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그간 판다리아 삼매경+와우 관련 팬툰 준비로 부산하여 기획한건 많은데

쓸 기회가 딱히 없었습니다ㅡ,.ㅜ

 

 

아무튼 그간 못본 역사게를 정주행하니 뭐, 만년떡밥인 차기 확팩 종족과 신규직업은 건재하고.

가로쉬의 행방이 다소 불쏘시개며,

여전히 일리단이나 리치왕의 재림을 그리워하는 과거의 향수가 있더군요.

 

 

일리단의 부활이 거듭 회고되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1. 블쟈의 스토리텔링.

블쟈는 항상 기존의 매체물을 혼합하여 범용하게 통용될 영웅 서사시를 그려냅니다.

 

워크 123 와우를 통틀어도

대부분 워크사가 영웅의 서사시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서사와 희생을 그려내지요.

 

하지만 그것이 범용한 서사로 평범하게 다가오진 않습니다.

 

그 이유는 블쟈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항상 '배경을 교묘하게 꼬아서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 를 연출하고,

'게임 내에서 추억과 역사를 쌓아 무게감을 불어넣는다' 는 기법을 사용해왔기 때문입니다.

 

 

보통 오크하면 타게임서는 지나가던 돼지꿀꿀이 수준의 저급한 몹인데,

워크사가서 오크는 전혀 오크답지 않지요.

 

지식과 문화가 융성하고, 타행성에서 의도치 않게 지배되어 온 

'이름만 오크고 피부색만 녹색인 전혀 다른 이종족'이며,

 

오우거 친척쯤으로 거론되며 재생력이 쩔어 중간보스직을 겸용하는 이미지의 트롤은

워크사가에서 세계를 재패한 원시종족중 하나입니다.

 

불군도 사실은 악마라는 이름의 외계인들.

티탄도 사실은 창조주라는 이름의 외계인들.

 

이 교묘하게 꼬인 배경종족들은

그로하여금 색다른 고유한 역사와 시간을 워크사가에 부여해주었으며,

 

영웅의 서사와 일대기. 그리고 선악을 명확히 구분 않고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타락한 적.

등으로 복잡하게 얽히고 엮이는 인물관계등에서 꾸준히 

워크사가만의 고유한 시간과 역사를 쌓았습니다.

 

그로인해 '범용한 영웅의 일대기''범상치 않은 시대상의 흐름과 의미'를 부여하는데 성공.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나 먹힐만한 범용한 영웅서사와,

독특한 워크사가만의 색깔. 이라는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게 됍니다.

 

 

 

 

 

이 워크사가 고유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와우에서도 이어집니다.

 

와우 직전 가장 주목받았던 프로즌쓰론의 아서스를 값싸게 바로 떨이로 활용하지 않았습니다.

아서스는 무려 와우가 나오고(2005) 3년이나 지난 후인 리치왕의 분노에서 비로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동안 와우서는 리치왕의 행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스칼로맨스. 스트라솔룸.

역병지대.

포세이큰. 

스컬지의 진격으로 파괴된 실버문.

리치왕과 적대적인 킬제덴의 강림을 막고자 태양샘으로 꾸준히 진격하는 스컬지부대.(이 때문에 불성 막바지에는 킬제덴 레이드서 리치왕이 유저펴에 가세한다는 루머가 파다했습니다)

그 스컬지부대를 단신으로 막아내는 백전노장 아나힐리언 브루탈루스.

 

등등 간접적으로 모습을 보였고.

 

이는 바로 툭하고 아서스가 와우서 튀어나오는 것 보다 훨씬, 시간과 역사를 쌓음으로서 무게를 불어넣어주었지요.

위에서 언급한 전형적인 블쟈의 스토리텔링입니다.(이하, 워크텔링으로 줄여부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유저는 의문인 것입니다.

 

 

와우 확장팩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확장팩은 불타는 성전입니다.

 

어째서냐면, 와우 오리지널은

그간 워크세계관의 척도를 재정립하고, 마땅한 주적이 없이(당시 레이드컨텐츠들은 상당히 대의명분이 약했습니다.

그나마 주적이미지로 선보인 쑨조차 당시엔 쑨보다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대립-자원경쟁등-이 보다 부각됐었지요)

얼라이언스와 호드가 대립을 그려내는데 주력했습니다.

 

요컨데 와우. 라는 게임 자체(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대립)를 위한 세계관이 오리지널이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에서는 워크3 프로즌쓰론의 떡밥을 정리하며

오랜 세월과 역사를 쌓아온 아서스의 파란만장한 일생에 종지부를 찍었고.

 

이 리치왕의 분노에서도 또한 '오리지널 와우'에서 역사와 시간을 쌓아온 수장.

볼바르를 3대 리치왕으로 인계하여 떡밥으로 남겨두는 워크텔링이 사용되었으며.

 

 

 

 

대격변에서는 와우라는 세계 자체가 격변함과 동시에 워크2의 데스윙 떡밥을 활용하여

무시무시한 포쓰의 최종보스를 선보였지요.

(용혼을 하도 오래 울궈먹는 바람에 템창고로 이미지가 대거 퇴색했지만..-ㅅ-)

 

그리고 대격변에서도 워크텔링은 계속 활용됍니다.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위상의 쇠퇴와, 래시온의 등장입니다.

 

이들 또한 한번에 이야기를 풀진 않겠지요.

