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의 참 재미는 팀 랭크죠!"

리그오브레전드의 참 재미는 팀플레이라고들 말한다. 다섯 명의 팀원이 합을 맞춰가며 조금씩 성장하여 상대 넥서스를 파괴하는 즐거움, 그리고 승패에 상관없이 내용 면에서 만족스럽다면 양 팀 모두가 즐거운 게임이 리그오브레전드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 유저들에게는 이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현실, 솔로나 듀오 큐를 통해 매칭되는 처음 보는 팀원들과 손발을 맞추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다소 야생 같은 느낌의 개인플레이를 떠나 팀 랭크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고, 다섯 명 씩 똘똘 뭉친 팀들을 격파해내며 5:5 팀 랭크에서 챌린저 티어 승률 1위를 달성한 팀이 있다.



[▲ 두 개의 팀이 모두 챌린저 티어에 속해있는 조이럭, 모두 95% 이상의 승률을 자랑한다.]


이미 뛰어난 경기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패닉호. 그리고 그 팀에는 일반 유저들이 쉽게 느끼지 못할 즐거움과 게임의 노하우들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팀 랭크 방송 영상을 롤인벤에 올릴 때마다 호평이 끊이지 않는 화제의 주인공 조이럭을 만나보았다.

자신을 패닉 호의 정글러라 소개하는 동시에 7년차 게임 해설자라고 소개했던 그는 멋진 게임 실력보다 더욱 멋있는 e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조이럭, 과연 그가 살고있는 위험천만한 천상계 정글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 명장면의 향연으로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조이럭호 스페셜 영상"]




안녕하세요. 조이럭님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워그래프트 3의 해설자였고 지금은 LOL의 해설자로 틈틈이 개인방송을 하고 있는 JoyLuck이라고 합니다. 꽤나 오래 전에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 "소주" 이성덕 선수, 그리고 같은 게임의 해설로 유명했던 "다크호스" 오성균과 함께 방송을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계속 방송을 하고 있네요.

W플레이어 시절의 아프리카 베타 서비스 시절부터 7년 이상 방송을 해왔고, 아직까지도 이스포츠에 대한 사랑 하나로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래된 BJ 중 한 명입니다.



네, 7년 동안 조이럭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이럭이란 아이디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별다른 의미는 없어요. 조이럭의 기원은 제가 워크래프트3를 할 때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2003년에 친한 형과 게임 모임에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지만 워크래프트3에서 꽤나 강했던 Cherry 클랜의 모임이었습니다.

그 당시 클랜 마스터였던 Cherry-Goodday 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형이 "너는 왜 아이디 안 만드니?"라고 하길래 꼭 만들어야만 할 것 같았어요. 곧바로 아이디를 생각하다 문득 떠오른 두 개의 단어가 Joy와 Luck이었어요. 그냥 좋은 의미를 가진 두 개의 단어를 조합했다고 보시면 돼요.



현재 소속팀이 팀 랭크에서 챌린저 티어, 그리고 승률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워크래프트3를 할 때에도 게임을 잘하셨나요?

워크래프트3는 오리지날 시절 클랜에 가입하긴 했지만 게임을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한 건 확장팩이었던 프로즌 쓰론 때부터였습니다. 그때도 1:1보다는 2:2~4:4로 즐기는 팀 단위의 게임에 흥미를 느껴서 주로 팀플레이만 했습니다. 그때 "소주" 이성덕 선수와 "리마인드" 김성식 선수와 알게 되어 함께 게임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였던 Remind 김성식 선수(좌)와 Soju 이성덕 선수(우)]


솔로 래더 실력은 모르지만 팀 게임까지 포함한 승률은 아시아 서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었어요. 위에서 말씀드린 두 선수가 1, 2위를 다퉜었고요. 물론 솔로 래더가 아니라는 이유로 저에 대한 평가는 그때부터 많이 엇갈렸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저도 당시의 제 실력을 잘 모르겠네요. (웃음)



리그오브레전드는 언제부터 플레이하셨나요?

사실 북미 시절부터 했다거나 하는 올드 게이머는 아니에요. 작년 4월쯤에 시작했으니 일 년 정도 플레이했네요. 게임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 애쉬만 플레이했어요. 그렇게 30레벨을 달성했습니다. 당시 방송을 켜고 게임을 했었는데 시청자들이 바로 랭크 게임을 돌리면 후회한다고 했었죠.

하지만 잠깐의 고민 후에 전 시청자 중 한 분과 듀오 랭크를 시작했고, 그 시청자분의 랭크 점수는 1,000점이었습니다. 듀오로 본 배치가 끝나고 보니 저도 1,000점이 되어있더라고요. 만만하게 볼 게임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솔로 랭크로 열심히 올리기 시작했죠.




