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m은 이제 그만두자.

어차피 내가 그만둬도 코드는 남아있고. dpm은 계속 나올 수 있다.

제논은 1월까지 하겠단 약속을 해놨으니 그것까지만 지키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다.

내 노력을 부정하는데는 10초면 충분하다는게 사무치게 서럽다.

너무 많은 감정들이 향할 곳을 잃고 헤메고 있다.




상 자기에게만 제일 편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이상 할 수 있는것은 없다고 느꼈다.

직접 편집해서 배포하도록 할 때부터, 그렇게나 날 쪼아대던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불사할 정도로 직업에 애정이 넘쳐보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내게 열렬히 요구하던 내용을 반영한 자료를 제작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의 태도는 이거다. "바꿔줘, 근데 내이름 걸고 하긴 싫어, 그러니까 니가 바꿔."

불공평하다. 그 어디에서 일할때도 이런 취급을 받아본 적은 없다.




지금 생각하면 유저들이 직접 연구하고 발전시킨게 아닌 딜사이클을 추가한 것이 경솔했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일말의 고려할 가치도 없는 사이클이라면,

앞으로 충분한 시간이 흘러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내가 일으킨 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유저들이 직접 사용해보고 판단하기까지 오래 기다렸어야 하지 않았을까.

일단 표에 올리면 알아서 써보겠지, 하는 마음으로 성급했던건 아닐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어떤 사람들은 dpm의 존재 가치를 완전히 부정하기도 한다.

그들이 의도한 바는 아닐수 있어도, 가치있는 정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부정당한 것 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플때도 있다.

자신만의 확고한 주장이 있어서 그러는 사람들도 있다. 이쪽은 되도록 존중하고자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있어보이는 말만을 나열하며 일시적인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이쪽은 참 안쓰럽다.




dpm이라는게 참 애매하긴 하다.

위쪽에 있는 직업들이 생각하는 만큼 의미없는것도 아니고

아래쪽에 있는 직업들이 생각하는 만큼 의미있는것도 아니다.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그리 엄청나게 의미있진 않다. 숲으로 볼땐 괜찮은데 나무끼리 비교하면 안되는 느낌?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그 가치가 0인것은 아니다.

다른 분야에도, 정확한 답을 찾아낼 수 없어 x~y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거기다 대고 "어차피 모르는거 뭐하러 만듬?" 이라고 물어보면, 대답은 커녕 쫒겨나기만 할 것이다.

무용론을 열심히 펼치는 사람들 본캐가 뭔지 찾아보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들 생각하는게 다 비슷하긴 한가보다.




난 모든 정보에는 가치가 있으며, 항상 널리 공유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계기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정보는 그것이 잘 쓰였을때의 유용성과 악용당할때의 위험성을 저울질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매일 하나씩 돌아가며 패는걸 보니 질릴대로 질린다.

왜들 그리 다른 직업들에 집착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는데 일조한건 아닐까 싶어 착잡하다.




고개는 가만히 있는데 시야만 옆으로 회전했다. 머리는 가만히 있고 내용물만 돌아가는 감각이였다.

큰 병이라도 걸린줄 알고 며칠 내내 가슴졸였는데, 정신병이랜다. 그게 9월이였다.

그때의 난 죽는게 아니란 사실이 기뻐서 개발에 더 몰두했다.

지금 생각하면 병신이 따로 없다.

끝내 이렇게 될줄 미리 알았더라면. 그때 의사 말 듣고 전부 내려놨어야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더 못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더 아프지 않으려면 더 해서는 안된다.







* 특정 직업 관련 언급은 제 생각이 깊지 못했습니다. 관련 문단 삭제했습니다. 불편하셨던 분들께 죄송합니다.