확팩을 거듭하며 시간과 역사를 쌓아 점점 무게를 불려나갈 것입니다.

 

 

 

 

 

판다리아도 마찬가지.

와우 오리지널서 워크텔링을 한 볼바르가 리치왕의 분노에서 활용된 것처럼.

 

불성 찌질이인 가로쉬가 리분 격변동안 워크텔링해오다가 판다리아서 소모돼지요.

이로서 판다리아는 갑툭튀 확팩에서

워크텔링으로인한 역사부여가 성공한 확팩으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성공합니다.

 

라지만 아직은 좀 미흡해보이긴 합니다...

사마귀들과 고대신의 접점. 샤와 가로쉬의 타락 일대기를 얼마나 잘 풀어나가는지가 관건이겠지요.

 

 

 

 

헌데 불성은 뭔가 괴상한겁니다.

 

일단 오리와우 최후의 레이드컨텐츠는 낙스라마스. 당연히 추후 확팩은 아서스가 나올줄 알았더니

 

뜬금없이 아웃랜드 일리단이 주적이 됍니다.

심지어 아웃랜드를 왜 가야하는건지조차 유저들은 잘 알지 못하고 그냥 아웃랜드로 향합니다.

 

주적이미지였던 일리단은 정작 도망자에 은둔자.

아웃랜드 내내 그가 주적으로 걸릴만한 대의명분이 당최 보이질 않습니다.

(검사 입장퀘서 아카마가 언급한 드레나이 학살했다카는 구절 2소절 정도?)

 

되려 행성파괴/황천의 소용돌이 착취/비전마력에 의한 타락/악마군주 강림이라는 킹오브 막장짓으로 불성의 대미를

장식한 캘타스가 진짜 주적이었지요.

 

일리단은 그가 걸어왔던 행보와 캐릭터 특유의 넘치는 간지에 비하면

너무나 비참하고 보답받지 못하는 최후를 맞이했으며.

 

심지어는 얼라이언스 원정대와의 접점조차 보이질 않으며, 블쟈 특유의 워크텔링적인 요소가 너무 적습니다.

(기껏해야 나루와 밸렌정도?)

 

태양샘서 칼렉고스와 안비나 또한

워크텔링적 요소는 멀티유즈인 태양샘 3부작 만화책뿐이었기에 그 무게감이 너무 가벼웠고.

와우 유저들에겐 '뭐냐 이 갑툭튀 푸른용과 인간여캐는' 수준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스토리덕후 유저 입장에서는 '싸다 만듯한 엄청난 찝찝함이 몰려오는' 확팩이 불성이었지요.

 

 

 

2. 찜찜한 일리단 사후 떡밥들.

 

이후 확팩에선 또한 '그냥 일리단이 죽었다'라기엔 뭔가 찜찜한 껀수가 계속 나옵니다.

 

불성에선 데몬헌터는 나엘만이 가능하다는 불문율을 깨고 블엘에게도 일리다리 악마사냥꾼을 양성시키고

(이는 얼라 나엘데헌 호드 블엘데헌이 가능하다는 뜻이...)

 

리분에선 일리단과 아서스의 재전투를 조명하고.

 

대격변에선 일리단과 동류의 데몬헌터. 로라무스의 시체를 그러모아 부활(!!)시키고.

 

바실아란 폐허에선 데몬헌터의 수행서를 다르나서스에 전달하고.(대놓고_떡밥전달)

 

악령의 숲에서 일리단의 취지와 행보의 재조명과, 정작 세나리온 의회가 악마에게 타락됐음을 보임으로서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알 수 없으며, 그것은 유저 또한 마찬가지'라는 워크텔링에 박차를 가합니다.

 

실제로 유저는 악행을 굉장히 많이 해왔습니다.

혈신 부활. 테론 부활. 심지어 호드로 플레이해보면 분노의 관문 몰살사태를 도운 1등공신이 호드유저(...)

 

 

또한 불타는군단의 재침공. 아웃랜드 리뉴얼이 예정되어있으며.

워든 마이예브 섀도송은 일리단의 시체를 보관(!)하고 있고,

다르나서스서 암살을 하려다 추격당하는 등의 떡밥들은

 

 

일리단이 사실은 악이 아니었고. 유저가 악이었으며,

검은사원 토벌은 지나친 섬멸전.

로라무스의 전적을 보건데 일리단은 부활가능하며,

불타는 군단에 대응하기에 최적화된 악마사냥꾼은 불군의 재침공때 커다란 전력이 되어줄 것이고.

블엘 데몬헌터/나엘 데몬헌터 수행서의 떡밥을 돌이켜볼 때 유저진영에 편입이 가능하다.

 

 

는 미래상이 예측되는건 당연한게 아닐까요.

(라지만 정작 게임선 흑마에게 데몬헌터 이미지를 올인해주고 있는지라 과연 어떨런지...

이번 도전모드 흑마룩도 완전 일리단이더만요)

 

저런 미래상이 실현된다면 불성의 싸다만듯한 찜찜한 일리단의 최후가

불군의 재침공을 대비한 블쟈 최대의 워크텔링 떡밥 승화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리치왕도 원래는 불군따가리였다가 반역한 입장이니,

볼바르 리치왕도 강력한 우군이 될 확률이 있다 봅니다.

 

과거 2대 레이드 보스의 우군 합류같은 드림매치를 바라는건 너무 유치한 꿈인걸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