이 과정에서 워크래프트3에서 알고 지낸 패닉이 리그오브레전드를 한다는 얘길 들었고, 얼마 뒤 패닉이 자신의 팀 랭크 파티에 절 초대해줬습니다. 팀에서의 첫 포지션은 서포터였고, 주로 잔나만 플레이했던 것 같아요.

패닉 호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최고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모여있는 파티입니다. 프로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고요. 초보자였던 저는 이 파티에서 그저 버스만 타는 존재였어요. (웃음) 여기서 서포터, 원거리 딜러, 미드 라이너, 탑 라이너, 정글러 순서로 차근차근 실력을 갈고 닦았습니다.



[▲ 조이럭의 한계 돌파에 큰 도움을 준 선수였던 "엑스페션" 구본택 선수]


실력을 키우던 첫 고비는 1,400점 정도였습니다. 이때 지금 나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엑스페션" 구본택 선수에게 핵심 과외를 받으며 300점 정도를 훅 올렸던 것 같아요. 그 때 제 방송의 시청자였던 구본택 선수는 지금처럼 유명하진 않았지만 정말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던 고수들 중 하나였죠.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큰 벽이었는데 확실히 잘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 보니 불가능은 없더라고요.

이후 1,800점 정도부터 정글을 시작했고 2,000점을 넘긴 이후로는 솔로 랭크를 멈추고 패닉 호에서 정글만 연습했습니다. 3시즌으로 넘어와서는 현재 솔로 랭크 다이아몬드 1티어와 팀 랭크 챌린저에 서식 중입니다.



[▲ 끝없는 열정과 배움의 끝에 도달한 그 곳]



전설 속에만 있다는 심해에서 살아 돌아오신 분이셨네요. 그렇다면 조이럭님이 생각하는 정글러만의 매력은 어떤 것인가요?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입니다. 모든 악기의 소리들을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팀원들을 조율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을 컨트롤하며 상대 정글러와 판을 만들기 위한 수 싸움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 정글러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이렇게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바로 정글러!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中)]



애착이 가는 챔피언과 주로 플레이하는 정글 챔피언은 무엇인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정글 챔피언은 아무무입니다. 실버 티어에서 난생처음으로 정글을 해보긴 했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를 때였어요. 그러다 보니 1승 10패 정도 하는 트롤 정글러가 되었습니다. 이후에 패닉 호에서 제대로 정글을 배울 때 잡게 된 챔피언이 아무무입니다.

그 당시에는 정말 패닉 호 버스를 타는 아무무였죠. 하루 종일 RPG만 하고... 아무무와 함께 혼나가면서 정글링의 기초를 배웠기 때문에 애착이 많이 가네요. 물론 지금은 버렸습니다.

요즘 제가 사용하는 정글 챔피언은 총 11개고 그 중 최근의 모스트 챔피언은 엘리스와 쉔 그리고 세주아니입니다.





솔로 랭크와 팀 랭크 중 어떤 게임을 더 즐기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솔로 랭크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팀 랭크 게임을 주로 하게 돼요. 사실 솔로 랭크도 팀 랭크에서만 통하는 정글러라는 편견을 없애고 싶어서 하게 된 것입니다.

"탑님 저 봇으로 가니까 사려주세요."라고 말하고 봇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탑에서 킬을 내어주는 게 솔로 랭크입니다. 반면에 팀 랭크 게임에서는 "봇 라인은 잠깐 사려주세요."하면 죽지 않는 선에서 라인전을 풀어나갑니다.

이렇게 손발을 맞춰가면서 생각대로 판을 짤 수 있다는 게 팀 랭크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솔로 랭크에 비해서 훨씬 화려한 게임이 가능한 것도 매력입니다. 오랫동안 함께 플레이하며 쌓인 팀워크가 만들어내는 정교한 연계기와 같은 플레이가 나오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솔로 랭크 점수를 올리는 데 좋은 정글러가 있다면 어떤 챔피언일까요?

솔로 랭크와 팀 랭크에서의 정글러 등급표의 차이는 나서스가 B등급으로, 람머스가 A등급으로 오는 정도의 차이만 있습니다, 그 외에는 솔로와 팀 랭크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팀 랭크에 비해서 솔로 랭크에서는 게임의 특성상 챔피언 개인의 파워가 강력한 리 신 같은 정글러가 조금 더 유리한 것 같아요.



[▲ 다시 최고의 정글러로 인정받고 있는 리 신]


그리고 제가 정글 등급표를 제작하였는데 현재 한 개의 프로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에 속해있는 선수들과 챌린저와 다이아몬드 1티어의 정글 유저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만든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정글 챔피언의 추세를 잘 표현한 표이니 정글 챔프 선택에 조언을 원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챔피언은 자신에게 잘 맞는 챔피언이란 것을 항상 잊지 마세요!

