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대회 형식을 좀 뜯어 보니까 요전에 열렸던 LOL 아프리카 BJ 멸망전을 많이 참고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음

이해가 가는게,인기 BJ들의 인맥을 총동원한 팀들이 대회에 참가한다는 BJ멸망전의 포맷은 동시시청자수 10만을 찍으면서 검증되었다 할 수 있음

여기서 블코가 거는 기대가 예상외로 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듦.BJ 멸망전은 총상금이 300만원이었는데 히오스 대회는 총상금 3000만원이니까 단순계산 만으로 10배 금액을 때려 박은 거

근데 몇가지 이유때문에 이 대회가 흥할거 같다는 생각은 도저히 안

첫째로 주변 환경이 너무나 다름.BJ 멸망전은 주최측인 인벤이나 아프리카나 참가자인 BJ나 시청자나 다 기존에 롤을 열심히 즐기고 있던 사람들임.멸망전의 성공도LOL이라는 하나의 공감대로 똘똘 뭉쳐서 연말에 꽝 치고 올렸기에 가능했던 거라고 봄

헌데 히오스는?현재 히오스는 아프리카 내에서 정말 좁쌀만한 입지 밖에 없음.전문 BJ도 많지 않고 시청자도 적음.그런데 갑자기 영역불문 모든 BJ를 아울러서 이벤트전에 초대하는 건 너무나도 뜬금없는 모양새임.지금 히오스는 말하자면 타향사람이라고 할 수 있음.그것도 갑자기 남에 동네 한복판에서 자기 안방마냥 휘황찬란한 잔치판을 부자연스럽게 벌이는.(심지어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맘대로 플레이 할 수도 없다)

그리고 현재 히오스는 아마 고수랄게 없음.정확히는 네임드 아마 고수랄게 없음.이 상태라면 BJ들은 대부분 자기가 아는 한도 내의 기존 롤 아마 고수를 초빙할텐대(우승을 위해서나 방송 흥행을 위해서나),그럼 히오스 이벤트전을 롤의 인기에 편승해서 치룬다는 기형적인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음 


둘째로 대회 자체가 어정쩡함.대회라기엔 형식이 완전 이벤트전이고 이벤트전이라기엔 상금이 완전 메이저대회 수준임.무려 3천만원인데,이는 블리자드 스스로 기준에서도 2티어급에 준하는 규모.즐겜을 하기에는 떡고물이 너무 크고,빡겜을 하기에는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함.그 결과 처음부터 다 쓸어버리겠다는 빡겜팀과 그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는 즐겜팀이 혼재되서 노잼겜만 양산될 우려가 있음


셋째로 대회 기간이 너무 긺.정말로 너무 긺.대회준비기간만 한달인데,그냥 대책없다.블코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홍보 반응이라면 대충 '우와 이 게임 뭐지?신기하다 해보고 싶다'정도일텐대 문제는 그것도 하루이틀이란 거임.방송에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처음의 신선함은 반감될게 뻔함.거기에 자기가 플레이 할수도 없는 게임이라면 홍보는 커녕 하루 빨리 bj가 저런게임 때려치고 본업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애청자들의 증오에찬 시선까지 받을 수 있음


마지막으로 심지어 많은 추천수를 받은 인기 BJ들이 출전을 고사할수가 있음!이건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블코에서 아예 상정조차 해놓지 않은 최악의 사태라 할 수 있음(추천수 1위인 불양마저 이런거 하는지 사전에 몰랐다고 함)하지만 이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은근히 높은게 BJ들은 상금이 다가 아님.BJ랭킹이나 시청자수도 매우 중요한데,롤을 주력컨텐츠로 삼으며 랭킹 1위를 달리던 모 BJ가 잠시 다른 게임에 한눈을 파는 사이 후발주자가 치고올라올 틈을 내준 사례는 너무나 유명함.기껏 크게 판을 벌렸는데 정작 시청자 1~2만 찍는 핵심 BJ들이 불참하고 바랬던 화제몰이 마저 실패한다면..그냥 ㅈ망 정도로는 안끝남

한줄요약이라기엔 뭣하지만 난 블코가 왜 이렇게 서둘러서 이런 이벤트전을 치루는지 정말 모르겠음.뭔가 있나?뭔가 있어야 함.뭔가 없다면 당장 만들어 내기라도 해야할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