퀘스트를 받은 뒤 마을 밖으로 출정한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다시피 이곳에도 수많은 유저들이 몬스터를 선점하기 위해 씨름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몬스터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지속하며 지친 유저들은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파티 사냥을 시작한 것이다. 말하는 섬, 늪지대, 흑마법 연구소, 서부광산지대 등 여러 사냥터에서 수많은 파티매칭이 올라오며 함께 사냥을 즐길 파티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풍요의 시대 시절에는 없었던 기능인데, 과연 최적화가 이루어졌더라.
과거의 리니지2를 아는만큼 파티를 놓칠수는 없는 법, 기자 역시 8레벨을 달성하고 흑마법 연구소 파티를 찾아들어갔다. 본격적인 리니지2가 시작된 것이다.
10년만에 찾아온 던전 안에는 해골과 오크들이 자리잡고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급격하게 증가한 몬스터 밀도에 흐뭇한 미소를 보이기도 잠시, 높은 공격력과 수많은 개체수의 조화 속에 파티원들이 순식간에 사망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많은 유저들이 파티를 구성하고 던전을 방문해 몬스터 분포가 적당하게 유지되자 원활하게 사냥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파티사냥이 모습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였다. 아데나가 부족해 정령탄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이나 파티에서 타게팅을 담당하는 '어시장'을 두는 점, 어시장이 파티원의 화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몬스터의 등이 파티원들을 향하게 자리잡는 '백탱' 등 과거 리니지2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파티사냥의 기술들이 등장해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후 사냥을 마치고 파티에서 나와보니 던전 내부 깊숙한 곳에도 파티가 진입해 있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깥에서 소수의 사냥감을 놓고 경쟁하기 보다는 던전에서 파티 사냥을 하는 것이 높은 효율을 보장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자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던전 최하층인 서큐버스 방에서도 사냥이 시작됐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상식적으로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유저들은 언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략속도를 발휘해 왔기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던전 내부로 달려나갔다.
길목을 가득 메우고 있는 스켈레톤과 거미를 뚫고 서큐버스방에 입성!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서큐버스 방에는 몬스터만 가득할 뿐 유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몰려든 몬스터의 공격 앞에 '피혁'을 떨어뜨리고 장렬히 사망했다.
▣ 성공적인 분위기의 클래식 서버! 앞으로의 여정에 기대가 모이다
이후 마을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이는 힘든 레벨업을 포기하고 마을에서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주력하고 있었고, 어떤 이는 사냥터에서 습득한 아이템을 판매한다고 외치기를 계속하기도 했다.
이외에 앞으로 클래식 서버의 여정을 함께 할 혈맹원을 모집하는 사람들, 무급 최고 무기이자 과거 리니지2의 아이콘 중 하나로 불렸던 무기인 '펄션'을 판매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새벽까지도 화제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2003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벌써 11년차에 접어든 리니지2이기에 클래식 서버의 등장은 의견이 분분했던게 사실이다. 서버 구축의 문제를 비롯하여 일반 서버와 클래식 서버를 즐기는 유저층이 갈라지며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의심반 기대반의 분위기를 뚫고 출범한 클래식 서버의 출발은 확실히 순조롭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들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으는 등 클래식 서버 등장은 성공적인 수라는 평이다.
이제 막 뚜껑을 연 상황에서 음식의 맛을 완벽하게 평가하기라는 힘든 법! 다만 과거 크로니클 시절의 클라이언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유저 편의를 돕는 UI는 최신 클라이언트 버전의 것을 채용하는 등 신구가 조화된 새로운 리니지2가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의 행보에 더욱 큰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 클래식 서버 풍경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