▶ 조이럭의 정글러 등급표 보러가기



챔피언의 차이가 없다면 팀 랭크와 솔로 랭크에서 정글러의 역할도 동일하단 말씀이신가요?

네,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솔로 랭크가 좀 더 험난한 밀림 같은 느낌이기 때문에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챔피언 자체의 파워가 센 챔피언이 조금 더 좋은 것 같아요.



솔로 랭크를 하다 보면 흔히 말하는 똥을 싸는 라이너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에 라이너들의 약점을 채워주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이 부분에서 많은 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똥을 싸는 유저를 탓할 때마다 해주는 얘기인데요. 리그오브레전드는 다섯 명이 한 팀을 이루는 게임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뭐냐면 자신이 다섯 판 중에서 한 판만 못했다면 자신이 지금의 점수보다 좋은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제가 꼽는 최고의 미드 라이너인 앰비션 선수도 자신이 속해있는 점수대에서 게임을 하면 다섯 판 중 한 판 정도는 라인전을 안 좋게 풀어갑니다.


[ ▲ "앰비션" 강찬용 선수도 안 풀리는 경기가 있는 법인데 일반 유저들에게 항상 잘하랄 수는 없는 법 ]


물론 특정 팀원이 라인전에서 굉장히 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 게임에서 1인분 이상을 하고 있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해당 팀원도 자신과 비슷한 mmr을 가지고 있는 비슷한 실력의 유저이며 그 사람도 다른 게임에서는 자신이 흥한 것처럼 멋진 모습을 보일 때가 있기 때문에 같은 게임에 있는 것입니다.



[▲ 항상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만 우리가 그 사람이 잘할 때를 못 봤을 뿐]


리그오브레전드는 라인전이 끝이 아닙니다. 그 사람 때문에 승리로 가는 길이 조금 험난해질 수는 있지만 무작정 그 사람을 비하하기보다는 그분이 후반 한타에서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팀의 정글러로써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밴픽에서 팀 조합을 구성할 때 정글러로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그 외에 고려할 점들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정글 챔피언을 선택할 때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라인전은 지지 않게, 한타는 이기게' 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라이너가 라인전 단계에서 그다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챔피언이라면 엘리스나 녹턴, 신 짜오 등 라이너의 초반의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소규모 교전에서 강력한 정글러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초반부터 후반까지 모두 강력한 챔피언이 있다면 그 챔피언은 OP겠죠. 요즘은 그런 정글 챔피언은 없다고 봐도 되기 때문에 우리 라이너가 라인전에서 굉장히 강력한 챔피언이라면 저는 세주아니나 나서스같은 후반 챔피언을 선택해서 균형을 맞춘 후에 후반 한타에서 힘을 발휘해줍니다.



[▲ 라인전이 약한 라이너라면 정글은 라인의 초반을 도와줘야 한다.]


물론 프로들의 경기에선 초반에 모든 것을 건 컨셉조합이 나오기도 하고 상대의 조합 등에 따라서 더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많지만 간단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계속해서 게임 플레이에 관련된 질문입니다. 조이럭님의 정글링에서 항상 느끼는 것인데요. 안그래도 골드가 부족한 정글러인데 와드를 박지 않는 라인에 반드시 와딩을 해주시더라고요. 라이너가 와드를 박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정글러가 대신이라도 와딩을 해줘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주신다면?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력입니다. 그리고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에서 맵핵을 사용하면 자신보다 훨씬 잘하는 상대를 이길 수 있었던 걸 생각해 보세요.

선공 필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야를 통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이용해 선공권을 가져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게임이 리그오브레전드입니다. 혹은 상대가 봇 라인에 4인 갱킹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시야로 파악하고 다른 라인에서 이득을 챙길 수도 있고요.

가격보다 훨씬 더 큰 이득을 챙겨올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와드입니다. 라이너에게 와드를 해준다는 것이 당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적절한 와드는 무조건 그 가격 이상의 효율을 보여줍니다. 와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네요.



[▲ 제대로만 사용해준다면 항상 제 값을 해주는 아이템, 시야 와드]



실제로 프로팀과 팀 랭크 게임에서 만난 적이 있나요? 혹시 이긴 적도 있는지, 혹은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팀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프로게이머들도 패닉 호에서 게임을 하기 때문에 프로팀을 자주 상대로 만나지는 않지만 간간이는 만납니다. 중국 프로팀과는 자주 만났고요.

기억에 남는 게임이라면 방송을 통해서 중계되었던 블레이즈와의 두 번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이겼습니다. 당시 저희팀의 미드 라이너가 엑스페션 선수였기 때문에 미드와 정글 싸움에서 얻은 이득을 바탕으로 게임을 잘 운영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방송을 녹화할 생각은 없던 때라 시청자들과 함께 놀라기만 했지 남아있는 영상은 따로 없네요.

