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에 사는 박모씨(33)는 최근 단골 미용실로부터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아동돌봄쿠폰으로 이용 요금을 결제할 수 있으니 아이는 물론 부모도 미용실을 많이 찾아 달라’는 단체 메시지였다. 박씨는 “미용실에서 이런식으로 마케팅을 하는 걸 보니 '아동돌봄쿠폰이 사용 취지에 맞게 활용되고 있나'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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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부모가 돌봄포인트를 양육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은 문제"라는 목소리가 있다. 돌봄포인트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되지만 미용실이나 안경점, 편의점 등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돌봄포인트를 미용실에서 부모의 꾸밈 비용을 지불하는 데 사용해도 되고,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처에 제한이 있을 뿐 구매 품목이나 이용 대상이 누구인지는 일일이 확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돌봄포인트의 사용 윤리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 한 커뮤니티에는 "돌봄포인트로 네일숍 결제가 안 돼 아쉽다거나, 대형마트에서도 사용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볼 때마다 헛웃음이 나온다"며 "세금으로 받은 지원금인 만큼 도입 취지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네일숍은 미용실과 달리 위생업종으로 분류돼 돌봄포인트를 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