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마비노기영웅전 (이하 마영전) 인벤에 올라온 글 하나로 인해
만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마영전 홈페이지 및 마영전 인벤의 게시판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해당 제보글을 요약해보자면 아마 다음과 같이 정리될 것입니다.


ㅁ 특정 캐릭터가 현금거래를 통해 대량의 골드를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ㅁ 이 많은 골드가 복사 등을 통해 생성된 골드이고 내부에 관련자가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 두가지를 증명하기 위해 날짜별로 거래완료 현황을 모은 스크린샷들을 제시했고
인벤에는 메일로 날짜별로 정리된 스크린샷까지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번 사태의 핵심은 이 사람이 판매한 골드가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획득된 골드냐,
아니면 복사라든가 내부자 생성과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획득된 골드냐?
하는 것입니다.
특히나 후자에 대한 가능성을 제보글에서 제시했기 때문에 더욱더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해당 제보글: 마영전 돈복사의 실체..[ 현재도 일어나는 돈복사 ] (2011.09.22)





1. 실제로 대량 거래는 일어났는가 ?


이 문제에 대해 넥슨의 데브캣은 "해당 캐릭터는 중국 작업장의 여러 캐릭터들이 모은 골드를
다른 유저에게 넘기는, 일종의 판매책 캐릭터로 판단된다"라는 내용의 답변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이 캐릭터를 통해 다량의 현금거래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보글에 언급된 캐릭터는 현재 계정도용을 이유로, 즉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회원에 가입했다는 사유로 영구압류 처분을 받은 상태입니다.


아마도 이 작업장 및 판매책 캐릭터는 넥슨 게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작업장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지만, 중개사이트들을 조회하고 이리저리 자료를 확보한 결과 조금은 차이도 있었습니다.
해당 계정으로 중개사이트에서 거래된 금액 자체가 제보된 내용만큼은 아니라는 답변이었습니다.
또 일부 거래는 실제 거래가 아닌, 거래 촉진 및 시세 안정을 위한 허위 거래일 수도 있습니다.


두개를 종합해보면, 제보된 금액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금거래를 통해 꾸준히 골드를 판매해왔다는 것 자체는 사실
로 보여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보된 금액 자체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보통 작업장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중개사이트에서 여러 계정을 사용합니다.


중개사이트를 통한 현금거래 내역은 바로바로 국세청에 전송됩니다.
그래서 구매한 사람에게는 현금영수증이 자동으로 발급되어 연말정산에 반영되며,
판매한 사람에게는 6개월에 1,200 만원이 넘는 소득이 발생할 경우 세금을 부과합니다.
그래서 작업장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여러 계정을 사용해서 분산 판매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자가 제보를 받고, 그리고 게시물을 보고 처음에 약간 당황스러웠던 것도
이렇게 소수의 계정으로 이렇게 많은 금액을 판매하는 작업장이 있을 수 있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이 계정들로 이렇게 대량의 판매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해보려했던 것인데,
여러 계정으로 분산해서 판매한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으로 판매량이 적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보된 캐릭터/계정들의 판매량 자체는 제보된 내용보다 꽤 적었다는 것이 취재결과였습니다.


작업장 취재 기사: '작업장하면서 원형탈모증에 걸렸어요' 작업장주를 만나다 (2011.08.10)



어차피 골드는 마영전 내에서 거래되는 것.
그래서 과연 마영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보유한 사람이 어느 정도의 골드를 보유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해당 캐릭터가 압류될 당시 어느 정도의 골드를 보유하고 있었는지,
해당 캐릭터가 하루에 모은 돈과 하루에 나간 돈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다면,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거래 규모를 추산할 수 있는 단서는 될 수 있었을 것이며
제보 내용의 신빙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자료는 오로지 마영전 서버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이고,
이 데이터에 대해서 넥슨은 '개인정보보호차원에서 공개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또한 제보대로 일일 20억 골드, 30억 골드를 판매했다면 캐릭터 내에 상당량의 골드가 있었을 것인데
해당 부분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더 이상의 자료 확보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2. 정상적인 골드인가, 비정상적인 골드인가 ?


넥슨의 공식 답변은, "회사와 연관성이 없고 복사된 적도 없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골드라면, 많은 작업장 캐릭터 (주로 오토나 핵을 사용하는) 들이 획득한 골드를
특정 캐릭터 하나에 모은 골드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 자체도 정상적인 골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핵 사용 캐릭터, 오토 사용 캐릭터는 최대한 적발해서 영구압류를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비정상적인 골드라면, 제보자의 주장대로 복사, 생성 등의 방법을 통해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에서 복사는 장기간, 꾸준히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입니다.