그리고 혹시나 싶어서 말씀드리는 거지만 동내 조기축구회가 명문 클럽을 상대로 초반 10분에 1골을 넣었다고 그 팀보다 잘하는 게 아닙니다. 블레이즈와 저희 팀의 실력을 비교하려는 뜻은 없으니 오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게임에 대한 이해도나 방송 해설을 보면 상당한 수준에 올라 계십니다. 실제로 해설가나 프로게이머를 해 볼 생각은 없나요?

전문적으로 이쪽 길을 걸을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해설의 길을 시작한 계기를 말씀드려야겠네요.

제가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당시에 빠져있던 게임은 워크래프트3였습니다. 너무 잘 만들어진 재미있는 게임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선 흥행하지 못했던 게임이기도 하죠. 게다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장조작'사건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게임의 몰락을 지켜봐야 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게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찾아봤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으로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는 아프리카 TV의 전신 W 플레이어를 알게 되었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다크호스, 소주와 함께 방송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그렇게 함께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도 두 분의 집의 중간에 제가 살고 있어서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방송이 지금까지 계속되는 거에요.

예전 MBC 게임에서 해설할 때를 제외하고는 단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것만 가지고 해설을 하였기 때문에 유저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습니다.



[▲ 다양한 방송에 나왔던 게임 해설 윤덕진으로 알려져 있었던 조이럭]




최근 방송에서 고정된 팀원이 아닌 다양한 유저들과 팀을 구성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유저들과 팀랭을 함께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인터뷰에서는 랭크 팀이라고 소개했지만 저와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프로이거나 프로를 지향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입니다. 저는 그저 이분들이 소속팀 밖에서 게임을 할 때의 중심역할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항상 다른 분들과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이 너무 닫힌 상태로 운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다른 천상계 고수나 프로분들을 한 분씩 팀 랭크 게임에 넣어서 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로 랭크에 익숙하신 초고수 분들이 오셔서 사고를 치는 경우가 90% 확률로 일어납니다. 심지어는 그분이 솔로 랭크에서 챌린저라 해도 말이죠. 선수보호를 위해서 아이디까지 자세히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솔로 랭크에서 나름 자신 있는 실력이었다가 팀 랭크라는 팍팍한 곳에서 정돈된 플레이를 하려다 보니 적응 단계에서 생기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합니다.



[▲ 물론 멋진 장면도 많이 나온다. 위 영상은 천상계 리븐 장인인 '레디다'님과의 팀 랭크]



그렇다면 솔로 랭크에서 챌린저에 도전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제 실력은 현재 다이아몬드 1티어 55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그 정도에서 큰 변동이 없고요. 게다가 챌린저 티어에 입성하려면 엄청난 실력과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데 전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솔로 랭크를 하면 즐거움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솔로 랭크를 하드하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롤인벤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롤인벤 유저분들께 크게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경기는 자신이 아는 만큼 보입니다. 현재 대회에 자주 등장하는 봇 듀오를 활용한 라인 스왑 등의 전략이나 다양한 팀 조합 구성 등을 해설하는 분들이 100% 전달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해설자들은 물론 이유를 다 알고 있겠지만 경기와 동시에 실시간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유저들은 '왜 정글러는 갱킹을 포기하고 라인을 커버하는가?' 라거나 육식과 초식으로 나뉘는 정글러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혹은 의미가 있는 분류인가 등에 대한 해답을 배경 지식 없이 확실하게 얻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이런 게임 전반적인 지식에 있어서 깨우침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아 김동준 해설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는데 넘어갔겠구나!' 정도의 시각을 갖고 경기를 보신다면 시청자 분들이 두 배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여 정글 강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이럭의 정글 강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웃음)

▶ 조이럭의 방송 영상 보러가기

둘째는 조금 민감한 얘기일 수도 있겠네요. 리그오브레전드 인벤은 유일무이한 롤 관련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유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직접 작성하는 유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많은 유저분들이 칭찬에는 인색하고 비난에는 너무나도 쉽게 달려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안타까워서 예전에 CJ엔투스 프로스트의 정글러인 클라우드템플러 선수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 당시 안타까운 마음으로 써내려갔던 "클템에 대하여" 보러 가기


타 방송에서도 자주 언급될 정도로 현재 리그오브레전드판은 매 분마다 선수를 재평가한다는 정도의 어이없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사랑하는 리그오브레전드에 전혀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벤 유저분들부터라도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선수에게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닌 합리적인 비판을 할 줄 아는 아름다운 네티즌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Inven Grann
(Grann@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