경험치 버그, 복사 버그, 핵, 오토 등 갖가지 사건을 겪은 온라인 게임입니다.


따라서 보통의 게임들은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이 상시 모니터링 체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일간 게임내 화폐 증가량, 누적 화폐 총량, 개인별 화폐 상위 보유자 랭킹 등입니다.
일간 단위로 파악하는 게임도 있고, 시간 단위로 파악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또 모든 캐릭터의 아이템과 골드의 획득, 이동, 소멸 현황 로그도 모두 보관되고 있습니다.
불의의 계정 도용 사태시, 이를 회수하거나 복구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이 로그 때문입니다.


이런 연유로 대량의 복사나 생성이 일어날 경우 오래가지 못하고 금방 적발되게 됩니다.


마영전 역시 게임 내 화폐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즉 급작스럽게 대량의 골드가 증가되었다면, 모니터링 결과 발각이 되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여 들키지 않도록 복사하거나 생성시 여러 캐릭으로 분산했다면 모르겠지만,
제보된 내용대로 일일 수십억골드씩 복사되거나 생성되었다면,
화폐증가량, 개인별 화폐보유량 현황에서 이상 데이터가 나타나지 않았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아주 간혹이지만, 실제로 게임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년엔가 인기 댄스게임 A 에서 한 운영자가 실제로 생성한 게임머니를 판매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고,
해외에서도 가끔 한번씩 이런 비리가 발견되어 뉴스에 뜨곤 합니다.


▲ 엄청난 수의 댓글, 타 게임이지만 전례가 없었던 일은 아니기에 의혹은 커져갔다.






3. 남은 것은 작업장 대처, 그리고 인플레이션


해당 캐릭터가 압류되었다고 해서, 그 작업장이 장사를 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위에 언급된 작업장 관련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작업장들은 계정 압류에 대비해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예비 캐릭터들을 상시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판매책 캐릭터 하나가 압류되었다고 해도 매일매일 생산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있는 한
단 몇시간 장사를 못하게 된 것에 불과합니다.


즉 제보된 내용과 유사한 대량의 골드 판매가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 뻔합니다.


결론적으로는 게임내 오토와 작업장 모니터링의 강화가 유일한 대안입니다.


일간 거래금액이 많은 캐릭터, 지속적으로 작업장 캐릭터들에게 돈을 받는 캐릭터들,
그리고 그 판매책 캐릭터에게 매일매일 일정 골드를 넘겨주는 캐릭터들을 모니터링하고
일괄적으로 블럭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면 게임 내 재화 생산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자주 블럭이 되다보면, 결국 작업장들도 다른 게임을 찾아떠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작업장 캐릭터들이 가진 특징중 하나는 게임내 재화 생산량을 가속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인력의 도움없이 많은 캐릭터들이 무한으로 반복하기에 재화 생산이 대폭 증가합니다.
리니지 역시 오토로 돌아가는 작업장의 등장 이후 하락폭과 그 이전으로 확 갈릴 정도입니다.


밸런스 조절이나 드랍율보다 작업장을 통한 재화생산은 게임내 인플레이션을 불러옵니다.
요 근래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오래될수록 게임내 재화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작업장 오토를 통한 생산속도의 가속화가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마영전에서 한달에 제재되는 작업장 계정은 2~300 개 가량으로 파악됩니다.


게임에 대한 누적된 불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게임내 경제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작업장 캐릭터들의 존재는마영전이 지속적으로 안고가야 할 숙제입니다.


넥슨 관계자는 작업장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말로 최종 마무리를 지었지만,
과연 실질적으로 그 조치가 눈에 가시화될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만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MORPG 인만큼 작업장 캐릭터들이 제 아무리 존재해도 체감하긴 어렵습니다.
만일 리니지나 아이온 같은 MMORPG 였다면 작업장 캐릭터들을 곧바로 체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체감은 플레이 과정이 아니라 골드의 대량판매 및 게임내 인플레이션이라는 효과로 나타납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작업장에 대한 장기간의 대량단속을 통한 경제안정효과를
마영전 게이머들이 체감할 때까지 이번 복사 의혹은 쉬이 풀리지 않을 듯
합니다.


▲ 제보자가 개발사로부터 받은 답변, 믿음직한 답변이라고 보기에는...




※ 관련해 추가적인 자료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나,
개발사가 긴급점검과 함께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 상황이라 바로 후속기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영전 유저분들의 실질적인 제보와 증언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또다른 정황을 알고 계신분은 제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